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개의 이름은 아무도 모른다
가에쓰 히로시 지음, 염은주 옮김, 기타무라 다이이치 감수 / 북멘토(도서출판)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래전 남극을 탐험하던 일본인들과 개, 그리고 불의의 사고로 두고 올 수밖에 없었던 개들의 운명, 기적같이 살아서 돌아온 개 두마리에 대한 이야기는 어디선가 들어봄직한 감동적인 옛날이야기 정도였다. 이 책을 읽고 난 지금, 어쩔 수 없었던 운명으로 평생을 마음에 담아뒀어야 했던 한 사람의 이야기, 남극이라는 험하디 험한 곳에서 마지막을 보냈을 개 한마리 한마리에 대한 추모, 그리고 누군가를 표적하여 비난할 수는 없는 비극적인 참담함이 묘하게 얽혀있는 내 감정이 굉장히 복잡하고 가슴 아프다.

가라후토견을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사할린 허스키라는 종이 나온다. 남극이라는 환경에서 가장 잘 버틸 것만 같은 이름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이 책을 통해 여러마리를 개썰매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달리게 만든다는 것은 굉장한 도전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이 책을 읽으면서 감정이 이입될 수밖에 없는건, 개들을 돌봤고 그들을 기억하고 있는 자가 모든 개들의 이름을 불러주며 그들의 특징과 외형, 에피소드들과 그들의 마지막까지 한마리 한마리 소중하게 언급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임무 수행을 위한 도구라고 생각했다면 절대로 이렇게까지 기억하지 못했을 스토리들이 이 책 전반에 걸쳐 새겨져 있다. 가라후토견들은 사람에 의해 버려지고 끝없는 눈밭에서 황망하게 세상을 떠났지만, 남극의 가라후토견이 되었기에 다시 사람에 의해, 사람들에게 영원히 기억될 빛나는 존재가 되었다.

살아남았기 때문에 가장 많이 언급되고 기억될 이름인 타로와 지로가 아닌, 모든 개들이 최선을 다했고 또한 죽어 갔다고 말하는, 남극을 달리던 열여덞 마리의 가라후토견 모두에게 골고루 빛이 비추어지길 바란다는 마지막 생존 월동대원인 기타무라 씨의 말씀이 이 책 그 자체이다. 그리고 타로와 지로를 생존으로 안내하고 끝까지 이끌어주었던 제 3의 개, 가라후토견의 명예와 긍지라고 말해주고 싶은 그 멋진 개가 있었기에 마침내 남극 탐험의 스토리가 완성되었다고 느껴진다.

#그개의이름은아무도모른다 #가에쓰히로시 #북멘토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이 포스팅은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