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이과생들을 위한 허무개그 모음집이다. 이런 내용으로 웃었다는 자체에 대부분은 당황할 것이다. 일단 이과생이 아니고는 절반 이상 내용 이해가 안 될 것이고, 알아들었다 하더라도 웃음코드가 맞지 않는다면 실소도 터지지 않을 내용이 많다. 불행하게도(?) 나는 절반 이상 이해도 되고 (뒷부분으로 갈수록 고등학교 수학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부분이 나와서 안타깝게도 전혀 웃기지 않다. 대부분의 이해 못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개그를 한때 좋아하기까지 했던 사람이라 재미있게 읽었다. 몇몇 파트에서는 인생을 논하는 감동까지 받았으니 이 책의 저자는 다소 나와 코드가 맞는 듯 하다.추울 때는 모서리로 가면 따뜻하다. 모서리는 90도이기 때문이다. 초등학생들 대상으로 하는 학원에서 이 개그를 써먹는다면 과연 어떤 (냉담한) 반응이 나올지 궁금하기도 했다. 다음에 조카를 만나면 꼭 한 번 써먹어봐야 겠다. 싱크와 탱크를 분수로 나타내면 코사인 K가 된다. 실소가 터졌다면 당신은 삼각함수가 아직 기억이 나는 사람이다. 다양한 집합 기호로 되어있는 영화 제목에 내용이 궁금했다면 그 내용은 모래언덕을 누비는 티모시 샬라메가 나오는 영화일 것이다. 이걸 누구한테 써먹어야 그사람도 웃을까 생각했다면 이미 당신은 이 허무개그에 잔뜩 빠졌다. 뒷통수를 탁 치는 인생 명언도 존재한다. 1년 365일동안 목표한 1보다 1프로만 앞서면 엄청난 성과를 거둘 수도 있는 반면, 1보다 1프로만 뒤처져도 아무것도 아닌 결과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은 자못 섬뜩하기까지 하다. '인생은 속도가 아닌 방향이다'는 명언은 빨리 하려 하기보다는 올바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지만, 애초에 속도 자체가 방향이 포함되어 있는 벡터값이라 속력으로 써야 올바른 표현이라는 점은 꽤나 정확해서 아주 마음에 들었다. 부디 이 책이 마음에 드는 사람이 나 말고 또 있기를 간절히 바라본다.#대부분의실수는무리수 #이상엽 #해나무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이 포스팅은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