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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는 책을 집어삼킬 것인가 - 삶을 위한 말귀, 문해력, 리터러시
김성우.엄기호 지음 / 따비 / 2020년 4월
평점 :
엄기호 책을 읽다보면 세상을 보는 눈의 밝음에 늘 놀란다.
특히 마치며 "말 걸기에서 응답하기로, 삶을 향한 연구방법론으로서의 대담"이 좋았다.
"대화는 서로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응답하는 것"
대화에 대한 엄기호의 정의를 되새기면서, 그동안 내가 많은 사람을 만나고 대화한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응답을 한 게 아니라 내 말만 하고 상대 이야기는 건성으로 들었으니 제대로 된 대화를 한 게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화에서는 그 무엇도 '태초'로 존재할 수 없으며 가장 먼저 존재하는 것조차 첫번째로 존재하는 것에 대한 응답으로서 두번째라는 점이다".
이 대목에서는 엄기호는 문화인류학을 공부하는 사람이지만 신학에도 말걸기를 한다고 느꼈다. 태초에 말씀이 있었다는 요한복음의 첫 구절과 엄기호의 이 이야기를 곰곰히 성찰하면 근사한 '대화' 신학이 태동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제 '야매' 신학도 그만둔 지 오래이니, 아직 신학을 공부하는 분이 엄기호와 '대담'해봐도 좋겠다.
코로나19로 온라인 개학을 하면서 미디어 리터러시 얘기가 한창인데,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좋은 삶을 위한 리터러시'를 바탕에 둔다면 더 풍성한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