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정말 정신이 없는 책이다. 아는것도 많고 말도 많은 수다쟁이 친구를 만나 친구가 하는 말을 다섯시간 정도 넋놓고 듣다 보면 기억에 쏙쏙 남는 내용도 있고 너무 어려운 내용도 있고 때로는 친구의 수다에 묻힌듯 정신이 몽롱해질 때도 있지만 헤어지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오늘 하루도 참 즐거운 하루였다 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 모임에 다녀온 느낌. 그게 딱 이 책에 대한 이야기이다.그렇다고 이 책이 정신이 없기만 하냐면 그렇지도 않다. 굉장히 쓸모있고 굉장히 상식을 넓혀주면서 책을 읽는 그 자체만으로도 내가 뭔가 똑똑해지는 느낌이 들만큼 방대한 정보를 담은 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특히 이 책을 읽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짬나는 순간마다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읽으면 된다.개 라는 하나의 단어에서 canine과 cynic이 같은 어원이라는 것, 냉소적이라는 것은 어쩌면 개같은(?) 성격이라는 점. canine은 송곳니 라는 뜻도 있는데 송곳니가 eye tooth이기 때문에 눈 바로 아래에 있는 이 라는 뜻이라는 것, 그래서 송곳니도 내주겠다 는 표현은 목표를 위해서라면 아주 소중한 무언가도 잃을 각오가 되어 있다는 점. houndstooth라는 표현이 있는데 사냥개의 이빨처럼 서로 맞물려 있는 모양, 즉 격자무늬의 옷감을 말한다는 점. 시작은 분명 개 였던것 같은데 왠지 나는 옷감의 이름을 듣고 있는 이 상황이란 무엇인가 굉장히 정신이 없으면서도 꼬리에 꼬리를 무는 끝이 없는 단어와 어원의 바다를 헤엄치는 듯한 신기한 경험을 하게 한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책이다. 시작이 어디인지 끝이 어디인지 알 수 없는 지식과 정보의 향연.오늘은 또 어떤 페이지를 펼쳐보니 유럽과 미국을 넘나들며 도시나 주의 이름의 어원에 대해 소개한다. 미국의 주는 군주의 이름을 따오기도 하고 그 이름을 라틴어식으로 표기하기도 하고 스페인어에서 차용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어원을 가지고 있다. 영국에서는 이렇게 끝나지만 그게 결국 독일어와 스코틀랜드에서도 같은 뜻의 어미로 끝나는 동네 이름이 많은 점,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의 산 이름은 유독 A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틀라스산맥 서쪽 어딘가에 있었다고 전해지는 전설의 대륙 이름은 아틀란티스라는 것. 와... 정말 방대하고 재미있고 쓸모있으면서도 쓸모없는 것이 여전히 정신없는 책이다. 이렇게 나는 화장실에 놓고 싶은 책이 생겼다. 물론, 안좋은 의미가 아니다. 언제나 두고두고 아무 페이지나 펼쳐도 새로운 책이라는 말이다. #수상한단어들의지도 #데버라워런 #윌북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이 포스팅은 컬처블룸을 통해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