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c2
데이비드 보더니스 지음, 김민희 옮김 / 생각의나무 / 200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별 네개를 주었지만 사실은 3.5정도로 주고 싶었습니다.(그런게 없어서 그냥 후하게 주었습니다.) 책은 정말이지 작은가방이나 핸드백에 쏙~하고 넣어다니기 좋은 크기입니다. 양장본이라 소장용으로도 괜찮은 것 같군요.
책의 디자인 상당히 수수한 편입니다만 은근히 매력을 뽐내고 있습니다. 질리지 않는 아름다움이라 해야 하나요?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군요 ^^


이 책을 처음 보게 된건 아마 고등학교에서 였을 겁니다. 당시 반 친구가 이것을 보고 있었는데 저는 그 공식을 보고 바로 당시 유행한 학습보조기구를 떠올리고 고개를 저었죠. ^^
헌데 기회가 되어 몇 년만에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참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저 자는 오직 일념으로 E=mc2에 대해서만 다루었습니다. 다른 상대성 이론에 대한 설명은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그 때문인진 몰라도 정말 역사소설을 읽듯이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인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는 중 2,3 정도면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이해를 제대로 할지는 본인의 문제입니다만 어려운 개념들이 속출해서 포기하지는 않을 것 같군요.

E=mc2의 설명을 각각 E,=,m,c,2로 나눈 것은 정말이지 다른 책에서는 보기 힘든 이 책의 대표적인 특색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이러한 해부 방식이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확실히 이해하기도 편했구요.
하지만 저자는 논점을 그다지 잘 짚지는 못한것 같습니다. 일례로 'E'는 에너지의 개념에 충실했다기 보다는 에너지 통합의 한 과정인 전기와 자기 에너지를 통합한 패러데이에게 촛점을 두었고 '='에서는 등호가 수학적으로 얼마나 절대적인 기호인가에 대해 보여주기 보다는 '='가 어떻게 다른 회사들을 제치고 기호로 선택되었는가를 설명합니다.

네, 제 입장에서는 이것은 상당히 불만족 스러운 일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질량을 설명할 때 단지 화학변화(기체가 되어 날아가서 질량이 줄은 것임)로 설명될 수 있는 연소작용을 질량의 변화에 의한 에너지 변화로 비유한 것이나(나뭇가지 하나 정도의 질량이 소실된다면 마을 하나는 가볍게 날아갈 것입니다.)
별로 논리적이지 못하게 운동에너지(mv2/2)와 mc2을 연관지은 것은 저자가 정말 이걸 이해하고 쓴 것인지까지 의구심이 들게 할 만 하였습니다.
(덕분에 이 책으로 광속의 불변성을 이해하려 했던 저의 노력에 의심이라는 장벽이 생겨 버렸습니다 ㅜㅜ)

또한 각 과학자들의 약력에 대해서 쓴 부록은 좋았지만 후주는 빈약했고(<엘레건트 유니버스>와 비교하면 거의 없는거나 마찬가지 입니다) 색인을 제공하지 않아서 찾는데 꽤 애를 먹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제가 평가하자면 이 책은 물론 과학교양서적이지만 여기서 물리 법칙의 핵심을 얻으려 하는 것 보다는 E=mc2에 얽힌 이야기를 읽는다고 생각하시는 것이 더 좋을 듯 합니다.
작가는 정말 한편의 소설을 보는 것처럼 글을 흥미진진하게 전개해 시종일관 독자의 눈을 유혹합니다.(저도 유혹 당해 부렀습니당 ^^;;)
물론 그리 객관적인 입장에서 이야기를 전개한 것은 아닌 것처럼 보여(과학자들을 평가한 것도 그렇고 그뒤의 역사이야기를 할 때도 그렇습니다) 역사책이라기 보다는 음.. 뭐랄까 역사소설? 그 정도로 이해하시고 읽으셔도 좋을 듯 합니다.


지금까지 제가 쓴 글을 보시면 아마 에이 이 책 별로네~! 라고 생각하시겠지만(당연합니다. 악평만 했으니) 저는 이 책 보시는 것을 권할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자는 이처럼 '모두 궁금하긴 하지만 선뜻 다가서지 못하는' 주제에 대해 성심껏 설명을 하려 노력하였으며 줄곧 독자의 흥미를 유발 시킨다는 점에서 뛰어난 글재주를 가졌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 비록 엄밀히 객관적이지는 않지만 꽤 납득이 가는 관점에서 이야기를 전개해서(어느 정도 주관이 섞이는 것은 어느 역사책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꽤 많은 지식을 얻는 재미를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또 하나 공식에 대한 설명 이후로는 이 공식이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가를 끝까지 이야기 하는데 실제적으로 과학교양서적에서 가장 중요시 되어야 부분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과학이라는 것은 별나라에서 사는 사람들의 학문이라 생각하기가 쉬운데 저는 여러 교양서적들이 이러한 간극을 좁히는데 공헌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과학을 즐겁게 얘기할 수 있으면 분명 재미있을 것입니다)




그럼 책의 내용에 대한 소견을 약간 자세히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책은 한 세부분 정도로 나누어 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처음은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을 만들기까지의 배경, 중간은 E=mc2공식에 대한 설명, 그리고 뒷부분은(젤 많아요 ^^) 이 공식이 사회에 끼친 영향을 설명하는 부분입니다.


우선 아인슈타인의 성장인데 글쎄요. 상당히 암울합니다. 아인슈타인은 학교에서 요구하는 타입의 학생이 아닌 소위 '반항아'였던 것입니다.(지금도 우리나라의 많은 학생들이 아인슈타인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덕분에 아인슈타인은 당당히 청년실업의 대열에 가세하게 되어 기어이 아버지가 교수님께 편지를 쓰게 만들기까지 합니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지요. 하지만 만일 아인슈타인이 공부를 잘해서(학교에서 요구하는 대로) 대학원에 진학하고 학자가 되었다면 상대성이론 같은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요?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의 학교현실도 당시 아인슈타인이 다녔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처럼 보여 심사가 배배 꼬입니다. 학교에서는 지금 가르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의심해 보지도 않고서 학생들에게 그대로 받아들이라 말합니다.
하지만 그래서야 정작 발전이 있을리가 없지요. 주입식 교육이 나쁜 이유는 지식의 양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이렇게 사고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데에 있습니다.(이는 인문계열이라 해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어쨌든 아인슈타인은 겨우겨우 취직을 하여 자신의 현모양처를 갖은 고생을 다 시키다가(그러고 이혼을 하다니 정말이지 그걸 날려주고 싶었습니다. 비록 노벨상을 타서 줬다곤 하지만 사람이 무슨 돈벌레인가요 >ㅁ< ) 상대성이론 및 획기적인 몇가지 이론들을 발표하게 됩니다.

돈의 위력을 실감케하는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가요 ㅡㅡ;;) 저는 가끔 망상을 하곤 하는데 그 중 하나는 바로 대박 아이템 몇개만 터트려 몇억 정도 벌어놓고 평생 자연과학에 손대보는 것입니다.(제약없이 수학이든 물리든 제 맘입니다 ㅋㅋ)
돈을 벌기위해 학문에 전념할 수 없다는 건 정말이지 슬픈 현실이군요 ㅜㅜ


E=mc2의 설명 부분에 대해선 그다지 할말이 없습니다. 위에서 보신바와 같이 악평을 얼마 정도 더 늘어놓을 수도 있겠지만 이 부분에서 가장 핵심적인 말은 아마 이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에너지와 질량은 서로 다른 것이 아니다"
그렇습니다. 약간 황당한가요? 아무리 작은 질량도 c2라는 엄청난 큰 수의 비례상수로 불려지는(크기가 커진다는 의미입니다.;;) 커다란 에너지인 것입니다. 원자폭탄이 그 좋은 예이 겠지요. 사실상 원자폭탄의 우라늄이 커봐야 얼마나 크겠습니까? 그런데 그거 하나가 온 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듭니다.
우리의 질량은 곧 에너지가 뭉쳐있는 것이라 생각하면 편하겠습니다. 그럼 우리 몸은 사실상 초용량 폭탄이 되는 거군요 ㅋㅋ (물론 자살 테러라 불리겠지만...ㅡㅡ;;)



다음부터는 드디어 흥미진진한 E=mc2 이야기입니다. 이 공식이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가에 대한 답변입니다. 정말 재밌게 글을 썼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여기선 공식을 무슨 애가 크는 것처럼 덜자랐을 때, 자랐을 때, 그리고 미래엔... 이렇게 나누었는데 상당히 재미있고 독특한 표현법입니다.

아직 덜 자랐을 때 이 공식은 그야말로 5살짜리 꼬마에게 핵폭탄을 쥐어준 꼴입니다. 가히 인류의 재앙이지요. 저자는 여기서 살짝 미국을 옹호하는 글을 내비추는데 제 눈에는 손에 생긴 장난감을 써보고 싶어 안달난 어린아이의 모습이 선합니다 (빠샤!)

그리고 자랐을 때 이 공식은 세상을 보는 망원경이 되어 주었습니다. 우주의 가장 신비로운 현상 중 하나인 블랙홀에서 부터 물질의 탄생에 이르기까지 이 공식하나로 OK!입니다.(다용도 칼 같군요 ㅋ)
저자가 시간에 흐름에 따라 우주의 변화(어떻게 수소 외의 물질이 생겨났는가)를 그림 그리듯 묘사한 부분은 제일 맘에 들었던 부분 중의 하나입니다. 이러한 표현을 꽤 좋아하는 편인데 제가 마치 우주의 시간속을 유영하듯이 관찰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미래, 이 공식은 우리에게 어떠한 축복을 선사할 것인가(물론 반대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제가 여기서 듣고 싶었던 것은 다름아닌 핵융합에 관한 것이었는데 아쉽게도 그것까지는 언급을 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그렇습니다. E=mc2은 핵분열을 설명할 뿐 아니라 그 반대인 핵융합도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인 것 입니다)
앞 절에서 언급했기 때문일까요? 핵융합 발전이 성공한다면 정말 인류에게 상상할 수 없을만큼의 편리를 보장할 것입니다. 잘만 사용한다면 말이지요. 반대로 사용하였거나 초창기 원자력 발전이 사고가 났듯이 사고가 난다면 이번에는 나라나 대륙이 통째로 날아갈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물론 이건 제 억측입니다. 때문에 이 책에서 그 위력에 대해서 언급하길 바랬지만 약간 옛날책이어서 그런지 아쉽군요...ㅜㅜ)



재밌게 읽었습니다. 여러분도 읽어 보시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상상은 언제나 두근두근하게 만드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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