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싯다르타 (초판본 리커버 고급 벨벳 양장본) ㅣ 코너스톤 초판본 리커버
헤르만 헤세 지음, 강영옥 옮김, 김욱동 해설 / 코너스톤 / 2025년 4월
평점 :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된 솔직한 서평입니다.

헤르만 헤세의 관점으로 쓴 불교의 창시자 싯다르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결국 헤르만 헤세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자아'에 대한 이야기였던 것 같아요. 그리고 결국 '의미'에 대한 이야기였던 것 같아요. 순간순간 나오는 글들의 표현이 공감이 갔어요. 대표적으로 이야기하면 "그런데 그 분은 예순이 되셨어도 아직 열반에 이르지 못했어. 이 상태에서 그분은 일흔이 되고 여든이 될 테지. 너와 나, 우리도 이렇게 나이를 먹고, 수행을 하고, 단식을 하고, 명상을 하겠지. 하지만 우리는 열반에 이르지 못할 거야.(p.27)" 같은 거죠. 우리가 살아가면서 고행을 하고, 무언가 높은 경지에 오른 것 같지만 사실 그조차도 때론 거기서 끝인 경우가 많고, 빛 좋은 개살구일 때도 많고, 결국 가장 궁극적인 것에 닿지는 못한 채 무의미한 공회전이 연속일 떄도 많으니까요.
그런데 사실 이 책은 제 입장에선 항마력이 조금 달렸어요. 일단 싯다르타라는 인물이 실존인물이란 것과 위인전기는 아닌데 약간 뭐랄까... 싯다르타의 존재가 태곳적으로 이미 뭐 인간계를 뛰어 넘는 존재로 나오니까 이게 맞나... 싶은 게 조금 있었어요. 사실 사문에서 나올 때에도 가장 늙은 사문을 술법으로 무기력하게 만들어서 싯다르타가 원하는 대로 만들었다는 부분에선 "판타지인가?"란 생각도 들었고, 이게 현실적으로 과연 맞는가 싶기도 하니까 약간 오근거리는 감이 저에겐 좀 있었어요. 속세에 묻혀서 살 때조차도 결국 온전하게 물들지 않게 다름을 계속 보여주는 싯다르타를 보면서 아... 이래서 나는 범부인가 보다 싶을 만큼 약간 거부감이 살짝 들었어요. 너무 위치가 높다고 해야 하나? 나는 높고, 우매한 중생들이여~라는 느낌이 군데군데 너무 나니까 저는 별로더라고요.
이 책을 관통하는 말하고자 하는 주제, 의문, 생각들에 있어선 상당한 공감을 이루긴 했습니다만 그걸 공유하는 방식이 저하고는 맞지 않던 책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