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뷰
존 르 카레 지음, 조영학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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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나라는 영국이다. 영화 '007'과 '젠틀맨스 가이드' 등으로 스파이들의 고향 같은 느낌이다. 할리우드 영화나 소설을 통해서도 실력 있는 스파이들을 많이 접했지만 영국의 스파이는 클래식한 느낌이 강하다고 할까. 여하튼 내게는 스파이의 정석 같은 느낌을 준다.


주인공 줄리언 제레미 론즐리(J.J 론즐리)는 아버지가 물려준 유산으로 해변가에 작은 서점을 운영하며 안락한 삶을 살고 있다. 젊은 그가 한적한 삶을 꿈꾸게 된 데는 아버지의 영향이 크다. 성공회 목사인 아버지는 끊임없이 여성들과 스캔들을 일으켰고 예배 도중 신은 없다는 폭탄선언을 하고 목사직에서 해고된다. 갑자기 목사관에서 쫓겨난 줄리언은 스스로 학업을 마치고 증권 거래인으로 큰 성공도 했지만, 조용한 삶에 대한 욕구로 해변가 작은 서점의 주인이 된다.


조용하고 무료하기까지 한 서점 주인의 삶은 갑작스러운 노신사의 방문으로 변화를 맞는다. 노신사는 자신이 돌아가신 아버지의 동창으로 이름은 에드워드 에이번. 도시 외곽에 위치한 대저택 실버뷰의 주인이라 소개한다. 서점을 둘러보던 그는 지하에 빈 공간이 있음을 발견하고 뜻밖에 '문학 공화국'이라는 비밀스러운 모임을 만들자는 제안을 한다.

때마침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낀 줄리언은 에드워드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점점 친근한 사이가 되고 실버뷰에 초대 되어 가족들과도 왕래하는 사이가 된다. 그리고 어느 날 첩보기관에서 줄리언을 찾아오고 줄리언은 에드워드의 정체를 알게 된다.


스파이의 삶은 어떨까. 많은 책과 영화를 통해 정체를 숨기는 사는 사람들의 고충을 접하며 어떤 사람들이 스파이가 되는 걸까. 궁금증이 들 때가 있다. 두뇌가 명석하거나 무술이 뛰어나다고 다 스파이가 되는 건 아닐 테니까. 수십 년간 스파이로 활약하며 가정을 이룬 에드워드와 가족들과의 관계를 보면서(심지어 에드워드와 부인 데보라는 부부 스파이다.) 아무나 스파이를 하는 건 아니구나 싶다.

줄리언은 우연치 않게 전령사 노릇을 하며 스파이들의 세계에 발을 내딛고 복잡한 정치 상황에 휘말리지만 그를 통해 접하는 스파이들의 세계는 마치 고전 영화를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선사한다. 마지막 또한 열린 결말처럼 사라진 에드워드의 종적을 쫓는 것으로 마무리를 짓는다. 개인적으로는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스파이들의 평범한 일상과 개인적은 모습들을 만날 수 있어 재미있었다.


저자인 존 르 카레 역시 전직 스파이라 자신의 경험도 많이 녹아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읽으니 평범한 듯 비범한 이야기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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