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주가의 대모험 - 1년 52주, 전 세계의 모든 술을 마신 한 남자의 지적이고 유쾌한 음주 인문학
제프 시올레티 지음, 정영은 옮김, 정인성 감수 / 더숲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유쾌한 음주 인문학


술은 유사 이례 인간과 잠시도 떨어져 본 적 없는 역사의 산 증인이다. 장인정신에 의한 문화이자 예술이며, 기술 발달에 따른 과학적 유산이기도 하다. 희노애락을 함께 하는 친구이며, 인간의 악한 본성과 손을 잡기도 하는 적이다. 나라를 대표하는 아이콘이며, 시대에 맞춰 흐르는 트렌드다. 술은 내게 있어 사랑이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나처럼 술을 즐기기에만 급급한 이들에게 진정한 애주가가 될 기회를 준다. 아는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아는만큼 마실 수도 있겠다. 버번, 럼주 등 책과 영화에서 자주 접했지만 아는 바 없는 술들. 위스키, 와인처럼 툭하면 마셨지만 알기에는 어려웠던 술들. 소주, 맥주처럼 옆에 끼고 사는 술들. 그 외 수많은 술들에게 첫인사 정도 할 수 있는 책이다.

아쉬운 점은 명백하다. 술에 대해 소개를 받은 것까지는 좋은데, 새로 알게 된 술과 친해질 기회를 만들기 어렵다. 책을 탓하는 것이 아니다. 환경이 아쉽다. 책을 읽으면서 수시로 휴대폰 검색을 했다. 구해서 마실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 부단히 노력했지만 결과는 참담하다. 그렇게 시무룩해 가던 중 뒤통수를 때리는 글귀가 있더라.


" 음주는 천천히 그 순간을 즐기는 것이며,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즐기는 것이다. "


어서 맛보고 싶어 정신 없던 나는 아직도 애주가로서의 면모를 갖추지 못한 것이다. 소주와 맥주를 나만의 비율로 섞어 양껏 마시는 나에게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1년 52주, 전 세계의 술과 사랑을 하고 다닌 이 남자처럼 술이 말해주는 이야기에도 귀 기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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