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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어스, 어디 있니? ㅣ 알이알이 명작그림책 28
존 버닝햄 글.그림, 김정희 옮김 / 현북스 / 2013년 12월
평점 :
영국 3대 그림책 작가 중 손꼽히는 존 버닝햄의 신작 <줄리어스, 어디 있니?>를 만나봤어요.
우리에겐 <검피 아저씨의 뱃놀이>, <지각대장 존>, <알도> 등의 작품으로
잘 알려져있는 작가로 아이들의 세계를 잘 이해하는 작가로 평가받고 있답니다.
[알이알이 명작그림책 28]
글, 그림 존 버닝햄
<줄리어스, 어디 있니?>는 아이들의 세계를 잘 이해한 작가의 심리가 반영된 그림책인 것 같아요.
우리는 식사 시간에 아이들이 제 때 자리에 앉지 않으면 버릇이 없다고 나무라거나,
꼭 같이 밥을 먹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줄리어스, 어디 있니?>에 나오는 부모들은 그렇지 않더라구요.
"오늘 아침은 버섯 스크랩블 에그랑 콘플레이크, 그리고 시원한 오렌지 주스예요.
줄리어스는 어디 있죠?"
이 날 아빠는 줄리어스를 불렀고, 온 가족이 한 자리에 앉아 아침을 먹었어요.
"점심은 정어리 샌드위치, 롤빵과 버터, 토마토이고 후식은 없어요.
줄리어스는 어디 있죠?"
줄리어스는 의자 세 개, 낡은 커튼, 기다란 빗자루로 작은 집을 만들었다고
함께 점심을 못 먹는다고 하네요.
우리 같으면 빨리 밥 먹고 하라고 성화를 냈을텐데 책 속에 등장하는 엄마와 아빠는
그걸 인정하고 오히려 점심을 줄리어스에게 가져다 줘요.
저녁식사 시간이 되었어요.
줄리어스는 이번에는 지구 반대편으로 가는 구멍을 파는 중이라
지금 당장은 이 저녁을 못 먹는다고 하네요.
그래서, 엄마는 지구 반대편으로 가는 구멍을 파고 있던 줄리어스에게 저녁을 가져다주었어요.
<줄리어스, 어디 있니?>는 식사 시간마다 자유롭게 상상력을 펼치는 줄리어스의 세계를
들여다 보는 재미가 있고 그 상상력의 세계를 나무라지 않고 바라봐주는 부모를 보며
또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그림책이예요.
아이들은 많은 시간 자기 만의 세계에 흠뻑 빠져있기도 하지요.
때로는 중앙아프리카의 롬보봄보 강에 있는 하마들에게 양동이에 담긴 진흙물로
몸을 식혀주기도 하고, 러시아 어딘가에 있는 노보스키 크로스키의 꽁꽁 언 황무지를
건너는 늑대한테 눈 뭉치를 던지고 있기도 해요.
<줄리어스, 어디 있니?>를 읽어보는 아이들에겐 아이들만의 무한한 상상력에 동참하게 하고,
줄리어스와 함께 아이들만의 세계로 여행을 떠난 듯한 느낌을 주는 그림책이 아닐까 싶어요.
우리 홍근군과도 재미있게 읽은 그림책이고,
책을 읽으면서 줄리어스와 함께 아이만의 세계에 흠뻑 빠져버린 홍근군이었어요.
매 식사시간 마다 등장하는 줄리어스의 세계는 정말 놀랍더라구요.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상상력을 키워주는 건 참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 그림책을 아이와 함께 읽어보면서 너무 틀에 아이를 맞춰 키우는 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해봤어요.
티베트 근처 어딘가에 있는 창가베낭 산 꼭대기에서 해 뜨는 모습을 보고 있는 줄리어스,
노보스키 크로스키의 꽁꽁 언 황무지를 건너는 늑대한테 눈 뭉치를 던지고 있는 줄리어스...
모두 아이들만이 가질 수 있는 특별한 세계인데 그런 아이들 세계를 잘 이해하는
존 버닝햄의 마음이 부럽기만 하네요.
"저녁은 양파, 감자, 당근을 넣고 끓인 양고기 요리이고,
후식은 아주아주 부드럽게 찐 푸딩이에요."
줄리어스는 지금 낡은 커튼과 의자와 기다란 빗자루로 집을 짓고 있을까요?
지구 반대편으로 가는 구멍을 파고 있을까요?
피라미드를 올라가는 중인 낙타의 등에 타고 있을까요?
......
오늘 밤에 줄리어스는 가족들이랑 저녁을 먹고 있다고 하네요.
아이들의 세계를 인정하고 받아들여주고 기다려주면
언젠가 아이는 꼭 자신의 자리로 돌아온다는 메시지가 아닐까 싶기도 해요.
<줄리어스, 어디 있니?>는 영국 3대 작가로 손꼽히는 존 버닝햄의 작품으로
아이들의 세계를 잘 이해한 그의 작품관이 잘 반영된 그림책이랍니다.
그림책을 읽다보면 아이들의 무한한 상상력에 흠뻑 빠지게 되고,
아이들을 조금씩 이해할 수 있는 마음도 생기는 것 같아요.^^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면 역시, 존 버닝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