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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그림 인문학 - 오늘, 우리를 위한 동양사상의 지혜
박홍순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8년 7월
평점 :
내가 기대했던 바와 많이 다른 책이다. 옛그림을 소재로 동양사상을 소개하는 책일거라 예상했다. 박홍순 작가의 <생각의 미술관>이 주었던 감흥을 떠올리며, 동양화를 통한 인문학 이야기일거라 잔뜩 기대를 했었다. 접해본 적 없는 다양한 우리의 옛그림이 전시된 미술관에서, 인문학자의 멋진 큐레이팅을 받을 수 있는 기회일거라 생각했건만, 아쉽지만 이 책은 그렇지 않다.
옛그림은 삽화의 수준을 넘지 못한다. 매 챕터 시작마다 동양사상을 소개하기 위한 관심끌기 목적이라고나 할까. 그마저도 챕터를 대표하지 못하고 소개 단계에서 역할이 끝난다. 마치 스타강사가 스크린에 동양화를 한 장 띄어놓고 강의의 물꼬를 트는 듯하다.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것은 그림보다 더 많이 삽입된 고전들이며, 마무리에서는 앞서 소개된 그림과의 연관성을 찾기 힘들다.
부제로 씌여진 '오늘, 우리를 위한 동양사상의 지혜'라는 문구가 이 책에 대한 정확한 표현이다. 동양사상을 거울 삼아 과거로 현재를 비추고, 이를 통해 우리를 발전시킬 수 있는 앞선 지혜를 만난다는 것이다. 작가를 좋아하고 그의 지식을 존경하지만, 미안하게도 이런 컨셉의 책은 전혀 내 취향이 아니다. 전혀 새롭지도 않지 않은가. 잘못된 선전과 그에 맞춘 제목 선정에 제대로 속은 느낌이다.
책의 내용은 훌륭하다. 동양 인문학을 다룬 책으로서 손색이 없다. 스타 강사의 인문학 강의를 듣는 듯한 기분도 느껴진다. 다만 전시관에 왔다가 큐레이터에게 강의만 듣고 가는 듯한 느낌이 매우 불쾌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