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 인생론 - 삶이 너의 꿈을 속일지라도
헤르만 헤세 지음, 송동윤 옮김 / 스타북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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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헤르만 헤세의 <인생론>을 보는 첫 문장에서 손발이 오그라들기 시작했습니다. 밑도 끝도 없는 별자리 이야기는 뭐랍니까. 목성의 밝고 온화한 빛을 받으며 나왔다고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드러내는 것에서 이미 책장은 한번 덮었습니다. 아니 자신의 삶을 소소하게 이야기하는데 있어서 갑자기 뭔 수호성이여? 라고 잠시 혼미했지만,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두 번째 문장을 읽고서 이건 아니다 싶다가 세 번째 문장을 읽고서는 다시 책표지를 봤습니다. 내가 지금 헤르만 헤세가 쓴 글 읽는 것 맞지?란 의구심으로요. 본인 스스로를 섬세한 흐름 속에서 살아와서 추운 나라에서의 생활은 생각할 수도 없다는 그 문장은 마치 요즘 별 것도 아닌 걸로 자기연민에 빠져서 의미 부여하는 그런 에세이 같단 생각을 했어요.




첫 페이지 열자마자 3문장이 저의 정신을 강타했기 때문에 다소 어지러웠지만, 결과적으로 이 책을 읽어본 결과, 헤르만 헤세의 저작들을 다 읽고서 보면 좋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말 그대로 책 제목이 <인생론>이라고 한 것처럼, 헤르만 헤세가 갖고 있는 인생관을 하나로 뚫을 수 있는 것들입니다. 그러다 보니 그때 그때 본인 작품을 언급하기도 할 뿐더러, 왜 이런 글을 쓸 수 밖에 없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근거자료가 되더라고요.



헤르만 헤세는 독일인으로 태어나 세계대전을 겪었고, 이에 따른 여러 가지의 피폐한 상황들도 놓여진 인생을 삽니다. 그 순간엔 친구마저 다 잃어버리고, 막판에 신경증을 앓을 정도인 것을 보면 헤르만 헤세 본인이 말한대로 섬세하고 예민한 성격인 것은 맞았던 것 같고, 자신이 더이상 글쓰는 것이 재미없어졌지만, 그림은 그릴 수 있게 된 것을 짤막하게 서술하는 것을 보면, 지금까지 남아있는 헤르만 헤세의 그림의 이유도 충분히 가늠할 수 있죠.



이렇게 첫 장에서 자신의 삶을 짤막하지만 전체적으로 서술한 이후에 본인이 가진 사상들에 대해서 하나하나 풀어가기 시작합니다. 이걸 이해하려면 앞서 말한 대로 헤르만 헤세의 책을 얼추 다 읽으면 왜 헤르만 헤세가 이런 이야기를 하고, 이런 사상을 가지며, 이런 식으로 글을 쓰는지가 이해하기 훨씬 쉽습니다. 혹은 이 책을 보고 난 다음에 저작들을 본다면 그 저작들을 이해하는데 밑거름이 될 것 같기도 하네요.



으레 그렇듯 인생에 대한 마지막은 항상 행복으로 마무리 짓게 되는데, 결국 저는 헤르만 헤세의 행복은 찰나적인 현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온전한 현재. 현재에 빈틈없이 느끼고 채워지는 것이 아닐까요. 그런데 그 순간들은 너무 짧아서, 그래서 헤르만 헤세는 또한 허무했던 것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봤습니다.

​* 이 서평은 네이버카페 '책과 콩나무'의 서평이벤트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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