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가기 전에 해야 하는 말
아이라 바이오크 지음, 김고명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사랑하는 사람이 임종을 앞두고 있다면 '오늘이 가기 전에 해야 하는 말'이 무엇일까? 
"용서해줘"
"용서할게"
"고마워"
"사랑해"
이 네마디면 충분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관계를 잘 맺기 위한 자기 개발서에서 한 번쯤 들어봤을 네마디. 
그 네마디로 인해 관계가 회복되고 사랑으로 가득차 새로운 삶을 살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 책에 가득 담겨 있다. 
뻔한 제목이라 뻔한 내용이 들어있겠지라는 나의 선입견이 책을 읽으며 철저히 무너졌다.
소중한 사람과의 묵은 상처를 떠나보내고 소중함을 진실되게 표현한 사람들의 사례는 나의 마음을 툭툭 건드려 여운을 남겼다. 

"용서해줘"와 "용서할게"
일평생 내게 상처를 준 사람을 미워하고 분노로 살아온 사람이 순식간에 "당신을 용서합니다. 당신을 미워하고 못되게 군 것을 용서해주세요"라고 말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상대는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고, 관계를 개선시키기 위한 나의 노력은 남은 나의 생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내가 노력해야할 관계는 무엇일까, 누구에게 용서를 구하고 누구를 용서해야할까에 대한 생각이 많아지는 부분이었다. 아직 용서하지 못하는 마음이 불쑥 불쑥 올라와 화해가 힘들다면, 상대의 죽음을 상상하고 용서를 구하고 용서하는 것에 대해 미리 훈련해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었다.

"고마워"와 "사랑해"
시기, 미움, 질투, 억압, 분노의 감정에서 벗어나려면 먼저 내게 주어진 것에 대한 감사가 필요하다. 감사는 세상을 다르게 보이게 하고 고마움으로 전염시키고 닫힌 마음을 열게 한다. 용서할 수 없을 때 내게 주어진 것들에 대해 감사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어머니의 재혼으로 새아버지에 대한 불신이 가득했던 알린은 새아버지의 죽음을 앞두고 그의 어머니를 향한 헌신적인 사랑에 대해 감사했다. 그러자 서로의 오해가 허물고 이복형제들과도 화합할 수 있게 되었다.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이 '말'에만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군터는 사랑한다는 말을 한번도 하지 않은 아버지에게 면도를 해드리면서 사랑의 온기를 전했고 아버지와 충분한 사랑을 나눴다. 경상도 분이신 나의 아버지도 애정표현에 어색하신데 만날때마다 내가 먼저 아버지를 안아드리고 손잡아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애정을 담아 자주 전화드려야겠다는 생각도.

"죽음이라는 이별을 대하는 방법"
늙어서 힘이 없거나 병이 들어 누군가의 보살핌이 필요하다면 기꺼이 받자. 그리고 고마움을 표현하자. 보살핌이 필요한 상황에서 도움을 주는 것은 어린아이를 돌보는 일만큼이나 당연한 일이고, 도움을 받는 입장에서도 수치스러워 할 일이 아니다. 나도 그 때가 되면 나이듦을 부끄러워 여기지 말고, 할 수 없는 일이 많아지는 것을 인정하고 더불어 사는 삶에 기대어야 겠다. 

책에서 나온 수많은 이별의 사례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에이즈에 걸린 동성애자 아들과 그를 간병하는 부모님의 헤어짐이었다. 나도 교회를 다니고 하나님을 믿는 사람으로서 죄는 미워하되 자녀를 향한 사랑은 끊임없이 표현하고 행동으로 보이며 끝까지 옆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뻔한 것 같지만 뻔하지 않은 이 책을 읽고
책을 읽은 기념으로 가족들에게 '뻔한' 말을 해야겠다.

"용서할게, 용서해줘. 고맙고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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