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대학살 - 프랑스 문화사 속의 다른 이야기들 현대의 지성 94
로버트 단턴 지음, 조한욱 옮김 / 문학과지성사 / 199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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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그리하여 독서는 발리 사람들의 의식(儀式)을 둘러싸고 있는 일종의방어 요새를 제공한다. 독서는 라디오 방송의 전파방해와 같이 작용하면서 말의 성벽을 만들어낸다. 독서는 재미도 교훈도 주지 않고 개선을 시키는 것도 아니며 시간을 보내는 데 도움을 주지도 않는다.
겹겹의 이야기와 불협화음의 소리로 그것은 영혼을 보호한다." - P305

‘무엇을로 어려운읽었는가에서 ‘어떻게 읽었는가로 넘어가는 것은 극도로 어려운 한걸음이다. - P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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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적 소비는 정치의 문제를 개인의 자기만족감을 최우선시하는 시장 거래로 환원할 위험이 있다. 그렇게 될 때 개인은 자신의 건강에, 그리고 특정한 종류의 순수, 즉 항생제를 투여한 고기를 먹지 않는 순수한 상태, 식탁과 몸에서 가공식품을 추방한 순수한 상태에 관심을 쏟지, 적정 임금이나 노동자 혹사에 대해서는 무심한 경향이 있다. ‘좋은 먹거리’ 운동이 시장에서 상품을 선택하는 행위로 축소되면 식품업의 생산환경 같은 구조적 문제는 사람들의 관심사에서 밀려날 수 있다.
이 운동은 독선적이고 엘리트적이라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도시의 가난한 지역에는 풀 먹인 소, 유기농 닭을 파는 생산자 직판 시장이나 상점이 아예 없는 경우가 많고, 설령 있더라도 주민들이감당하기 어려운 가격표가 붙어 있다. - P358

가처분소득이 많은 사람에겐 윤리적 소비가 쉬운 일이다. 근근이 살아가는 사람에겐 그렇지 않다. 푸드 스탬프에 기대어 살아가는 사람에겐 더더욱 그렇지 않다. 소비에서 발생하는 윤리 격차는 계급 격차를 고스란히 반영한다. 가난한 사람들이 KFC와 월마트에서 나쁜 고기를 소비할 때 부유한 사람들은 멋진 식당과 홀푸즈 같은 상점에서 윤리적인 고기를 소비한다. 그런 소고기와 닭고기에 붙은 라벨은 소비자가 스스로에게서 순수함과 미덕을 느끼게 해준다. 삶의 다른 많은 영역에서와 마찬가지로 여기서도 미덕은 특권과 한 쌍을 이루어, 부유한 소비자는 공장식 축산에서벌어지는 불순하고 더러운 관행에 가담하는 기분을 돈으로 떨쳐낼 수 있다. 불순하고 더럽게 생산되는 식품은 미덕, 윤리가 부족한 소비자의 몫이다. 누가 미덕이 부족한 소비자인가 하면, ‘해체라인‘에서 간을 걸고 내장을 뜯어내며 공장을 계속 가동하는 도축노동자들이다. - P359

더티 워크는 특정 계급에게 불균형하게 배정될 뿐 아니라 특정 장소에 집중되어 있다. 교도소는 주로 ‘시골 게토‘에, 정육공장은 외딴 산업 단지에 지어진다. 누구에게나 눈엣가시인 정유공장과 시추선은 캘리포니아주에는 들어서지 못하고 ‘저항성이 가장낮은 사람‘이 많이 사는 곳에 들어선다. 더티 워크의 지리는 인종불평등과 계급 불평등을 반영하는 동시에 한층 강화하기에, 낙인찍힌 산업과 시설은 빈곤한 지역에 집중되기 마련이다. ‘암 골목’이 그런 곳이다. - P392

우리가 마땅히모든 더티 워커에게 전해야 할 바로 그 메시지다. "우리가 당신을 위험한 곳으로 보냈습니다. 우리가 당신을 만행이 벌어질 수 있는곳에 보냈습니다. 우리는 당신의 책임을 함께합니다. 당신이 본 모든 것에 대해, 당신이 한 모든 일에 대해, 당신이 하지 못한 모든일에 대해 우리가 함께 책임집니다." - P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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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병과 모병은 서로 다른종류의 강제를 구사할 뿐이다. 전자는 법이 강제하고, 후자는 경제적 곤경이 강제한다. - P233

피해자의 무죄성!! - P247

수용소에 처음 도착했을때 레비는 "불행을 함께하는 동반자들의 연대를 기대했다. 다시말해, 무력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은 그들끼리 동맹을 맺고 권력자에게 협력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수용소에서 풀려날 즈음 그의 생각은 완전히 바뀌어 있었다. 포로들은 너무도 절박했던 나머지 권력자의 감언이설에 쉽게 흔들렸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와 가해자의 경계가 흐릿해지곤 했다. 나치 수용소가 극단적인 예이긴 하나 결국 레비의 글이 우리에게 일깨우는 바는, 어떠한 사회질서에서든 권력 격차가 존재하는 한 그 질서의 맨 아래에있는 사람들이 부정한 시스템의 "매개물이자 도구"로 기능할 수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에게 권력이 없다는 그 사실이 권력을 행사하려는 욕망을 강화하기 때문이다. 혹은 나치 수용소의 포로들에게 가해진 강제력만큼 노골적이진 않더라도 어떤 강제적인 힘에 속박되기 때문이다. 그런 힘 중 하나가 경제적 곤경이라는 압력이다. - P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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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까지 닿아 있는 도덕적 신념을 위배하는 행위를스스로 행하거나, 막지 못하거나, 목격하는 일"에서 비롯되는 괴로움까지 ‘도덕적 외상‘이라고 불렀다. - P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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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다 예쁜 말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79
코맥 매카시 지음, 김시현 옮김 / 민음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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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계를 사랑함에도 이 세계에서 철저한 이방인이 된 것만 같았다. 그는세계의 아름다움 속에 비밀이 숨겨져 있다고 생각했다. 세계의 심장은 끔찍한 희생을 바탕으로 뛰는 것이며 세계의 고통과 아름다움은 각자 지분을 나눠 가지는데, 끔찍한 적자로 허덕이는 와중에 단 한 송이의 꽃을 피우기 위해 어마어마한 피를 바치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 P408

신께서 젊은이들에게 인생을 시작할 때 삶의 진실을 모르게 하신것은 정말 옳은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젊은이들은 아예 인생을 시작할 엄두도 못 낼 것이기 때문이었다. - P411

자네는 자기 자신한테 너무 엄격한 것이 아닌가 싶군. 내가 보기엔 자네는 위기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정말 최선을 다했네. 이제는 그만 다 떨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야. 내 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시곤 했지.
무엇인가를 너무 되씹다 보면 그것이 너를 먹어 버릴 수도 있다고. - P420

여긴 썩 괜찮은나라야.
그래. 나도 알고 있어. 하지만 나의 나라는 아니야. - P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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