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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해야 364일
황선미 지음, 김수정 그림 / 포북 차일드 / 201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멋지고 당당한 아이들의 성장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
황선미 성장 동화 <고작해야 364일>을 만나보았어요.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이 성장 동화는
엄마가 따뜻하게 내리쬐는 햇살을 받으며 먼저 읽어보았답니다.
이 책을 쓴 황선미 작가는 2012년 '국제 안데르센상' 한국 대표로
이름을 떨쳤으며 폴란드 '2012 최고의 책'으로 선정될 정도로 역량있는 동화 작가랍니다.
전 <마법 같은 선물이야>, <어느 날 구두에게 생긴 일>이
황선미 작가의 작품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는데
<고작해야 364일>을 읽어보고 엄마이지만 작가의 작품세계에 매료되었어요.^^
황선미 성장동화
고작해야 364일
<고작해야 364일>은 고작해야 364일 늦게 태어났다는 이유로
자라면서 뭐든지 형에게 양보를 해야하는 명조의 시선을 담은 성장 동화랍니다.
저도 7살, 6살 연년생 두 아들을 키우고 있는지라 공감이 많이 간 동화예요.
황선미 작가는 책을 들고 사인을 받으러 온 아이들에게
'멋지게, 당당하게!'라는 글귀를 곧잘 써주곤 한다고 해요.
모든 아이들이 멋지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다면 이 나라의 미래도 참 밝겠죠?^^
이 책에 등장하는 명조는 늘 364일 먼저 태어난 형에게 양보해야 하고
형이 쓰던 물건을 물려받아야 하는 퍽 안쓰러운 동생이랍니다.
하지만, 멋지고 당당하게 살아가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을 담아서
명조는 이 책에서는 그리 안쓰럽지 않은 주인공으로 등장하게 된답니다.
이 책에는 함께 살고 있는 할머니와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364일 먼저 태어난 윤조가 등장해요.
할머니는 자식들이 어렵다고 할 때마다 땅을 팔아서 도와주었는데
큰아버지랑 다투고 명조의 집으로 와서 함께 살게 되었답니다.
아빠는 할머니가 제일 기특해하는 막내아들이고, 제일 아끼는 손주인 윤조가 있었어요.
명조도 있는데 늘 윤조만 보면 입이 헤벌어지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만큼
주물러 대었다고 명조는 불만스럽게 얘기하고 있어요.
여기서 할머니의 윤조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극진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 있는데
명조가 신고 싶다고 해서 산 컨버스 운동화를 윤조에게 신어보라고 하네요.
그러면서, 며칠만 잘 신어보고 명조에게 물려주라고 해요.
명조가 집에서 얼마나 부당하게 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랍니다.
화가 난 명조는 컨버스 운동화 한쪽을 아파트 밖으로 던지고 말았는데
이게 사건의 발단이자 모든 문제가 풀리는 실마리가 된답니다.
형제가 있는 집안 특히나, 아들 선호사상이 강한 집안에서는 요즘도
심심찮게 경험할 수 있는 풍경이 아닐까 싶어요.
뭐든지 큰 아들 위주로 해주고, 둘째 아들은 형이 입던 옷이나 신발을 물려 받아야 하지요.
당연히 둘째는 그게 불만이지만 그로 인해 위축될 수 밖에 없고
멋지고 당당하게 자라는 대신 자신의 생각을 숨기고 참아야 하는 아이로 자랄거예요.
명조가 잃어버린 컨버스 운동화를 찾으려 하면서 이야기는 진행이 되고,
이 이야기 속에는 윤조를 향한 아빠의 기대도 함께 담겨 있답니다.
아빠는 늘 뭐든지 끝까지 하지 못하고 쉽게 포기해버리는 윤조가 안쓰러워서
하기 싫어하는 보이스카우트도 시키고 함께 산행도 해보지만
그건 윤조의 마음을 조금도 헤아리지 못한 행동이였어요.
결국, 아빠와 윤조는 부딪히게 되고
아빠는 윤조가 좋아하는 레고와 로봇을 모두 가져가 버렸어요.
레고와 로봇에게만 관심이 있을 줄 알았던 윤조가 서서히 변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예요.
고작해야 364일 차이이지만 동생을 위해서 예상하지 못한 행동으로 대응해준 윤조랍니다.
"너, 한 번만 더 내 동생 건드리면 코를 부숴 버린다잉?"
늘 소심하고 못마땅하게 보이던 윤조에게 이런 모습이 있었네요.^^
이후, 윤조는 조금씩 변화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젠 아빠에게도 기꺼히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아이가 되었답니다. 예전엔 생각치도 못한 일이였는데 말이죠.
작가는 형과 차별당해서 늘 부루퉁하던 애가 어느 순간부터 야무지게
자기표현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기특하고 통쾌했다고 해요.
자기표현에 당당하고 다른 사람 앞에 멋지게 서는 개성적인 아이들~!!
따돌림을 당하거나 외로운 아이가 이렇게 되려면 보이지 않는 손이 필요한데
감추고 싶고 모자라는 부분을 다독이고 채워 나가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잘 반영된 따뜻한 성장동화랍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이 한 권의 책이 외로운 아이들에게 큰 힘이 될 것 같아요.
윤조의 쪽지에 대한 아빠의 대응방법도 참 재미있더라구요.
여느 아빠라면 윽박지르거나 큰 소리를 쳤을텐데 아들의 고민에 동참한 흔적이 보이네요.
아빠가 윤조에게 이렇게 많은 일을 시키는 건 게으른 태도를 고치고,
참는 버릇을 키워주고 건강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랬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예요.
그리고, 이제 윤조 대신 둘째인 명조에게 그 마음이 향해질지도 모르겠네요.
뭐든지 시큰둥했고, 레고와 로봇 밖에는 관심이 없던 윤조였는데
이젠 윤조에게도 변화가 오고 있네요.
좋아하는 친구가 생겼고 또 좋아하는 다른 일이 생겼답니다.
아이들은 이렇게 늘 변화하는 것 같아요.
감추고 싶고 모자라는 부분을 다독이고 채워 가면서 자라는 아이들을 기대하는
작가의 마음처럼 아이들도 성장 동화 <고작해야 364일>을 읽으면서
조금 더 당당하고 멋진 아이들로 자라나지 않을까 싶네요.
생각해보면, 아이로 살아갔던 그 시간이 정말 소중하고 행복했는데
우리 아이들도 아이로 살아가는 이 시간이 얼마나 귀한 지 알기를 바래봅니다.
아이의 몸을 키우는 집 밥처럼 아이 마음을 키우는 글 밥을 짓는 작가이길 바라는
엄마 같은 작가 황선미의 앞으로의 작품도 기대가 된답니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