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란 것은 인간의 고유한 영역일까. 반려동물을 한번이라도 키워본 경험이 있다면 단박에 아니오 라고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동물들도 좋고 싫음의 명확한 표현이 있고 조금 더 복잡한 감정의 표현과 함께 때로는 슬프거나 우울함을 겪기도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인간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동물들에게뿐만 아니라 드넓은 자연에 원래부터 있어왔던 그들 역시 희노애락을 겪으며 살아가는 존재들이다. 동물의 감정이 어떠한지, 그리고 그것을 알아차리는 것이 왜 중요한지에 대한 흥미롭고도 심오한 주제의 책을 만났다. 그나마 감정 표현에 자유로워보이는 포유류와 같은 대동물의 감정은 그 종류나 깊이, 이유에 대해 연구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에 동의한다. 신경기관이 없는 곤충이나, 하물며 식물도 감정이 있다는 사실들에서는 생물과 생명체의 심오함까지 느낄 수 있었다. 무려 식물은 지능이나 감정이 있느냐 없느냐의 범위를 넘어서 왜 그런 능력이 발달했는지 이유를 묻는 연구의 단계로 진행중이라니 과연 인간만이 고등한 생물이라고 우쭐대며 살 수 있는가에 대한 근원적 의문이 들기도 했다. 책의 중간중간에 다양한 동물들이 수많은 감정을 표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이 많이 나오는데 유독 죽음이나 애도에 관련된 부분들이 나올 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텅 비어버리는 느낌을 받았다. 오랜 세월을 함께 한 주인이자 친구였던 사람이 죽고난 뒤 충격과 상실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스스로 생을 놓아버린 강아지의 이야기에서, 애도의 감정만을 느끼고 동물로서의 삶을 '본능적으로' 살아갈 것이라고 생각했던 내 판단이 얼마나 오만했던 것인지 반성했다. 동물들이 슬픔을 겪고 표현하더라도 '동물이니까' 곧 잊었을꺼라고 섣불리 단정짓는 것부터 동물의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이기에, 이 책을 좀 더 마음 깊이 새기며 읽어볼 수 있었다. #동물의감정은왜중요한가 #마크베코프 #두시의나무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이 포스팅은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