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죽음이란 존재에 큰 공포감을 느꼈었다.
막연히 두렵고 말로 표현 못했던 감정에 대해 작가는 정확히 표현해냈다.
'내가 속할 수 있는 고정된 세계가 없다는 사실'
그건 당장 죽어도 계속 흘러갈 시간과 세계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내가 언제든 대체가능한 존재로서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 같은 기분..
삶의 주인이 내가 아닌, 잠시 빌려 사는 이방인 같다 느꼈었다
그렇기에 의욕도 없고, 매일매일을 버티는 감각으로 살았었다.
그런데 작가가 불현듯 깨달았다는 사실은 나에게도 큰 위로가 되었다
내가 세상을 살아가기 딱 알맞은 조건의 존재라니,
백마디 말보다도 안정감을 주는 구절이었다
나는,우리는 이 세상에 딱 맞는 조건으로 태어나 살아가고 있고
이건 절대 당연한 일이 아닌걸!
요즘에 와서 사람들은, 철학은 어렵고 삶의 부가적 요소라 말하곤 한다
하지만 앞으로의 삶에 대해 고민하고 나에 대해 고찰하는 인간이라면
우린 모두 작은 철학가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삶과 생명,존재에 대한 가치 따위의 이야기는 골치 아픈 논제가 아니란 걸
나이 성별 상관 없이 지구 위에 살아가는 누구나 고민해볼 주제란 걸 가볍고 다정하고 쉽게 건낸다
나는 어떤 존재인거지?
가장 원초적이며 학창시절부터 꾸준히 답을 찾지 못한 난제다
책을 읽으며 온갖 현학적이고 어두운 생각을 하던 시기에 이 책을 읽었다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들며,
나와 같은 청소년시절을 보낸 친구들 혹은 그런 시기를 보내고 있을 청소년들이 읽기에 좋은 철학입문서로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