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알라딘을 알게 된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ㅡㅡ;;
정확히 말해 작년 여름 방학에 우연히 굴러들어온 세일 이벤트(당시에는 베스트셀러 30~40%세일이었나...)를 보고 구매의 충동에 사로잡혀 나름대로 재밌게 생긴 책들을 골라 왕창 구입했던 것이 그 시작.

참으로 한심하다면 한심하다 할 수 있다. 이러쿵 저러쿵해도 역시 제목과 책소개만 보고 샀던 것이라 나는 충동구매의 폐해를 다시 한번 절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ㅜㅜ
지금도 그 분들은 나의 서재를 화려하게 '장식'해주고 계시다.

하지만 별로 후회하진 않는다. 그래도 나름대로 생각이 깃든 구입이었던 데다가 내용도 보지않고 후회하긴 이르지 않은가(읽어보지도 않았다는게 더 절망이라는...ㅜㅜ)
그리고 나에게 용기를 주는 또 하나의 존재는 바로 <독서의 기술>이라는 책에 나오는 한 소절이다. 대충 "책을 사놓고 책장 속에 쳐박아도 상관없다. 나중에 심심할때 한번이라도 꺼내보게 되면 그걸로도 가치는 충분한 것이다." 정도의 말이었는데 이 말이 절실히 믿고 싶어지는 건 내가 바보여서 일까 ㅡㅡ;;



어찌됐든 책을 읽기 시작한 동기는 이렇듯 간단하다. 하지만 나는 꾸준히 이 습관을 키워나가 나중에 중독아니냐는 소리를 들어볼 생각이다. ㅎㅎ
사실 대학들어와서 책가방 생활을 벗어나 이것저것 보기 시작하니 생각보다 내가 얼마나 부족한지를 조금 깨닫게 되었다. 대학생이 책 몇권 읽지 못했대서야 말이 되는가. 이런 생각으로 비록 충동구매지만 책을 구입하게 된 것이다.

위에 말한 <독서의 기술>이란 책을 읽기 시작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 인데. 순진하지만 독서를 시작하니 당연히 독서의 기술을 익히고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사정은 전혀 달랐다. 그 책은 이미 기술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나 읽을만한 책이었던 것이다. ㅜㅜ
내용도 꽤 많았고 무엇보다 읽기가 쉽지 않았다.(내가 본건 꽤 옛날 책이었다) 덕분에 방학 중 반개월을 그 놈의 책 읽느라 다 써버렸다. 그러고나니 책을 볼 맘이 싹 달아나 버렸다(타격은 이게 훨씬 지대하다) 그 후론 독서의 암흑기가 도래했고 나는 다시 학기를 다니게 되었다.



암흑기에 희미한 빛이 비춘 것은 또다시 말 그대로 '우연'이었다.(내가 이렇게나 의지박약이었나 ㅜㅜ) 바로 충동구매로 사게 된 책 중 하나인 '엘레강~쓰 유니버스'가 무슨 이벤트가 걸려있었는지 갑자기 나한테 전화가 와서는 책을 준다는 것이었다. 어안이 벙벙했지만 공짜라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다. 히히.

드디어 책이 들어왔다. 처음 감상은 그저 그랬다. 확실히 나는 과학 쪽에 더 흥미가 있는 이공계이고 이벤트 대상인 책이 과학도서였지만 그때 당시에 내가 구입한 책은 대부분 추리소설, 옛 이야기, 식물도감. 이런류의 글이었기 때문이다. 과학도서라곤 그 책 달랑하나 샀는데 정말 '생뚱'맞았다. ㅡㅡ;;

책들을 찬찬히 살펴보곤 다시 실망했다. 아무리봐도 이건 잘 안팔리는 책들 묶어서 안겨준 꼴이었다. 척보기에도 나의 관심에서 먼 진화론과 생물계열이 대부분, 축구에 대한 과학책. 그래서 책들은 다시 침묵의 시간을 견뎌야 했다.



결국 이렇게 나의 무관심에 울고 있는 책들 중 제일 먼저 구원된 것은 '발견하는 즐거움'. 내 리뷰에선 그리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지금 역시 그렇다) 나에게 있어선 처음으로 끝까지 흥미를 잃지않고 본 책이었다.(이런 말 하면 누구나 웃겠지만 내 인생이 그러하니 어쩌랴)

사실 이런 말 하긴 뭐하지만 난 책을 다른 사람에 비해서 매우 많이 보는 편이었다. 한번 책을 손에 잡으면 끝장을 볼 때까지 지독하니 보았다. 매일 방문을 닫아놓고 읽는 것은 기본이고 학교 든 지하철이든 가리지 않았다. 밤새 읽는 경우는 너무도 허다했다.
물론 문제라면 있었다. 그것은 그 책들이 내 마음의 양식이 되는 문학작품이라든가 교양서가 아닌 무협과 판타지, 그리고 만화라는 편중된 장르였다는 것과(이런 흥미위주의 글들을 나는 아무리 쓰레기라도 닥치는대로 읽었다. 여기에 쏟은 돈을 합치면 전집 몇개는 살 수 있을 것이다 ㅡㅡ;;) 남들이 문제집과 참고서를 보느라 정신없을 때 나는 이것들에게 정신이 없었다는 점이다. 내가 소위 판타지를 제일 많이 본 때가 고3이니 더 이상 할 말이 없겠다.

굳이 판타지(무협도 그냥 판타지라 하자)가 수준이 뒤떨어지는 장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 곳에서 독보적인 저자들은 저마다 독창적인 세계들을 가지고 있으며 어쩌면 오히려 웬만한 다른 문학작품들 보다 훨씬 더 얻을 것이 많은 책을 쓴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제는 그런 작품들의 수가 적다는 것이며 나머지는 대부분 다른 사람의 세계관을 베껴내어 흥미위주로 전개한(대부분 비슷비슷하게) 졸작들이라는 것이다.(하지만 달리 보면 판타지의 저자들 대다수가 아마추어 작가임을 생각할 때 그 중에서도 빛나는 작품들이 대단해 보인다)
나는 아무리 엉터리 같이 쓴 글이라도 단지 할일이 없다는 이유로(나도 알고 있다. 도저히 고교생이 할 말이 아니라는 것을... ㅜㅜ)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이야기가 잠시 옆으로 샜지만 어찌되었든 나는 그런 독서 밖에 하지 못했고 따라서 <독서의 기술>을 읽고 내 기술에 절망했으며 <발견하는 즐거움>을 읽고 희열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 단지 내가 눈을 가리고 있엇을 뿐 세상은 마치 '판타지'처럼 멋진 글들로 가득했던 것이다. 이제 더이상 시간을 때우기 위해 읽지 않아도 된다. 내가 보고 싶은걸 맘껏 보며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첫 페이지는 그런 나의 희망의 시작을 알리는 글이다. 사실 이 '마이페이퍼'라는 것도 알게 된게 얼마 되지 않았지만 나의 시간을 기록하는데 있어 좋은 방법인 것 같아 글을 올려본다. 아마 일기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댓글은 PASS~~~슈슝 ^^>

이제부터 이 카테고리엔 나의 책에 대한 간략한 평가(리뷰아님)와 기사형식의 기획물들이 올라 가게 될것 같다. 문제는 도구가 없어 글쓰기가 무척 불편하다는데 있는데... 나모를 배워야 할까나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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