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소년
오타 아이 지음, 김난주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민간흥신소에 23년 전 실종된 첫째아들 나오를 찾아달라고 선금과 집 열쇠까지 

건네주고 떠나버린 엄마 가나에.

'알아서 잘들해봐. 능력있으면 찾겠지?'라고 약올리는 듯 의뢰를 하고 사라져버린다. 


돈을 받았으니 수사에 들어가는 야리미즈 소장. 

그런데 23년 사건에 가까워질수록 사소한 실종사건이 아님을 알게 된다. 

나오의 아버지 데쓰오의 억울한 옥살이와 현재 실종된 도키와 리사,

형사에서 좌천되어 교통과 경찰로 근무중인 소마까지.


23년에 걸친 억울함은 600페이지에 가까운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얽히고 섥힌 오해, 사고, 범죄. 

진실에 다가갈 수록 진실이 알고싶지 않다. 


원죄로 인해 9년간 감옥에 있었던 데쓰오의 억울함은 누가 풀어줄 것이며,

빨간 줄 하나로 인생이 망가져버린 그의 가족들.

뫼비우스의 띠처럼 반복되는 범죄 그리고 슬픔.


"열 명의 진범을 놓치는 한이 있더라고 한 명의 무고한 피해자를 만들지 마라" 

이 중요한 형사재판의 대원칙을 모순하는 원죄가 발생하는 이유는,

열 명의 진범이 사회에서 활개치고 다니는 것을 묵인하지 않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내가 피해자 가족이라면 열 명의 진범이 사회에 돌아다니는 것을 허용하겠는가?

용의자가 무고한 피해자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겠는가?


데쓰오에게 원죄를 뒤집어 씌운 차장검사 도키와 마사노부는 

공권력을 내세우며 원죄를 인정하지 않는다. 사건을 실적으로 여기는 그들에겐

원죄로 인한 사람들의 고통은 보지 못한다. 

영화 1987이 생각나고 현실과 맞닿은 소설이라 씁쓸했다.



범죄자를 처벌할 것인지 아닌지를 가리기 위한 재판을 받게 할 것인지 여부를 검사가 재량으로 결정하는

권한은 우리나라에도 존재한다.


그러니 이런 일이 내 일상에서 일어나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

무고하게 잡혀들어가 고문을 받으면 허위자백을 할 수 밖에 없으리라.

내 가족이 그런일을 당하면 무조건 믿어줘야지.

죄는 미워하되 가족은 사랑으로 감싸줘야지.

다짐하고 또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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