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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ㅣ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43
이상교 글, 한병호 그림 / 시공주니어 / 2014년 8월
평점 :
오랫만에 아주 반가운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신간을 만나게 되었어요.
우리나라 대표 아동문학가인 이상교 작가님의 시가 우리나라 대표 일러스트레이터인
한병호님의 그림과 만나서 한 권의 아름답고 서정적인 시 그림책으로 탄생했답니다.
생명과 집에 대한 따뜻하고 정겨운 시선을 담은 <빈집>은 읽을수록
빈집에 따스한 온기가 차오르는 것처럼 마음 한켠에도 따스한 온기를 갖게 하는 것 같아요.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43>
빈집

이상교 글 / 한병호 그림
'빈집'은 이상교 작가님의 '산하'에 수록되었던 시랍니다.
늘 작은 생명들에 주목하고 그들의 숨은 이야기를 한 편의 시와 동화로 표현해 온
이상교 작가님의 맑고 순수한 시선이 담겨 있는 작품이기도 해요.
오막살이여도 내 집이어서 제일 좋은 우리집이었는데
사람들은 그런 집을 그냥 두고 떠나버리고 그 집은 곧 차가운 기운이 감도는 빈집이 되어 버려요.
이상교 작가님은 빈집 구경을 하다가 빈집 안에 가득한 작은 생명들의 따뜻한 온기와
맑은 가을볕을 느꼈고 그 느낌이 자연스럽게 '빈집'이라는 시로 탄생을 했다고 하네요.

할머니, 아기, 장롱, 항아리, 강아지 집
다 데리고, 가지고
이사를 가면서
집은 그냥 두고 가더란다.
이상교 님의 생명과 집에 대한 따뜻하고 정겨운 시선이 담겨져 있는
아름답고 서정적인 시 '빈집'이랍니다.
떠남과 정착, 작별과 만남의 공간인 빈집에 한병호 화가의 잔잔하면서도 부드러운 그림이
더해져 이 가을에 마음 가득 따스함을 전해줄 아름다운 시 그림책으로 탄생했어요.

한때 사람들의 따스한 온기로 가득했던 집이 쓸쓸한 빈집이 되었지만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에 동물들이 우리 모두 함께 살러 가자고 모여들고 있어요.

들깨, 엉겅퀴, 도깨비바늘이 어느새 빈집을 지키는 장면을 참 아름답게 표현한 부분이예요.
"그래서 말인데, 얘들아, 우리가 살러 가자. 대신 살러 가자."
풀머리에 얹힌 볕살이 눈부신 그런 맑은 가을날 빈집에 따스한 온기가 가득차고 있었답니다.

우리 6살 홍군과 <빈집>을 여러 번 읽어보았는데 처음 읽을 때는 참 난감했어요.
분명 엄마가 보기엔 따뜻하고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시가 담긴 그림책인데
우리 홍군은 그 느낌을 잘 전달받고 있는 걸까 우려 아닌 우려를 했거든요.
근데... 엄마와 책을 읽고 나서 이렇게 혼자서도 책을 읽어보는 아이를 보고서는
이제 이 아이도 시의 느낌을 알 만큼 컸구나 싶었답니다.

시와 함께 하는 시 그림책이라 우리 홍군이 혼자 읽을 수도 있더라구요.^^
할머니, 아기, 장롱, 항아리, 강아지 집
다 데리고, 가지고 이사를 가면서
집은 그냥 두고 가더란다.
<빈집>은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며 살았던 집이 사람들이 떠나면서 홀로 남은
'빈집'에 대한 이야기랍니다.
이상교 님의 따스하고 서정어린 시와 한병호 화가님의 잔잔하고 부드러운 그림이 만나서
따스한 온기가 가득 느껴지는 아름다운 시 그림책이 되었어요.

오막살이여도 내 집이어서
제일 좋은 우리 집이라고
자랑삼을 땐 언제이고.
그림을 보면서 시를 읽어나가는 우리 홍군~
시 내용처럼 모두 떠나고 남은 빈집은 정말 쓸쓸하고 차가운 기운이 감돌고 있어요.

다락, 툇마루, 문지방
댓돌이 울더란다.
미닫이문이야 속으로 울었겠지.
오막살이여도 내 집이여서 좋다고 할 때는 언제고 떠날 때는 그 집을
미련없이 버리고 가서 집에 남아있는 다락, 툇마루, 댓돌이 울어대네요.
이사 가는 걸 끝까지 지켜본 대문조차 서운해서 열려 있는 그대로 랍니다.

그래서 말인데 얘들아,
우리 모두 함께 살러 가자.
안마당, 부엌 아궁이 앞, 지붕 위도 좋아.
툇마루 밑도 괜찮아.
들깨야, 엉겅퀴야, 도깨비 바늘아,
우리가 살러 가자.
아무도 살지 않는 빈집에 동물들이 하나 둘 모여들어 자리를 잡고,
들깨와 엉겅퀴, 도깨비바늘이 함께 어우러져 따스한 온기가 가득한 '빈집'이 되어갑니다.

썰렁하고, 차가운 기운이 감돌았던 빈집이 이제는 따스한 온기가 가득한 '빈집'이 되었어요.
작은 생명이 모여 전에 살았던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집 안에 따스한 온기를 가득차게 만들었답니다.

책을 읽어보고 뒷 부분에 나와있는 '빈집'이란 시를 읽어보고 있는 홍군이예요.
엄마의 생각보다 '빈집'이란 시를 더 좋아하는 아이라서 흐뭇했어요.



책을 읽고 어떤 독후활동을 해볼까 생각하다가 사람들이 떠난 빈집을
작은 생명들의 따스한 온기로 가득한 '빈집'으로 표현해보기로 했어요.
책에 있는 '빈집' 그림을 스캔해서 프린트해서 준비하고 그 집에 면봉 찍기로
나무와 작은 풀과 꽃들을 표현해주었답니다.



그림을 오려서 화지에 붙혀주고 '빈집'이라는 시를 읽으면서
우리 홍군이 제일 마음에 드는 부분을 색종이에 적고 저렇게 붙혀서 완성했답니다.
벽에 걸 수 있게 고리를 만들어서 거실 벽에 걸어두었어요.^^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시리즈는 우리의 정서가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참 좋은데
이번에 아이와 함께 읽어본 <빈집>은 따스하게 내리쬐는 가을볕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들과 그림책을 읽으면서 시를 접했던 기억은 별로 없었는데
생명과 집에 대한 따뜻하고 정겨운 시선이 담긴 시 그림책 <빈집>은
그림책 뿐만 아니라 시로도 우리 홍군을 사로잡았답니다.
수많은 생명들이 볼품 없는 공간을 온기가 가득한 공간으로 바꾸어가는 작은 기적을 접하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향한 따스한 시선을 아이와 함께 느껴보는 것도 참 좋을 것 같아요.
<시공주니어 북클럽에서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