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보이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7-1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7
앤드루 테일러 지음, 박아람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629페이지에 달하는 육중한 몸매의 책.

홈즈를 연상시켜주는 옛 런던이 배경이라는 점, 모든 사건의 열쇠를 쥔 사람이 '애드거 앨런 포'라는 점....등...

많은 기대를 안게해주는 책이었다.

 

하지만, 이런 것이 바로 "느림의 미학을 추구하는 정통 추리소설" 이라는 것일까....

그래도 너무 느렸다. 300페이지가 넘어가고 나서야 비로서 추리물다운 느낌이 들었다.

왜 600페이지가 넘어가는 작품이 2권이아닌 1권으로 출간됐는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물론 앞선 300페이지가 재미없진 않다.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이야기속에 푹 젖어들게 하는 부분이다. 주인공의 시점이 완벽하게 이해되도록 도와주는 부분.

그렇다 하더라도 이 소설을 추리소설로 치기에는 무리가 있어보이긴 하다.

 

주인공 '톰 레이놀즈 쉴드'의 비망록을 '잭 루이스피지' 대위가 후에 발견하여 책으로 각색한듯한 짜임이다.

'찰리 프렌트'와 '애드거 앨런 포'의 교사를 맡게 된 쉴드선생은 화장지에 물 젖듯 알량한 신사들 사이의 추악한 세상에 관여하게 된다.

쉴드가 겪은 살인사건을 포함한 일련의 사건들이 마치 일기장에 쓰여진 일상처럼 느껴진다. 긴박감은 굉장히 부족하다.

부록으로 실린 잭 대위의 말을 듣고 나서야 오히려 앞서 읽었던 이야기들이 더 흥미로워지는 느낌이다.

잭 대위 왈,

"쉴드는 첫 장에서 읽는 사람을 사건의 중심에 던져 넣고, 마지막 장에서는 거의 문장을 끝내지도 않은 채 읽는 이를 그저 방치해둔다"

 

역사적 사실을 재구성한 소설이기에 책의 후기까지 마저 읽고 나면 신기한 느낌이 물씬 든다.

"과연~? 정말~?"

추가로 인터넷 검색을 하며 호기심의 충족을 완료시키는 재미가 있다.

 

역사 속에 감춰진 이야기를 끄집어내어 각색하다보니, 장르적 한계를 초월한 추리물이 된 듯하나,

한계를 너무 초월한 나머지 장르가 바뀌지 않았나하는 생각마저 든다.

또한 책 표지의 소개글에서처럼 애드거 앨러 포가 사건의 중심에 있었다는 생각은 읽는 내내 하지 못했다....

내가 부족한 것일수도 있으나, 역시 부록을 읽고 나서야 "아~ 이래서~..........흠......"  정도의 반응이 나왔을 뿐이다.

 

기대가 컸던 만큼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많았던 소설이었으나,

무엇보다 읽는 즐거움은 매우 컸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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