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야, 그만 - 이지연 풀꽃그림책
이지연 지음 / 소동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장마가 시작되었다는 뉴스와 함께 오후부터 하늘이 뚫린 듯 비가 엄청 쏟아진다. 타닥타닥 빗소리가 좋다가 밖을 나갈 수 없을 정도로 퍼붓는 비에 내심 야속해진다. 주말인데 비 오니까 나들이가 취소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내 마음을 대변해 주는 그림책이 있어서 읽어보았다.

"비야, 그만" 세차게 외치는 제목에 눈길이 끌어 집어 든 그림책 <비야, 그만> 은 꽃으로 그려져있다. 이지연 작가는 마음이 힘들 때 풀, 꽃, 잎에서 위로를 많고 그 위로를 전하고 싶어서 풀꽃 그림책을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표지 속 비도 자세히 보면 꽃비이다. 꽃 줄기가 얇은 꽃을 모아 비를 표현했다. 우산은 무지개색 꽃을 모은 꽃 우산이고 우산을 든 아이는 풀과 잎으로 이루어져 있다. 풀과 꽃, 잎으로 이렇게 다양한 그릴 수 있는지 신기하고 어떤 풀과 꽃과 잎으로 그린 건지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책에는 축구공을 받은 콩콩이가 나온다. 선물 받은 축구공을 가지고 신나게 놀고 싶은데 밖에 비가 와서 나가지 못한다. 그러다 해가 뜨자 나가서 친구들과 신나게 논다. 놀다가 비가 또 쏟아진다. "비야, 그만"을 외치며 비를 맞으면서도 신나게 논다.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노는 모습에 나들이 가지 못하는 나의 답답함이 해소되었다. 비를 맞아도 즐겁게 놀았던 때가 언제였는지, 마스크 신경 안 쓰고 자유롭게 외출하던 때가 언제였는지, 현실의 제약이 없는 그림책 속 모습이 해방감을 선사한다. 마음껏 뛰놀고 마음껏 돌아다니는 날을 기다리며 집콕하는 아이들, 부모님들, 그리고 그림책을 좋아하는 모든 분들이 <비야, 그만>으로 시원함을 맛보시기를!(압화 작품의 아름다움도 맛볼 수 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도 지킵니다, 편의점 - 카운터 너머에서 배운 단짠단짠 인생의 맛
봉달호 지음, 유총총 그림 / 시공사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편의점 점주의 이야기를 재밌게 담은 <매일 갑니다, 편의점> 후속작으로 <오늘도 지킵니다, 편의점>이 출간되었다. 매일 가는 편의점을 넘어 코로나를 직격타로 맞은 소상공인의 삶을 솔직하고 유머러스하게 담은 에세이이다. 편의점 에피소드를 맛깔나게 해서 인기를 끈 봉달호 작가는 잘나가는 편의점 사장이자 글 쓰는 작가의 삶을 해나가면서, 청천벽력 같은 시련에도 흔들리지 않고 지켜내는 일상을 적었다. 편의점 점주로서의 일상, 작가로서의 일상, 남편이자 아빠 그리고 아들로서의 일상을 지켜내고 있다. 작가가 때론 황당하고 때론 화가 나고 때론 기쁘고 때론 재미있고 때론 감동되는 하루를 만날 수 있었던 건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잘 지켜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런 묵묵하게 지키는 모습이 나에게 감동이 되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사회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끼쳤다. 감염이 잘 되는 코로나 바이러스 특성 때문에 확진자가 발생하면 건물을 폐쇄하고 방역하는 시간을 가졌다. 회사는 재택근무를 하고 소상공인은 가게 문을 열 수 없었다. 가게를 열어도 외출하는 사람이 없어 손님이 없었다. 매출은 급감하고 직원들 월급은커녕 임대료도 내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 일어났다. 그럼에도 작가는 편의점을 통해 얻는 기쁨을 말한다. 감사한 일을 잊지 않는다. 사람 사이의 정을 말하고 함께 이겨내는 힘을 이야기한다.

책을 읽고 '아, 편의점은 물건만 파는 곳은 아니구나, 오고 가는 사람을 살피고 관심을 갖고 인생사를 경험할 수 있는 따뜻한 곳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물건만 사고 나오는 장소로 여겼는데, 편의점에서 일하는 분들은 수많은 손님을 하나도 기억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는데, 나만의 착각일 수 있겠다. 어느 자리에서든 그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로 인해 내가 급할 때 도움받는 게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나는 얼마나 내 자리를 지키고 있을까. 예측할 수 없는 인생에서 흔들릴 때마다 마음이 흔들리고, 생각이 바뀌고, 포기하며 회피했던 것들을 떠올려본다. 조금 더 지켜낼 것을, 조금 더 있어볼 것을. 후회되는 시간들이 있다. 이미 지나가버려 돌이킬 수 없다.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을 다잡고 지금 내가 지켜야 할 것들을 둘러본다. 나의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애쓰고 반족적으로 해나가야겠다. 성실과 반복이 내 인생을 지키는 힘이 된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으니까.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깐 선 좀 넘겠습니다 - 오지랖인 거 압니다만
최원석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지랖은 이 일 저 일에 관심이 많다는 단어이지만 선을 넘는 간섭이라는 뜻의 부정적인 의미로 주로 사용된다. 그럼 착한 오지랖은 무슨 의미일까? 사람과 사람 사이의 보이지 않는 선을 넘어 마음을 쓴다는 의미이다. 작은 오지랖이, 아니 세심한 배려와 관심을 사람에게 쓴다는 말이다. <잠깐 선 좀 넘겠습니다>는 사람에게 다가가고 사람에게 진심을 전하며 착한 오지랖을 부리는 작가의 삶을 담은 에세이이다. 최원석 작가는 SNS에서 유명한 북스타그래머이자 출판 마케터이고, 내가 직접 만나 뵌 적도 있어서 이 책을 꼭 읽고 싶었다.

책은 4장으로 나뉘어 가족, 여자친구, 책과 일에 대한 이야기 즉 작가의 일상이 여러 시선으로 담겨있다. 짧은 글이라 금방 읽히는데 중간중간 책을 덮게 된다. 작가가 던지는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 보느라. 우리 모두 각자의 일상을 살아가며 비슷한 일상을 만나기도 하는데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을 읽으면 나도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최원석 작가는 택시를 타서 일부러 기사 아저씨에게 말을 걸고 삶을 듣는 행동, 돌아오지 않더라도 생일 기프티콘을 보내며 마음을 쓰는 일, 시끄러운 매미가 안쓰럽게 느껴졌던 시간, 좋은 말을 듣고 기억해서 좋은 말을 하고 싶은 사람이 되겠다는 다짐, 작가에게 전하는 따뜻한 마음을 잊지 않고 감사하는 마음을 통해 등 '선'을 넘는 오지랖이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사회적 거리가 멀어진 요즘, 최원석 작가의 착한 오지랖이 더 필요하다는 걸 느낀다. 더 마음을 전하고 더 좋은 말을 하고 더 관심을 가지면서 당신 곁에 당신을 생각하는 내가 있다고 알려주는 일이 말이다.

선을 넘겠다는 말은 거부감이 생기지만 '잠깐'이라는 단어가 상대에 대한 벽을 허문다. 저자처럼 잠깐 사랑하는 사람에게 더 다가가고, 관심이 필요한 사람에게 말을 걸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손을 내미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리멤버 컬러링북 - 사랑하는 사람과의 추억을 그리는 여행 컬러링북 Begin Again 여행 컬러링북
윤진경 지음 / 소울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멋진 작품을 보면 나도 이렇게 그리고 싶다는 문득 떠오를 때가 있다. 그렇다고 곧바로 그림에 도전하진 못한다. 늘 그림을 그리던 사람이라면 모를까 미술 전시회에 나오는 작품을 나도 따라 그리려면 기초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선 긋기 연습하다 지쳐버리곤 하니까.

그럴 때 쉽게 그림을 완성하는 방법이 없을까 눈길을 돌리는데, 완성도 높은 스케치를 제공하는 컬러링북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세계여행이 중단된 요즘에는 여행 컬러링북에 관심이 계속 관심이 간다. 가지 못하는 아쉬움을 그림으로 달랠 수 있기 때문이다. 윤진경 작가의 <리멤버 컬러링북>에는 한국을 시작으로 세계 각지의 아름다운 장소가 그림으로 그려져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했던 행복한 순간을 담은 그림이라 복만해도 기분이 좋고 사랑스럽다.



이 책은 왼쪽 페이지에 완성 도안이, 오른쪽 페이지에는 스케치로 구성되어 있다. 그림마다 컬러링 하는 방법을 설명해 주진 않지만 도입부에 색칠하는 방법과 컬러링 기법에 대해 설명한다. 작가가 전하는 노하우를 기억하면 컬러링 할 때 도움이 된다. 그림의 완성도를 높여주기 때문이다.

세계 여행 그림을 넘기다가 정말 가고 싶은 여행지를 발견했다. 자연을 좋아하는 우리 부부에게 딱 맞는 여행지, 스위스모르샤흐이다. 드넓은 평야와 높은 산의 광활한 풍경은 코로나 팬데믹 상황과 동떨어진 곳처럼 보였다. 찬란한 자연을 바라보며 답답한 현실은 잠시 내려놓고 여유를 즐겼다. 빈 공간을 채워가며 내 속에 스위스의 아름다운 풍경을 하나하나 수놓았다. 그림을 채색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마무리하고 보니 마음에 드는 그림으로 완성되었다. 다녀온 여행지를 기억하며, 가고 싶은 여행지를 고대하며 색연필로 형형색색 '지금'을 채워나가면 좋을 듯하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주일 그림책 수업 - 원고 한 편이 완성되는 금요일의 기적
채인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도 그림책을 만들고 싶다.'

그림책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어디서 소재를 얻어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내 그림과 합쳐질까. 그림책을 완성하고 싶지만 도무지 끝을 맺지 못하며 작업이 지지부진하던 중 피와 살이 되는 조언이 담긴 책을 읽었다. 동화 작가와 그림책 글 작가로 활동하시는 채인선 작가가 쓴 <일주일 그림책 수업>이다.

이 책은 채인선 작가가 10여 차례 진행한 '그림책 글쓰기 워크샵'을 바탕으로 그림책을 만드는 과정을 정리한 책이다. 먼저 그림책에 대한 이론이 나오고 실습이 나온다. 이론은 그림책을 이루는 개념을 설명한다. 실습에서는 직접 실습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며 그림책 글쓰기에 필요한 기술적인 부분을 알려준다.


솔직히 말해 <일주일 그림책 수업>은 그림책 작가가 되고 싶다면 꼭 읽어야 할 기본서라고 본다. 나는 그림책 작가는 아니지만 그림책을 좋아하고 그림책 수업도 듣고 그림책 쓰기와 관련된 책을 여러 권 읽었지만 이만큼 그림에 스토리 라인을 탄탄하게 설명하는 책은 처음 봤다. 그림책에서 글이 차지하는 비중, 글과 그림의 역할과 상호작용, 그림책에 담아야 하는 내용, 사랑받고 오래 읽히는 그림책을 만드는 비법, 이야깃거리를 재미있게 이끌어가는 노하우 등 책값이 아깝지 않을 귀한 내용이 한 권에 쏙쏙 담겨있다. 이 책을 읽는다고 단번에 명작 그림책을 만들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그림책을 만들다가 막히거나 그림책을 끝맺기 어렵거나 그림책을 완성하고 매끄럽게 다듬고 싶을,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책을 다 읽고 가장 와닿는 부분은 그림책을 만드는 기법 보다 그림책 소재에 대한 작가의 답변이다. 채인선 작가는 '일상을 뿌리와 줄기, 잎과 꽃으로 어우러지도록 충만하게, 알차게, 진심으로 산다면 소재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말한다. 일상을 충실히 살고 그 속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 중에서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관찰한다면 소재는 끊임없이 발견할 것이라고 말이다. 어떤 이야기를 써야 할지 고민되는 내게 힘이 되는 답변이었다.

그림책을 만들고 싶은 분들께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