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 먹고살기 - 경제학자 우석훈의 한국 문화산업 대해부
우석훈 지음, 김태권 그림 / 반비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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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의상 존칭은 생략합니다. 양해바랍니다.

 우석훈씨의 대안경제학 시리즈의 최신간이 나왔다.

 이번엔 문화경제학이다.

 우석훈씨의 저서의 애독자이긴 하지만 처음 우석훈이란 학자를 알게
해준 "음식국부론"-도마위에 오른 밥상 을 비롯한 그의 저서들에 비해
요즘 우석훈씨의 저서는 읽고나면 좀 아쉬운 기분이 든다.

 나에게 사회를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을 그리고 경제학자들에 대한 편견을
날려 버린 저자들 중 한 분이 우석훈 씨다.

 여담이지만 "음식국부론"이란 책은 나에게 우석훈이란 경제학자를 알게
해주었고 끝내 이 분의 강의를 청강하러, 그분의 강의를 하는 대학교에
가서 한 학기 강의를 듣게 만들어 준 책이다. 


(원래는 우석훈씨가 도대체 어떤 분인지 궁금해서 직접 뵈어보자 생각하고
무작정 찾아갔는데... 후에 수업 발제자료를 밤새워 만드는 내 자신을 볼
수 있었다.)

 
 암튼 문화경제라는 아직은 생소한 주제를 다룬 그의 최신 저서를
구입했다. 무엇보다 구매욕구를 더 불러일으킨 건 십자군 이야기, 한나라
이야기의 작가 김태권씨가 삽화를 그려서 더 흥미가 갔었다.

 사실 이 책을 제대로 정독한 부분은 출판분야를 다룬 2장 부분이다.

 

 책 속의 주제들 중 가장 관심이 가는 분야가 출판시장 이어서 더 더욱
관심이 갔었나보다. 영화나 드라마 같은 경우엔 한 작가의 자살을 비롯한
사회적 이슈 덕분에 어느정도는 알 수 있었던 지라... 관심 가는 주제부터
읽게 되었나 보다.

 책에서는 


 한 권의 책이 출간되기까지의 과정을 비롯하여...


 편집자의 중요성을 강조하였고...(사실 이점은 우석훈씨를 직접 만나 이야
기 할 수 있었던 기회가 있었는데 그 때 워낙 강조하셔서 잘 알고 있었다.)


 편집자의 노동조건과 현실에 대해서 잘 알 수 있었다.

 출판사에 직접 취업해서 몸 소 체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사실들을 알려준다.

 읽으면서 느껴지는 건 출판시장의 암울함이다.

 게다가 참고서 및 수험서, 마법천자문 시리즈로 대표되는 학습만화,자기계발서
등등 이것 저것 제외하면 그야말로 참담하기 그지없다.

 사회과학 서적의 독자는 도서관 이용자와 상당히 겹친다는 그의 발언엔 상당히
동의한다. 보통의 도서관 이용자들이 대출빈도가 낮은 주제의 도서들이라 도서관엔
어느정도 있으니까... 대출이용자가 많지 않으니 대출도 비교적 용이하다. 

 (아니 용이했었다.) 

 나 또한 우석훈씨의 이야기에서 말하는 그런 독자 중 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많이 달라졌다. 시의성있거나 저자가 좀 유명한 축에 속한 서적은
도서관에서 대출 받기가 힘들다. 그 덕분에 서점에서 신간내용 확인하고 도서관에서
도서신청하여 대출받아 읽는 삶을 살 던 나도 책이란 걸 사서 읽게 되었으니까...


 게다가 신청후 부터 손에 받아서 읽기까지의 과정도 좀 길고...
 요즘은 택배기사님들의 노고에 힘입어 인터넷 서점이 신간이나 오프라인 서점의 매장
내에 없는 도서라면 오프라인 서점 이상으로 구매의 편의성이 많이 좋아진 상태다. 


 그러나 막상 구매해서 읽어보면 내용이 내 기대 이하이거나 좀 아쉽다는 생각이들면
반품하기가 뭐하고 갖고 있자니 뭐해서...

 따끈따끈한 신간도서든 아니든 최소 30분 이상은 훑어보기라도 해야 이 책이 사서 자세히 읽고
소장할 만한 도서인가 아닌가 확인 할 수가 있으니까  온라인 서점보단 (비교적 집과 가까운 곳에) 대형서점이 있어서 그곳을 자주 이용하긴 한다.

 
 이야기가 딴곳으로 새었는데...

 사회과학 서적의 독자를 우표수집가와 비교한 대목엔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해야 하나
... 하하 그때 그때 다르다고 해야 할까?

 아무튼 특정 저자에 대한 컬렉션으로 접근한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저자는 약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듯 느껴졌지만...
 


 내 생각은 아니다. 특정 저자의 맹목적인 컬렉션이라 하더라도 사용하지 않는 우표와는 달리
독자는 그 사람의 작품을 읽고 저자의 생각에 공감하기 때문에... 소장욕구나 후에 참고할 때 쉽게
손에 닿는 곳에 두고 싶은 마음이 강한 것이 아닐까?

 그것이 후에 우석훈씨가 강조한 "저자와의 한 차례의 여행 같은 느낌"을 가진 독자들이 저자에 대한 예우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우석훈씨는 책,서점, 공공 도서관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는데... 기억에 남는 걸  꼽는다면
 서점을 책 파는 가게가 아닌 문화공간으로 보면 지역경제와의 지역공동체와의 접점이 될 수 있다고 하는데... 어떨지 궁금하다. 이 점은 이론으로서 풀 수는 없겠고... 우석훈씨가 제시한 사례의
공간이 제시되고 서점이 들어섰을때의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를 지켜봐야만 이해 할 수 있을 것
같다.


 인터넷 서점이라는 편의성 높은 구매수단과 책 잘 안읽는 사람들 한국의 사정을 놓고 보건대
(어디까지나 개인생각입니다.)생각해보면 하아~ 울고 싶다.


 p204에서 언급한 미국이나 유럽 서점이나 출판사가 발전한 방식이 다른 이유는 지역 공동체와의 관계가 달라서 일 것 이다. 란 주장에는 많은 공감이 간다. 아직 미국이나 유럽을 여행이든 뭐든 다녀와 본 적이 없어서 해당 국가 혹은 지역의 특수성에 대한 이해는 부족하나...
 출판시장이나 서점의 형성과정과 현 상황이 다른 이유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하며 저자의
주장에 동의한다.

 
 또한 p206에서 지역경제를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에 대한 비판이 이루어지는데 여기서
토건신자유주의비판의 날카로운 공격수이자 선봉장이신 우석훈씨의 진가가(?) 두드러지는 부분이다.

 지역경제 부흥을 위해 정부의 정책 해법으로 제시된 것이 골프장이나 위락시설 등등의 토건을
기반으로 한 닥치고 지어라!!! 였는데...

 지역경제의 기반 시설은 그런 건물과 시설 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사람들이 만날 수 있는 공간과 무언가를 공유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매개체가 필요하다!!!

 난 저자의 주장에 미치도록 공감하는 바이다. 위의 문장을 읽고 가슴한 켠의 벅참을 느꼈다.


 우석훈 씨는 지역경제 및 공동체와의 접점으로 서점을 제시하지만... 그의 제시에 대해서는
글쎄요... 다.

 서점이라... 한국에서는 남아있는 오프라인 서점으로는 딱 두 부류의 서점으로 볼 수 있겠다.

 복합 지식 문화 공간을 모토로 한 오프라인 서점 중 이벤트를 비롯한 마케팅에서 상대적으로
가장 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은 교보문고가 그런 기능을 수행 할 수 있을까? 입점지역은 유동인구가
많고 소비문화의 중심적 기능을 하는 지역인데... 그런 지역에서 어떤 기능을 할 수 있을까?

 아니면 수많은 오프라인 서점의 몰락 후 중,고교 근처에 살아남아 학생들의 교내 참고서
공급의 주된 역할을 하는 "학교 앞"동네 서점이 그런 기능을 할 수 있을까? 


 가면 찾는 책은 없고 주문할 바엔 집에서 인터넷 서점을 이용하는게 비용도 시간도 절약
된다. 인터넷 서점에서 조차 미덥지 못하다면 시간내서 많은 책이 진열된 대형 오프라인
서점을 방문하여 두 눈으로 확인 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많은 책을 매장내에 진열하기엔 공간적으로도 매우 부족하고... 서점을 단순히 책 판매
공간으로 바라 본 시각이 문제인가? 그렇다면 지역공동체와의 접점을 만들기위해 서점이
취할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이 점에 대해서 무척 궁금하다.

 암울한 출판 시장에 대한 해법 또한 제시하는데

 우석훈씨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출판시장의 크기를 지금보다 딱 두배만큼 늘리는 것
부터 시작하자고 주장한다.

 이 부분에 무척 공감한다. 저자는 낯선 땅(외국)을 밟으면 항상 먼저가는 곳이 서점
이라고 한다. (미안하다. 난 낯선 땅을 밟으면 화장실부터 간다. )
 언어가 완벽히 통하지 않는다고해도 서점을 둘러보면 그 나라의 문화를 어느정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난 머리털 태어나서 가본 외국이라고는 일본이 전부인데 출판시장의 크기가 다르다
보니 도서의 다양성이나 서점의 접근성 등 한국과는 다르더라.

 일본 그것도 동경이아닌 츠쿠바라는 지역에 있었는데 거리의 일정간격마다 서점이
하나씩 하나씩 있더라. 게다가 우리나라로치면 남부터미널 정도 아니 그것보다
더 작은 지역내 터미널엔 상당한 크기의 서점이 있었다.
 

 저자가 한국에서는 금기된 거라 아름답다는 "사회과학"서적 코너에도 상당수의 서
적들이 존재 했다. 당시 책 제목만 겨우 읽을 정도의 일본어학실력으로 읽을 수
없다는 언어의 장벽앞에 좌절했던 기억이 난다. 그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책들이
많았었는데... 한국의 남부터미널을 비교해 보면 터미널앞에는 음... 서점이 없구나
 

 그럼 살 수 있는 책 아니 문자매체는 있는가? 신문 아니면 사건실화 혹은 퍼즐잡지 뿐이
로구나... 흑흑

 (시장만능주의자는 아니지만...)
 

 확실히 어느정도 시장이 형성되어야만 출판사도 책을 낼 수 있는 여력이 생길 수
있을 듯 싶다. 하지만 이외수씨의 표현을 빌자면 "책 값은 비싸고 책을 사는 사람은
가난하다." 안타깝다. 책 값이 싼 축에 속하는 건 일부 베스트셀러나 소설 책 이야기
같고 사회과락 서적은 상당히 비싸다. 좀 내용의 깊이가 있는 사회과학 서적은
3만원은 거뜬히 넘어간다. 게다가 잘 안팔리는 책이니 더 비쌀 수 밖에...

 이전에 한 출판관계자 분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자기계발서 팔아서
출간하고 싶은 책을 출간한다고... 슬픈이야기다.

 결론은 참담하기 그지 없는 출판시장을 좀 더 키워야 한다. 저자를 꿈꾸는
젊은이들을 위해서라도 출판다양성을 위해서라도 말이다.

   

 

 책의 말미에 저자가 되는 독자들을 위해 우석훈씨가 제시한 몇가지 팁들 또한
두드러지는 부분이다. 우석훈씨도 지금만큼의 위치에 오르기까지 거친 어려움들을
알 수 있었으며... 저자를 꿈꾸는 젊은이라면 도움이 될 듯 싶다. 다만 그의 이야기를
읽고 좀 더 알고 조사해 둬야 할 것들도 많을 것이다.


 아무튼 우석훈씨의  출판 부분 챕터2장의 마지막 부분을 인용해본다.

 참 인상깊었던 구절임과 동시에 많은 고민을 하게 끔 만들어준다.

"독자는 한 차례 여행깉은 느낌의 책을 선호한다. 마지막 장을 덮었을때 책 을 읽기 시작했을때와
다른 감정에 빠져드는 상상을 좋아한다. 나는 독자와의 여행을 즐기는 중이다."

 독자와의 여행을 즐긴다는 상상을 하며 독자와의 여행을 안내하는 안내자로서 자신의 만든
공간을 즐긴다. 이런 상상을 하며 글쓰기의 유혹에 한 번 빠져 볼까?

 하아~ 그런데 어떻게 여행의 첫 발을 내딛게 만들지?(독자가 내 책을 집어드는 것!)

 독자와의 여행 참 낭만적인 표현이다. 멋지다. 그런데 참 여러운 문제다.
 
 

 출판부분만을 뽑아서 리뷰를 한 점 죄송합니다. 

 책은 그렇게 읽기에 어렵지는 않습니다. 문화산업에 대해 관심이 있는 젊은이라면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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