씽킹 101 : 더 나은 삶을 위한 생각하기 연습
안우경 지음, 김보람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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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함이 일으키는 착각'이라는 문장을 읽는 순간. 맞아! 맞아! 손뼉을 쳤다.
​​​​​​​살면서 누구나 이 유창함의 착각에 빠질 수 있다. 예전 회사에서 스키장으로 워크숍을 간 적이 있는데 자유 시간에 스키와 스노보드를 타 본 적 없는 사람들에게 강습을 시켜줬었다. 다들 열심히 강사의 설명을 듣고 연습을 하는데 팀 막내가 몸이 따라주지 않으니까 짜증을 내더니 결국 배우기를 포기했다. 머리로는 다 가능할 것 같은 동작들이 몸으로 구현이 되지 않아서 화가 났건 거다. 생각과 결과의 차이. 그것을 '유창성 효과'임을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됐다.


흥미로운 건 대다수의 사람들이 실제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스포츠뿐 아니라 요리, 가드닝, 강의 등 새로운 지식과 경험에 도전할 때도 그렇다. 눈으로 보고 읽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습득했다고 믿는 착각한다고 한다.

저자는 수업 중 BTS의 노래 중 6초짜리 짧은 동영상(비교적 쉬운 동작을 골라)을 스무 번 정도 보여주고 실제로 해보다고 하면 대다수의 학생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하지만 이내 포기를 한다고 한다. 당연하다. 눈으로 배운 춤을 어떻게 몸이 그대로 따라 할 수 있겠나. 춰보기 전까지는 모르는 일이다. 저자는 이런 유창함의 착각에서 벗어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해보는 것이라고 한다. 실천을 통해 내 능력을 객관화하는 과정이 착각에서 벗어나는 가장 좋은 말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씽킹 101』은 사고에 관한 8개의 오류와 착각을 극복하는 방법을 담은 인지 심리학 책이다. 인지 심리학이란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정보를 어떻게 처리하고 판단하며 선택하고 실행에 옮기는가를 탐구하는 학문이다. 저자의 스승은 "인지 심리학이 과연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에 “당연히, 그렇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런 확신이 가능한 것은 인지 심리학이 인간의 마음의 작동원리를 이해해 사고의 오류로 인한 잘못된 판단과 결과를 인지하고 개선하고자 하는 학문이어서다. 불완전한 인간은 실수를 하지만 실수를 바로잡을 수 있는 능력도 함께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능력은 스스로 얻어지지 않는다. 끊임없는 생각과 공정성을 바탕으로 할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책 중 자신과 타인에게 공정해야 한다는 말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자신을 공정하게 바라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타인에게는 엄격하지만 자신에게는 한없이 너그러워지기 마련이다. 이런 이중 잣대는 우리를 사고의 오류에 빠지고 하고 이 오류를 방치하면 현실 세계의 문제들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확인 편향에 빠지게 된다. 한번 생긴 고정관점과 편견은 좀처럼 바로잡기 어렵고 이로 인한 여러 사회문제들이 발생하게 된다. 현대사회에 만연한 불신과 갈등도 원인을 찾아보면 이런 이중 잣대로부터 기인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칸트는 인간은 이 세상에서 교육을 필요로 하는 유일한 동물이라고 정의했다. 인류가 이룬 모든 학문적 업적과 문명도 교육과 학습을 결과물이다. 살아있는 매 순간 생각하고 정의하고 판단하고 또 생각하는 것. 책을 통해 그 과정이 왜 필요한지 알아보자. 전문적인 내용이지만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인지심리학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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