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하는 날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39
홍진숙 글, 원혜영 그림 / 시공주니어 / 201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은 빨래도 세탁기를 돌려서 쉽게 해버리지만

이런 세탁기를 사용하기 시작한 게 불과 얼마되지 않았다고 하지요.

 

제가 어렸을 때 세탁기가 나오기 전에는 손빨래를 하긴 했었는데

옷을 뜯어 빨았던 옛날에는

빨래를 털고 치대고 말리고 두드리고 다리고 꿰매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옷을 입을 수 있었다고 하네요.

저희 시어머님이 가끔 들려주시던 지난 시절에도 그랬다고 하시더라구요.

 

요즘 아이들은 주로 빨래는 세탁기가 해주는 걸로 알고 있는데

잊혀져가는 우리의 옛 빨래하는 과정을 아이들과 함께 살펴볼 수 있는

우리 정서가 깃든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빨래하는 날>을 소개해 드릴께요.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39

 

오랜시간 그림책을 기획하고 만들었던 홍진숙 작가는 실제로 <빨래하는 날>의 아이처럼

엄마의 빨래하는 과정을 도우며 엄마의 생활 철학을 보고 자랐다고 해요.

요즘 아이들에게 옛 빨래과정을 통해 옛 어른들의 생활모습과 생활철학을 들려주고 싶었던

작가의 바램을 목판으로 아름답고 잔잔하게 담아낸 우리 걸작 그림책이랍니다.

 

 

▷▶ 생생 책읽기 ◀◁

 

 

오늘은 우리 집 큰 빨래하는 날!

이불 홑청도 벗겨 내고 벽장 가리개도 떼어 내고 새로 짜 둔 베도 꺼내는 날이예요.

엄마가 집 안 구석구석 빨랫감을 털기 시작하면 우리는 신이 나요.

 

책을 펼치면 우선 목판으로 표현된 아름답고 잔잔한 그림이 눈에 띄더라구요.

우리의 정서를 잔잔하게 잘 표현하고 있어서 아이들의 정서에도 참 좋을 것 같아요.

 

 

 

우리 홍근군이 이 책을 참 좋아하더라구요.

엄마하고 몇 번 읽는 동안에 빨래 하는 과정을 다 외워버렸다지요.^^

지금이야 손빨래를 하는 경우는 드물고 거의 세탁기로 빨래를 해서

아이들이 우리의 옛 빨래 과정을 보는 게 참 어렵게 되어 버렸어요.

 

 

 

엄마가 잿물에 삶은 빨래를 이고 가면 아이들도 졸졸 따라가요.

엄마는 빨래를 치대고 방망이로 두들겨요.

 팡팡 두들기고 싹싹 문지르면 정말 빨래가 깨끗해지지요.

 

요즘 아이들에겐 참 낯선 풍경이지만 저도 어린 시절 한때 이런 추억이 있어요.

외할머니댁에 가면 외할머니가 이렇게 냇가에서 빨래를 치대고 방망이로 두들기셨거든요.

 

 

 

엄마가 마당에 빨래를 탁탁 펴서 말리고 있어요.

엄마는 빨래 말리는 일을 "햇빛에 밝군다."고 하네요.

마당 가득 바람에 펄럭이는 빨래

그리고, 빨래가 마르는 동안 재미난 숨바꼭질을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참 정겨워요.

 

 

 

햇볕에 바싹 마른 빨래는 빳빳하고 참 따뜻한데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네요.

엄마는 속까지 쏙쏙 마른 빨래를 풀함지에 다시 넣고 조물조물 주물러요.

그래야 때도 덜 타고 구김살이 덜 생긴대요.

 

엄마 곁에 늘 함께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이네요.

엄마의 빨래 하는 과정을 보며 자연스럽게 엄마의 수고를 알게 되고

엄마를 도우면서 교육이 자연스럽게 생활속에서 이뤄졌을 것 같아요.

 

 

 

하늘이 어둑어둑해지면, 엄마는 풀 먹여 말린 빨래를 장독대에 널어요.

저녁 이슬을 머금어야 빨래가 꼽꼽해진대요.

 

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자연이 함께 하는 우리의 옛 풍속을 알아볼 수 있는

우리 걸작 그림책 <빨래하는 날>은 목판으로 잔잔하게 표현된 그림과 어우러져

책 곳곳에 이렇게 우리의 따스한 옛 정서가 묻어나네요.

 

 

 

엄마가 책을 읽어주는 동안 우리 홍근군 책에서 눈을 떼지를 않네요.^^

지금 뭐하고 있는걸까? 하고 물어보니 빨래를 밟고 있대요.

 

잘 밟을수록 이슬이 고르게 스미고, 그래야 빨래의 숨이 탁 죽어 구김살이 없어진대요.

예전에는 빨래하는 과정이 수고롭긴 했지만 엄마 혼자만의 몫은 아니였어요.

할머니도 함께 하시고, 아이들도 함께 하면서 윗 세대가 살아온 경험을

아랫세대가 자연스럽게 학습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을 것 같아요.

 

 

 

 

또드락 똑딱, 또드락 똑딱! 또드락 똑딱, 또드락 똑딱!

이제는 빨래를 다듬이돌 위에 놓고 방망이로 두들겨야 하네요.

깊은 밤 정적을 울리는 다듬이질 소리가 참 정겨울 것 같아요.

우리의 정서를 아름답고 잔잔하게 잘 표현한 그림과 정겨운 글이 어우러져

그 옛날 우리 네 잊혀진 풍경을 잘 느끼게 해주고 있지 않나 싶어요.

 

 

 

방망이질이 끝나면 이제 바느질을 해야 하네요.

바느질을 하면서 엄마는 엄마의 어렸을 적 이야기, 엄마의 엄마 이야기,

그 엄마의 엄마 이야기 들을 들려줘요.

엄마가 옷을 꿰매면 아이들은 그 곁에서 놀면서 자연스럽게 옷 만드는 법,

이불 만드는 법을 배워요.

 

 

 

엄마는 옷을 바느질 하기 전에 불에 달군 인두를 꾹 눌러 솔기를 만들어요.

그래야 조각조각 깨끗하게 덧대어 꿰맬 수 있대요.

 

얼마 전에 우연히 화로와 인두를 보았던 우리 홍근군

이제 화로와 인두의 쓰임새를 알게 되었네요.

 

"옛날에 다리미가 다듬이보고 '네가 아무리 곱게 한다고 두들기고 시끄럽게 해도

내가 지나가야 칭찬을 듣는다.'고 했단다."

 

할머니와 어머니 곁에서 빨래하는 과정을 도우면서 자연스럽게

선조들의 생활철학도 함께 배워가는 아이들이었네요.

 

 

 

저고리, 치마, 바지, 두루마기, 배자, 속옷, 버섯, 옷고름, 대님, 주머니, 댕기...

머리에서 발끝까지 모두 삶고 빨고 치대고 두들기고 말리고 밟고 다리고 꿰매면서

손질한 옷들이랍니다.

 

엄마의 손길, 할머니의 손길, 햇빛과 바람과 물과 이슬 같은 자연의 손길이 묻어있어

더욱 예쁘고 소중한 옷들이 완성이 되었어요.

 

우리 홍근군 엄마와 함께 <빨래하는 날>을 읽으며 어느덧 우리의 옛 빨래과정을

알아서 엄마에게 말하더라구요.

 

아이에게 우리의 정서를 느끼게 해줄 수 있는 우리 걸작 그림책 정말 좋은 것 같아요.

 

 

▷▶ 생생 독후활동 ◀◁

 

우리 홍근군과 어떤 책놀이를 해볼까 고민하다가 빨래널기 교구를 만들기로 했어요.

 

 

 

순조롭지 못한 진행과정을 겪고 완성된 빨래널기 교구랍니다.

요즘 우리 홍근군이 빨래널기를 너무 좋아해서

엄마가 빨래를 널고 있으면 함께 하려고 해요.^^

 

 

 

엄마가 부직포로 간단하게 우리의 옛 옷을 만들어줬어요.

급히 만든지라 이쁘지는 않지만 좋아하는 홍근군이예요.

 

 

 

이번에는 빨래널기 교구를 만들 차례예요.

빈 상자 모서리 4개에 나무 젓가락을 붙히고 폰폰이를 붙혀주고 있어요.

하지만, 이 교구는 나무젓가락이 자꾸 떨어져서 실패...ㅠ.ㅠ

 

 

 

만들어 둔 스티로폼 국기 교구에 나무 젓가락을 꽂아서 완성된 빨래만들기 교구랍니다.

스티로폼에 나무 젓가락을 꽂고 빨래줄을 매달면 완성이예요.

우리 홍근군 신나게 빨래를 널어보고 있어요.

 

 

 

남자아이인데 왜 이렇게 빨래널기를 좋아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빨래를 다 널고 나더니 이제 다 말랐다고 걷어서 풀을 먹여야 한다고 말하는 홍근군이예요.

풀을 먹이고 장독대에 말려야 한다면서 집에 장독대가 없는데 어떡하지 하고 물어보네요.

여건이 되면 우리의 옛 빨래하는 과정을 아이들과 함께 해봐도

참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은데 아쉽지만 여기까지만 해봤어요.

 

 

 

책 뒤쪽에 이야기에 나오는 살림살이를 보며 우리의 옛물건을 살펴보기도 했어요.

엄마가 알려준 우리의 옛물건 이름을 기억하는 홍근군이네요.

 

목판에 담긴 질팍한 우리 삶과 조상들의 생활지혜를 함께 알아보며

우리의 옛 문화가치를 알아갈 수 있는 우리 걸작 그림책 <빨래하는 날>이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