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론 - 근대 국가를 규정할 새로운 군주의 탄생 클래식 아고라 6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김종법 옮김 / arte(아르테)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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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유명한 고전문학인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입니다. 마키아벨리는 근대 정치철학사상가라고 할 수 있으며, 끊임없이 논란이 된 인물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그가 주창하는 것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야 된다'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소위 마키아벨리즘이라고 일컫고 있죠. 그래서 사실 좋은 의미로 쓰이진 않습니다. 약간 야비한 인물을 지칭할 때 쓰기도 합니다. 어쨌든 사람은 결과가 중요하긴 한데, 과정 역시 깨끗해야 한다고 원칙적으로는 생각하기 때문이죠.



솔직히 저는 이 <군주론>을 고등학생 때 처음 읽었고, 이후에도 마키아벨리의 어록이라든지 그에 관련된 책을 몇 권 더 읽긴 했습니다만, 참 조심스러운 이야기긴 한데 저는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에서 말한 것들이 그렇게까지 야비한가 싶기도 합니다. 다 동의할 수 없습니다만 그렇다고 폄훼되거나 무척이나 부정적으로 쓰일 필요가 있나 싶은 거죠. 그리고 마키아벨리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결과의 달성을 말하곤 있지만, 그 저변에 깔려 있는 사상 중 하나는 민중의 자유의 보장입니다. 정치란 것이 그저 덕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마키아벨리는 대놓고 말한 것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 봅니다. 솔직히 요즘 돌아가는 정치 형태 보면 마키아벨리가 차라리 주장했던 것들이 더 나아보이는 현실 아닌가요?(웃음)

<군주론>은 이미 너무 많은 번역서들이 나왔고, 여기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들은 너무 많이 퍼져 있기 때문에 내용을 이야기하는 것보단 역시 중요한 건 번역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사실 이미 제가 이 책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이 책을 손에 잡은 것은 번역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시간이 흐르면 번역의 스타일이 달라지고, 오역된 부분들이 잡히기도 하기 때문에 다시 볼 필요성이 있다고 여겼기 때문인데요.



이번 아르떼에서 나온 <군주론>은 역자 역시 많은 고심을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본문이 시작되기도 전에 역자가 어떻게 번역이 진행됐는지에 대한 몇 장에 걸친 이야기가 있거든요. 일단 이 책의 특징이라고 할 것 같으면 토스카나어 판본으로 번역을 진행하며 원전의 의미를 살리려고 노력했다는 것일 겁니다. 그리고 역자가 이에 대한 전문가인 만큼 뒤에 두껍게 마키아벨리와 이 <군주론>에 둘러싼 해설을 실어 놓았기 때문에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실 제가 가장 걸린 부분은 '풀어쓴 문체'입니다. 이건 사실 이 역자 문제는 아닌 것 같고, 요즘 트렌드 같기는 합니다. 왜냐하면 계속해서 예전 번역된 책과 근간에 다시 번역된 책을 보고 있는데, 어찌하여 다들 그렇게 쉽게 풀어 쓰는가 싶다는 거죠. 현대인의 어휘력 부족 문제와 무조건 쉽게 읽힐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추세라 그런 것 같습니다. 예로 들자면 <군주론>에서 정확히 이 문장이 있는 건 아니지만, 예전의 번역서에서는 '찬탈자를 숙청했다'라고 번역이 되는 부분을 이 <군주론>에서는 '왕위를 빼앗은 자의 목을 베었다'로 번역을 한다는 것이죠. 후자가 좀 더 쉽게 다가올 순 있겠습니다만 저는 전자를 선호합니다. 전반적으로 길게길게 나열되면서 상당히 늘어지게 되죠. 이것을 이렇게까지 하나하나 풀어서 설명해줘야 하는가라는 의문점이 듭니다. 어떻게 할 순 없는 문제기는 한데, 저의 취향은 예전의 번역서를 버릴 수 없다로 어느 정도 갈피가 잡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 책을 보면서 처음으로 느낀 가정은 진짜로 로렌조 데 메디치 전하에게 쓰는 편지 같았단 느낌을 받았습니다. 마키아벨리가 자신의 사상을 펼치기 앞서 이걸 메디지 전하게 바친다고 말하거든요. 그런데 예전 번역서들 다 보면 '그래야 마땅하다'란 투로 번역이 들어갔거든요. 느낌이 편지가 아니라 거의 통보죠. 메디치 전하야, 네가 정치를 잘하려면 이런 걸 잘 생각해라~ 이런 느낌인데, 이 아르떼에서 나온 <군주론>은 진짜로 마키아벨리가 메디치 전하에게 무릎 꿇고 갖다 바치는 느낌이 들었어요. 정말 제발 한번만 제 책 좀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나 좀 알아주세요~ 같은 느낌이라 그건 좀 심선했던 것 같습니다.

​* 이 서평은 네이버카페 '책과 콩나무'의 서평이벤트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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