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라면 누구나 세계를 이해하려고 하며, 세계의 질서에 관한 이해의 정확성과 범주를 확대하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러한 약속은 다시 그를 혼자혹은 동료와 함께 자연의 어떤 측면을 세부적으로 파고들게 해야 한다. - P44

새로운 종류의 현상이란 이전에 아무도 본 적이 없는 자연 현상한 면의 질서를 발견하는 것이 된다. 이 때 과학의 진화에서 새로운지식은 다른 종류의 모순되는 지식을 대치하기보다는 무지(無知)를치하게 될 것이다. - P10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 정신 속에서공동으로 기거하는 관념들 가운데 우리를 가장 행복하게 해주는 관념이 처음에는 진짜 기생충처럼 자신에게 부족한 중요한 힘을 낯선 사람이나 이웃에게서 얻었던 것은 아닌지 말해 보라. - P103

더욱이 변하지 않을 내 취미와 내삶을 행복하게 해 줄 것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아버지는 두가지 무서운 의혹을 내 마음속에 심어 넣었다. 첫 번째는(매일 나는 아직 손도 대지 않은 삶의 문턱에 있으며 내 삶은 다음 날아침에야 시작되리라고 생각해 왔는데) 내 삶이 이미 시작되었으며, 게다가 뒤이어 올 삶도 지나온 삶과 별로 다르지 않을거라는 의혹이었다. 두 번째는 사실을 말하자면 첫번째 의혹의 또 다른 형태에 지나지 않았지만, 내가 ‘시간‘ 밖에 있지않고 소설 속 인물처럼 시간의 법칙에 종속된다는 점이었다.

바로 그런 이유로 콩브레에서 덮개 달린 버드나무 의자 깊숙이에서 그 인물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읽었을 때, 인물들이 그토록 날 슬픔 속으로 몰아넣었던 것이다. 이론적으로 우리는 지구가 회전한다는 사실을 알지만 실제로는 깨닫지 못하며, 우리가 걷는 땅도 움직이지 않는 듯 느끼며 그래서 편안히 살아간다. 삶의 ‘시간‘도 이와 마찬가지다. 그리고 이런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하려고 소설가는 시곗바늘의 움직임을 미칠 듯이 가속화하여 독자로 하여금 이 초 동안 십 년이나 이십 년, 삼십 년을 뛰어넘게 한다. 페이지 첫머리에서 우리는 희망으로 가득한 연인과 헤어졌지만, 다음 페이지 끝에가면 양로원 안뜰에서 일상의 산책을 힘겹게 마치고 과거를 망각한 채 사람들이 건네는 말에 겨우 대답하는 여든 살 연인과 만난다. - P10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뭐라 말할 수 없는 미친 녀석이지요. 존재하기는 하지만 자기가 존재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일 뿐입니다."

"오, 재미있는 일이야! 여기 있는 이 백성은 존재하지만 자기가존재한다는 것을 모르고 저기 있는 나의 용장은 자기가 존재한다는것을 분명히 알지만 존재하지 않는군. 좋은 짝이 되겠어, 틀림없이!" - P37

‘오, 죽은 자여, 너는 내가 한 번도 가져 본 적이 없고 앞으로도되지 않을 시체로구나. 다시 말하면 넌 시체로 존재하는 거지. 그러니까 바로 이 때문에 가끔씩 우울한 순간이면 놀랍게도 난 존재하는인간들을 질투한다. 굉장해! 난 특권을 지녔다고 나 자신에게 말할수 있어. 육체가 없이도 살 수 있고 모든 일을 할 수 있으니까. 물론 내가 생각하기에 중요한 일들이지. 난 존재하는 사람들보다 수많은 일들을 훨씬 더 잘할 수 있어. 그들에게서 흔히 보이는 조잡함이나 부주의함이나 지리멸렬함 같은 결함 없이, 악취를 풍기는 일 없이 말이야. 존재하는 사람들은 어떤 특별한 흔적을 남길 수 있지만 나는 결코 그럴 수 없는 것도 사실이야. 하지만 존재하는 사람들의 비밀이 바로 여기, 이 자루 같은 배속에 있다면, 고맙지만 난 그 배 없이 살겠어. 여기저기 찢긴 알몸의 육체들로 뒤덮인 이 계곡은 그래도 아수라장 같은 인간 세상보다는 덜 끔찍하군‘ - P70

살아 있는 우리들에게나 죽은 당신들에게나 무덤에 가기 전의 이 하루하루가 존재할 뿐입니다. 그날들을 낭비하지 말라고, 내가 존재한다는 것,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조금도 헛되이 생각하지 말라고 그런 날들이 내게 주어졌을 겁니다.
망자여, 난 당신의 평화보다 나의 불안을 사랑합니다. - P71

어떤 사람이 아주 열심히 글을 쓰기 시작한다.
하지만 펜이 먼지에 뒤덮인 잉크만 찍어 대는 시간이 찾아오고 그가쓴 글에서는 삶이 조금도 흐르지 않는다. 삶은 모두 밖에, 창문 너머에, 글을 쓰는 사람 외부에 있다. 그래서 글을 쓰는 사람은 자신이 써놓은 글 속으로 몸을 숨길 수도 없고 다른 세계를 열 수도 없고 삶과글의 간극을 메울 수도 없을 것 같다. 어쩌면 그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 글을 쓰는 사람이 즐겁게 글을 쓴다면 그것은 기적이나 은총 때문이 아니라 죄악과 우상화와 오만함의 결과다. 그러면 나는 그런 것들에서 벗어났을까? 아니다, 난 글을 쓰면서 선한 사람으로 변하지못했다. 나는 그저 불안하고 별 의식 없는 젊음을 약간 소모했을 뿐이다. 이렇게 마음에 들지 않는 글들이 내게 무슨 가치가 있을까? 책과 서원에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의 가치가 없을 수도 있다. 글을 쓰는 사람이 글을 쓰면서 자신의 영혼을 구원할 수 있다고 말할수 없다. 그는 글을 쓰고 또 쓴다. 그러는 사이 이미 그의 영혼은 사라져 버리고 없다. - P87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표면적으로는 아무 변화도 없는, 이렇게텅 빈 페이지에서 모든 것은 움직인다. 결국 모든 게 울퉁불퉁한 이세상의 표면에서 움직이지만 세상을 전혀 변화시키지 않듯이. - P128

오, 미래여, 과거 이야기에서, 격정적으로 내 손을 잡은 현재에서떠나기 위해 난 지금 네 말안장 위에 올라탔다. 아직 세워지지 않은도시 탑 위의 깃대에 어떤 새로운 깃발들이 나를 향해 꽂힐까? 내가사랑했던 성과 정원에서는 어떤 폐허의 연기가 피어오를까? 네가 준비한 예상할 수 없는 황금시대는 어떤 것일까…………. 길들지 않은 너,
비싼 값을 치른 보석 같은 예감, 정복해야 할 나의 왕국, 미래여……. - P17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저는 우리 종교에 대해 너무 많은 것들을 잊어버렸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를 개종시킨다는 것은 모험일 수도 있지요. 나는 내 신앙대로 내 땅에서 살 겁니다. 당신은 당신 신앙대로 살면 되는 거고요." - P57

아름다움과 지혜와 정당성은 바로 조각난 것들속에만 있으니까." - P60

"어떻게 그렇지 않을 수 있겠어? 인간이 반쪽이 된다는 일이무엇을 의미하는지 나는 알거든. 그를 동정하지 않을 수 없어."
"그러나 당신은 달라요. 당신도 약간 균형을 잃었지만 당신은선한걸요."
그러자 착한 메다르도가 말했다.
"아, 파멜라 이건 반쪽짜리 인간의 선이야. 세상 모든 사람들과 사물을 이해하기란 어려운 일이야. 사람이든 사물이든 각각그들 나름대로 불완전하기 때문이지. 내가 성한 사람이었을 때난 그것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귀머거리처럼 움직였고 도처에 흩어진 고통과 상처들을 느낄 수 없었어. 성한 사람들이믿을 수 없는 일들이 도처에 있지. 반쪼가리가 되었거나 뿌리가뽑힌 존재는 나만이 아니야, 파멜라 모든 사람들이 악으로 고통받는 걸 알게 될 거야. 그리고 그들을 치료하면서 너 자신도 치료할 수 있을 거야." - P88

"우리는 항상 선한 것을 기대하지. 하지만 영혼이 착하든 악하든 간에, 우리를 찾아 이 언덕을 올라오는 사람이 전쟁에서부상당한 불쌍한 사람 외에는 아무도 없다 해도 우리는 매일 우리 도리에 따라 행동하고 우리 밭을 경작하면 되는 거야." - P97

"그런 척한 거야. 그 때문에 바로 넌 지팡이를 선물했지. 지금그의 부인은 등뼈가 부러졌고 넌 지팡이가 없어서 나뭇가지에의지하고 돌아다녀. 넌 무분별한 거다. 항상 그래! - P107

비인간적인 사악함 그리고 그와 마찬가지로 비인간적인 덕성사이에서 우리 자신을 상실한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 P10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담, 너는 어디에 가 있었나 지만지 고전선집 641
하인리히 뵐 지음, 곽복록 옮김 /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신은, 어디에 가 있었는지. 이 말도 안되는 참혹한 세상에 도대체 어디에 있었던 것인지. 전쟁 장면 하나 없어도 담담한 묘사만으로 전쟁의 참혹함이 드러나다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