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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르지만 콘텐츠로 돈은 잘 법니다
신태순 지음 / 나비의활주로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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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평소에 자기계발이나 무자본 창업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자청'이라는 유튜버를 알고 있을 것이다. '창업'이라는 분야에 혜성처럼 나타나 지금은 꽤나 큰 팬덤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이다. 처음 자청이 추천해 준 책들을 몇개 읽어봤는데 사실 자청을 좋아하는 다른 분들에 비해 특별한 감상을 느끼지 못했다. 물론 내 깜냥이 부족해서가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그리고 보통 이 분이 추천하는 책들이 진화심리학이나 인간의 본성 등 심리학과 마케팅을 연결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나는 이를 통해 진화심리학이라는 학문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게 되었지만, 이것이 창업에 엄청난 도움이 되느냐 혹은 자청이 사업가로 성공하게 된 비결이 이 책에 오롯이 다 들어있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자청은 어린 나이부터 제도권에 속하기 보다는 마이너라도 본인이 좋아하고 돈이되는 일에 몰두했다. 그때의 경험과 하고 있던 일이 심리학이라는 학문과 밀접하게 엮여 성공의 발판이 되지 않았을까? 항상 말하지만 책을 읽는다고 인생이 바뀌지 않는다. 책을 통해 얻는 지식은 행동과 실천과 연결되었을때 비로소 그 의미를 찾기 때문이다.


물론 그는 당연히 그 당시 감명깊게 읽은 책들을 구독자들에게 공유했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가 진심으로 본인의 성공이 독서를 통해 얻은 것이라 생각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걸 접하는 구독자들은 굉장히 다르다. 창업을 꿈꾸지만 사실 제도권에서 완전히 벗어나기에는 두려움이 있는 사람이 많고, 겪어온 인생이 평범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욕망의 진화>, <오래된 연장통>를 추천해 준 들 이를 소비자의 심리나 마케팅과 연결시키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근래들어 은근한 비판영상도 많아지는 것 같고.


그래서 <부의 추월차선>, <나는 4시간만 일한다>과 같은 마인드셋 수정(?)용 책들을 같이 언급하는데 과연 이 책들을 연결시켜서 본인의 삶을 주도적으로 꾸려나가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다. (나 포함)


그래도 체인지 그라운드의 누구보다는 안티들의 비판에 솔직하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걸로 보아 나는 그가 '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영상만으로는 그의 말이 곧 진심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말이다. (진짜 솔직하게는 나는 자청이 굉장히 이중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굉장히 솔직한 발언과 직설적인 표현으로 구독자들의 공감을 샀는데, 그의 영상을 접할수록 나는 오히려 그가 내면이나 본질을 갈무리하고 있음을 느낀다. 어쩌면 정말 현명한 태도일수도)


어쨌든 나는 자청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그의 사업이 사기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그냥 그가 콘텐츠를 잘 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콘텐츠가 정말로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느냐는 감히 내가 판단할 영역이 아니므로 건너뛰더라도, 결과적으로 콘텐츠가 팔린다는 것은 수요가 있다는 거다. 자청은 그런 잠재적 수요에 대한 공급을 적절한 시기에 제공했을 뿐이다. 그에 대한 판단은 개인의 몫으로 남겨둔다. 블로그에서 직접 확인해 보세용.


https://m.blog.naver.com/PostList.nhn?blogId=mentalisia


그런데 최근에 접한 작가 분 중에 신태순 이라는 분이 있다. 요즘 유튜브에서 유행하는 '무자본 창업'의 선조(?)격이라 할 수 있다. 나는 이 분을 성장판의 신정철 작가님의 소개로 알게 되었다. 사람을 소개받았다기 보다는 그 분의 책을 먼저 접하게 되었는데 처음 읽은 책은  <나는 자본없이 먼저 팔고 창업한다> 었다.


자본 없이 먼저 팔파는 창업. 결국 무자본 창업이다. 이책이 나온 연도가 2018년이고 신태순 작가는 아주 예전부터 이 사업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했으니 무자본창업의 역사는 훨씬 더 전일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처음 든 생각은 "위험하다, 그런데 끌린다." 였다.


요즘 '사이드 프로젝트'라는 말이 유행이다. 사이드 프로젝트란 말 그대로 본업을 유지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여가시간에 조금씩 꾸려나가는 것을 뜻한다. 모든 것을 벗어던지고 창업에 뛰어들기는 엄청난 용기를 필요로 한다. 특히 실패자에게 굉장히 가혹한 우리나라의 사업환경은 그런 두려움에 더 부채질을 한다. 그러므로 많은 직장인들이 본업과 병행할 수 있는 사이드 프로젝트(유튜버 같은)에 더 끌리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신태순 작가는 책에서 진정한 삶을, 진정한 창업을 하기 위해서는 본업을 그만두고 올인해야 한다고 한다. 난 이 대목에 굉장한 거부감이 들었다. 많은 책에서 벼랑끝에 몰릴 때 이성적이지 않은 판단이 나온다고 말하고 있기도 하거니와 무엇보다 천직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만한 일을 찾는 것 자체가 굉장히 힘들기 때문이다. 하물며 거기에 올인을 하라니! 대부분의 자기계발 관련 책의 어조가 그렇지만 매우 어렵고 힘든 길을 너무 쉽고 당연한 것처럼 써놓으니 더 무서웠다. 성공한 사람의 말이 평범한 사람의 인생을 망친다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닌데..


무엇보다 신태순 작가는 본인이 굉장히 게으르며 부지런하지 않다고 했지만, 그의 삶을 보면 누구보다 바쁘고 치열하게 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 팀 페리스의 '일주일에 4시간만 일한다'의 개념은 굉장히 과대포장되었다고 생각한다. 순수하게 일하는 시간이 4시간 일 뿐 그 외 시간에도 일을 완전히 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즉, 단순하고 타의적인 노동시간이 줄어드는 것일 뿐, 일과 삶이 하나로 합쳐진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본인이 정말 좋아하는 일이라면 그것도 괜찮다 싶지만 우리나라의 밀레니얼 세대가 소망하는 일과 삶의 분리는 창업자들에게는 영원히 해낼 수 없는 숙제와 같지 않을까.


하지만 이런 몇몇 극단적인 부분을 제외하고는 책 내용에 전반적으로 공감했다. 삶의 의미를 찾고, 어떻게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찾고, 무엇보다 내 자신에게 극도의 자유를 선물하는 일. 이는 모든 사람이 원하는 이상적인 삶의 형태일 테니까. 평소 존경하는 큰별 최태성 샘의 말이 생각나게 하는 책이었다. "한 번의 인생, 어떻게 살 것인가" 


 아무튼 이런 신태순 작가가 신간을 하나 출판했다. 제목은 <게으르지만 콘텐츠로 돈을 잘 법니다> 라고 한다. 성장판 독서모임의 서평단을 신청해서 책을 받자마자 순식간에 읽어 내려갔다. 내용은 <나는 자본없이 먼저 팔고 창업한다>와 비슷한 맥락이지만 작가의 인생관이 조금 더 여과없이 드러나는 듯 하고, 제목에 어울리게 콘텐츠를 어떻게 만들고 사업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인지를 상세하게 설명한 점에서 전작과 차이점이 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내용들이다.


'왜 내 글은 사람들이 안 읽을까?' 고민될 때 6가지 체크 포인트

'왜 내 상품은 팔리지 않을까?' 고민될 때 3가지 체크 포인트

6단계로 콘텐츠가 내 계좌에 입금하게 만들기

네이버의 구글화에 대비한 상위 노출전략

콘텐츠로 게으르게 돈 버는 고수가 모은 6개의 인피니트 스톤


내가 가장 도움이 된 부분들의 소제목을 골라봤다. 이 외에도 마인드셋, 명상, 실제 사례 등이 많이 들어가 있어서 진짜 콘텐츠 관련 사업을 시작하려하거나,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라면 도움이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많지 않은 조회수와 공유에 스트레스를 받곤 했는데, 이에 대한 힐링과 해결책을 동시에 찾은 느낌이었다. 부끄럽지만 적어보자면,


1. 내 글이 좋은 퀄리티가 아니라는 것과 SEO에 최적화 되어있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2.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콘텐츠가 포함된 글을 쓰도록 노력하고,

3. 얼른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다는 욕심을 내려놓는 것


이렇게 3가지라고 말할 수 있겠다. 요즘 많은 인플루언서와 셀럽들이 넘쳐나지만, 이름값에 걸맞지 않은 깜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금방 한계를 보여주며 무너지는 것도 자주 봤다. 나는 아직 평범한 사람이고, 제도권을 탈출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 중 하나라는 것을 쿨하게 인정하기로 했다. 꾸준함의 힘으로 어디에 내 놓아도 부끄럽지 않을만큼 내공을 키우리라 :) 


p.s) <게으르지만 콘텐츠로 돈은 잘 법니다>의 요약본 PDF 파일을 신태순 작가님이 페이스북을 통해 공유하고 있다. 관심있는 분들은 책을 구매하기 전에 받아서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다. 이렇게 책의 편집본을 미리 소비자들에게 제시하는 형태가 늘어나고 있는데 도서시장에도 '3줄요약' 마케팅이 도입되는 건가 싶다. 현대인들이 정보습득에서조차 효율성에 집착하는것 같아 아쉽기도 하지만, 소비자의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넓혀준다는 점에서는 반가운 일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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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본성의 법칙 (블랙 에디션) - 전2권 인간 본성의 법칙
로버트 그린 지음, 이지연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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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몇년 전부터 불어닥친 인문학 열풍을 기억하는가? 왜 우리 사회는 그렇게 인문학에 목을 매는 것일까? 아니, 애초에 인문학이란 무엇인가를 아는 것이 순서겠다. 초록창에 검색해보면 사전적 의미로는 인간과 인간의 근원문제, 인간의 가치 등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한 인간의 사상과 문화에 관해 탐구하는 학문이라고 한다. 결국, 인간을 이해하는 학문이다.


인문학은 보통 자연과학과 대립되는 학문이라고 소개된다. 하지만 4차산업혁명의 시대에 인문학이라고 유행을 비켜갈 수 있을소냐. 사람들은 자연과학을 이용해서 인문학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 각종 최신 과학과 연구기법들을 사용하게 된 것이다. 유전공학, 뇌과학, 심리학(진화심리학) 등 현대 과학의 결정체들이 인문학에 발을 들여놓게 된 것이다. '과학적인' 인문학 책들이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어찌보면 참 아이러니하다. 


이번에 소개할 책 '인간 본성의 법칙' 또한 그렇다. 제목은 인문스럽지만 그 배경은 여러 설문조사 및 경험, 연구결과가 근간이 된다. 심리학은 기본이다. 나 역시 트렌디한 인문학이 더 취향에 맞는 사람이라 이 책을 계속 마음에 두고 있었다. 왜 마음에만 두고 있었냐고? 당신이 이 책의 두께를 보면 납득이 갈 거다. 무려 900페이지가 넘는 그야말로 벽돌책 중의 벽돌책이다. 한 번 책을 집으면 끝을 보아야 맘이 편해지는 내 성격상 '인간 본성의 법칙'은 감히 집기 어려웠다. 그렇게 애써 외면해오던 책을 읽기로 결정한건 서평단에서 무료로 책을 제공해준다는 유혹이 가장 큰 요인이었으며-_-; 코로나 이후로 회사업무가 다소 느슨해진 탓도 있었다. 그리고 그 결정은 꽤 시기적절했다. 


로버트 그린의 '인간 본성의 법칙'은 인간 본성에 대한 18가지 법칙을 소개한다. 작가는 〈에스콰이어〉 등의 잡지를 편집하고 할리우드에서 스토리 작가로 일했다고 한다. 작가 출신임을 쉽게 알 수 있는게 방대한 지식과 더불어 그 지식을 스토리로 풀어나가는 능력이 굉장히 탁월하다. 몇몇 흥미로운 역사적 사실을 배경에 깔아주니 목차에 비해 내용은 쉽게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재미있다 한들 벽돌책을 깨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그리고 다른 분들의 서평을 보니 굳이 이렇게까지 늘여서 쓸 책은 아니라는 말도 보인다. 살짝 공감한다. 그래서 이 서평을 읽는 분들에게 꿀팁하 하나 드린다. 인간 본성의 18가지 법칙, 그 목차를 자세히 보시라. 목차와 소제목을 읽어 보는 것만으로도 전체 내용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충분히 알 수 있다. 각 장의 전개가 대부분 흥미로운 역사적 사건을 먼저 소개하고 이에 대한 저자의 해석과 논평이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인간본성을 이해하고 실생활에 적용하기 위한 기술들이 소개되는 형식이라 보면 된다. 재미를 위한다면 역사적 이야기를 다 읽는게 좋지만, 정수를 뽑아내고 싶다면 각 장의 후반부만 발췌해서 봐도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내 말이 진짜인지 아닌지 목차 한 번 보시기를..


Law 1 비이성적 행동의 법칙 : 나를 지배하는 감정을 극복한다. 

Law 2  자기도취의 법칙  : 자기애를 타인에 대한 공감으로 바꾼다 

Law3 역할 놀이의 법칙 : 가면 뒤의 숨은 실체를 꿰뚫는다 

Law 4 강박적 행동의 법칙 : 강박적 유형을 파악한다 

Law 5 선망의 법칙 :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욕망의 대상이 되라 

Law 6 근시안의 법칙 : 사건을 뒤흔드는 더 큰 흐름을 주시한다

Law 7 방어적 태도의 법칙 : 상대를 긍정해서 저항을 누그러뜨린다 

Law 8 자기훼방의 법칙 : 태도를 바꾸면 주변이 변한다 

Law 9 억압의 법칙 : 내 안의 어둠을 직시한다 

Law 10 시기심의 법칙 : 상대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는다 

Law 11 과대망상의 법칙 : 나의 한계를 현실적으로 평가한다 

Law 12 젠더 고정관념의 법칙 : 나에게 맞는 성 역할을 창조한다

Law 13 목표 상실의 법칙 : 인생의 소명을 발견하고 지침으로 삼는다 

Law 14 동조의 법칙 : 집단의 영향력에 저항하라 

Law 15 변덕의 법칙 : 권위란 따르고 싶은 모습을 연출하는 기술이다

Law 16 공격성의 법칙 : 상냥한 얼굴 뒤의 적개심을 감지한다 

Law 17 세대 근시안의 법칙 : 시대의 흐름에서 기회를 포착한다 

Law 18 죽음 부정의 법칙 : 인간의 운명인 죽음을 생각한다


예시가 너무 방대하다고 투덜거렸지만, 인간의 본성을 전체적으로 조감하는 책을 짧게 쓰는게 더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히려 압도적인 두께가 작품의 무게감을 더 해주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 책을 잘 이용하는 방법은 거의 유일하다. 주변에 자주 두고 사전처럼 꺼내써야 한다. 내가 인간관계에서 무언가 힘든 일을 겪을 때마다 그 이유를 찾아보는 식으로 말이다. 장별로 요약되어 있으니 색인처럼 찾아보는 데에 있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첨언으로, 책을 읽다보니 나도 모르게 과거의 경험이 자꾸 떠오르곤 했다. 내가 상처받은 일. 내가 상처를 준 일 등등. 이해하기 힘들었던 내 감정과 다른 사람의 행동이 떠올랐고, 타인과의 관계를 다시 되돌아볼 수 있었다. 물론 이를 실천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지만, 확실하게 이 책에서 배운 건 제 3자가 되어 상황을 마주하라는 것이다. 인간은 감정적이고, 비이성적인 존재이므로 나를 타자화 시키는 것이 인간 본성을 거스르고 이성의 동물로 살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 아닐까 싶다. 이런말을 잘 쓰지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꼭 읽어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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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더 - 실패, 한계, 슬럼프라는 벽을 뛰어넘는 변화의 사다리
벤 티글러 지음, 김유미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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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여러가지 목표를 세우고 실천하는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코로나도 점점 잦아들고 날씨 또한 이보다 좋을 수 없는 5월이지만, 뒤돌아보면 새해에 세웠던 계획에 비해 초라한 현실을 마주하는 달이기 때문이다. 나름 가열차게 달려왔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손에 잡히는 성취가 없으니 안타깝기만 한데, 주저앉기엔 뒤에 찾아올 더 큰 후회가 걱정되기에 또 다시 버릇처럼 자기계발서를 손에 집어들게 되었다. 


<The Ladder>  : 실패, 한계, 슬럼프라는 벽을 뛰어넘는 변화의 사다리


표지에 추천사를 보니 <성공하는 사람들이 7가지 습관>의 스티븐 코비, <트리거>의 마셜 골드스미스 등 이름값이 어마어마하다. 물론 자기계발서의 선조격이라 조금 철지난 이름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둘 다 세계적인 스테디셀러에 속하니 나름 기대를 해 본다. 작가는 벤 티글러,  유럽에서 가장 인기 있는 비즈니스 코치이며 세계적인 변화 전문가로 약 30년 넘게 변화와 리더십을 연구해오며 개인은 물론 기업과 조직, 사회단체의 성장과 발전을 도왔다고 한다. 이름을 들어본적이 없고 우리나라에 출판된 다른 저서도 많이 없어서 다소 생소했다. 유튜브도 있는데, 구독자가 채 300명이 되지 않는다;; 조금 미심쩍었지만 더 알아보았다간 괜히 책에 대한 편견이 생길까봐 얼른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책 전체 페이지가 200페이지가 채 되지 않는다. 사실 자기계발서라면 차라리 이정도의 분량이 낫다. 대부분의 자기계발서가 똑같은 내용을 수식어만 달리하여 끝없이 말을 늘이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점에서 압축적으로 내용을 전달한 것 같아 양심적인 작가라고 하고 싶다. 앞서 말한 사례의 대표적인 작가로는 세스 고딘이 있는데, 책의 내용은 굉장히 만족스러웠지만 <이카루스 이야기>는 같은 내용을 대체 몇번을 반복하는 것인지 짜증이 날 지경이었다. 


여하튼 자기계발서는  독자를 변화시키는데 중점을 두는 책이다. 애초에 자기계발서를 읽는 독자들은 의지력이 결핍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책에서 빠른 동기부여를 받아 행동으로 옮기고 싶어한다. 책의 내용보다 책의 끌어당김이 자기계발서에 더 중요한 미덕인 이유다. 이 책은 그 측면에서는 꽤나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내용으로 들어가보자. 총 7가지 챕터로 이루어져 있지만 앞의 3가지 챕터는 '우리가 변화해야 하는 이유' 라거나 '왜 우리는 변화에 어려움을 겪는가' 등 책의 당위성에 대한 내용이다. 본론은 챕터 4에서 6까지에 압축적으로 들어가 있으니 급한 사람들은 저 부분만 읽는게 좋겠다.


책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래더>는 변화를 위해 우리가 거쳐야 할 3단계의 사다리를 말한다. 3단계의 가장 윗부분은 '목표', 두번째는 '행동, 세번째는 '지지대'라고 한다. 구글링을 하다보니 저자직강-_-이미지가 있어 첨부한다.


네덜란드 작가다 보니 네덜란드어로 주로 강의를 하는 모양이다. DOEL이 목적, GEDRAG이 행동, SUPPORT는 지원 정도겠다. 지원을 지지대로 번역한 것 말고는 거의 직역을 한 듯.


아무튼 저자는 개인이든 조직이든 변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일단 목적 > 행동 > 지지대 순으로 계획을 수립하고, 실천을 할 때에는 그 역순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말한다.


위 내용이 이 책을 이끌어가는 중심내용이고, 그 이후 챕터3~챕터6 까지는 각각의 단계에 대해 정의하고 단계별 노하우를 알려주는 구성이라고 보면 된다. 전형적인 자기계발서의 패턴을 가지고 있으며, 메세지 자체는 굉장히 명확하여 다 읽고나서 찝찝한 기분이 드는 책은 아니었다. 사실 요즘 나오는 많은 자기계발서들이 이게 뭔 철학서도 아니고 뜬구름 잡는 내용이 많아 표지와 목차, 몇몇 중간 부분을 읽고 나서 바로 거르는 경우도 많았다. 적어도 이 책에서 고구마 먹은 기분을 느낄 일은 많지 않을 것 같다.


그럼 가장 중요한 저자의 <래더>가 정말 변화에 큰 도움을 주느냐? 


내 대답은 YES이다. 특히 자기계발서를 많이 접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목표 수립 측면에서 많은 도움이 되리라 본다. 특히 저자가 비즈니스 강의를 주로 하다보니 조직 측면과 개인 측면을 분리해서 설명한 부분이 많은데 그것도 독자의 방향성에 따라 꽤 큰 편의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관리자의 입장에서 조직문화를 개선하고 싶은데 어떤 방법을 써도 효과가 없었다면 그 이유를 여기서 찾아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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