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병원영어 이야기 - 미국 드라마로 배우는 기초 필수 영어회화
이근영 지음 / 키출판사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나는 영어 관련 책자에 관심이 없다. 영어 잘 하는 법, 패턴 어쩌고 저쩌고, 이것만 하면 된다, 몇 주 완성... 믿지도 않고 내게 수준을 맞추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내게 필요성 측면에서 완벽하게 들어맞는다. 너무 가려웠던 부분을 긁어주는 책이다. 작가와 마찬가지로 나 역시 의사다. 외국인 환자를 접할 기회가 꽤 많은데, 의료행위 중 사용하는 영어에 대한 개념은 어디서도 배울 수 없더라. 게다가 의학드라마 덕후인 작가와 다르게 나는 의드를 싫어하고, 환자를 보는 짬짬이 책을 편찬할 열정도 없다. 이런 내게 이 책은 가뭄 속 단비나 마찬가지다.

외국에서 아파서 병원에 가게 되는, 굉장히 특수하고 낮은 빈도의 상황을 겨냥한 책이다. 평상시 쓰는 대화보다 쓸 기회가 얼마나 있겠냐만은, 아팠을 경우의 다급함과 이런 경우를 대비한 회화책의 부재는 이 책의 가치를 돋보이게 한다. 내 경우에는 조금 다른 시점에서 더 특별하고 소중한 책이 되었다. 내게는 일상 언어처럼 되어버린 의학용어들 덕에, 일반 사람들에게 어디까지가 어려운 말이고 어느 선까지는 평상시에도 쓰는 말인지 모르게 돼버렸다. 때문에 쉽게 통했을 대화도 괜히 전문용어를 안쓰겠다고 이상하게 돌려서 말하는 바람에 소통을 방해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 외 여러가지 이유에서 진료 중 사용하는 영어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절실하던 터였다.

인체 및 건강, 병원 이용에 관한 기본적인 어휘가 잘 정리되어 있다. 총론 개념으로 먼저 아웃라인을 잡고 각론처럼 각 과별로의 상황에 맞춘 의드 속 대화들이 실려 있다. 의사에게 어떻게 내 아픔을 설명해야 하는지, 그리고 dialog 형식이기에 의사의 질문 역시 제시되어 있어 내게는 정말 큰 도움이 된다. 매일 조금씩 하던 영어 공부 시간에 기존의 교재를 잠시 덮어 두고 당분간 이 책을 반복할 것이다. 통째로 외워버리고 싶은 책은 처음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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