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가 만난 유령 - 유령에 대한 회고록
존 켄드릭 뱅스 지음, 윤경미 옮김 / 책읽는귀족 / 2016년 7월
평점 :
1898년 출간된, 소위 말하는 19세기 유령소설이다. 작가인 뱅스는 당시 '뱅스 판타지'라고 불리우는 유령에 관한 작품들을 잡지에 싣던 편집가였다.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산문처럼 쓰여졌다. 책 제목에서부터 '유령에 대한 회고록'이라고 일컫지 않은가.
일상에서 보일 법한 현상 또는 상상들을 유령과 교묘하게 접목시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야기는 마치 작가가 직접 우리에게 말하듯이, 어쩔때는 대화를 나누다 삼천포로 빠지듯한 대목들도 더러 있다. 실제로 주변 사람들이 자신이 직접 겪은 귀신이야기를 할 때면 으레 그렇듯 '믿기 힘들겠지만 내 말은 사실 그대로이다' 등의 컨셉으로 계속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데, 그 태도가 사뭇 진지하기에 더욱 웃음을 자아내지 않았나 싶다. 가끔은 정말 사실이었을까 하는 부분도 꽤 있었다.
살아생전 인문학에 조예가 깊었던 작가라는데 글쎄, 이 작품에서 인문학적 요소를 보기는 어려울 듯 싶다. 하지만 인문학 책 못지 않는 세련된 구성과 일목요연한 전개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사실주의적이고 모던한 유령 소설" 이라는 모순적 표현이 붙을 만큼 해학적인 책이다. 잠들기 전 한 챕터씩 읽고 기분 좋게 웃으며 잤던 것 같다. 이럴 수 있는 유령 이야기가 얼마나 있겠는가. 미국드라마 '슈퍼내추럴' 같은 드라마적인 연출에도 꽤 어울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