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로운 생활 베스트 에피소드 1 - 신개념 방구석 서바이벌(?) 자취툰
츄카피 지음 / 황금부엉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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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를 하고 있다면 꼭 보아야 할 책, 자취에 대한 환상이 있다면 필수로 읽어야 하는 책, 자취를 해 본 경험이 있다면 공감할 책인 <자취로운 생활>을 읽었다. 지방에서 태어나 서울로 상경한 나는 회사에 입사하면서 부모님과 떨어져 혼자 생활하는 '자취'를 했었다.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하숙, 기숙사 생활, 이모 댁 거주 등으로 독립을 경험해 본 나이지만 자취는 또 다른 영역이었다. 스스로 집을 구하는 일부터 집세와 공과금 납부, 청소와 빨래, 요리까지 모두 혼자 해내야 했다. 당연히 실패하고 실수하고 곤경에 빠지기도 했다. 하나부터 열까지 일일이 다 해야 하기에 집을 꾸민다는 생각도 못 하고 집을 즐기기보다 버티는 삶이었다. 그때는 자취에 대한 로망으로 자취를 시작하기보다 현실에 부딪혀서 시작했기에 실망은 적었지만 어려움은 컸다.

다시 그 때로 돌아가 자취를 하라고 한다면 제대로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자취로운 생활>을 읽기 시작했다. 어릴 적부터 자취가 꿈이었던 츄카피 작가는 꿈을 이루고자 자취를 시작한다. 저금한 돈이 넉넉해서도 보장된 수입이 있어서도 아닌 그저 소원을 성취하고자 자취를 시작했기에 예산에 맞춰 적당한 집을 구하고 살아간다. 다들 모든 것이 갖춰진 완벽한 집에서 독립생활을 시작하고 싶겠지만 언제나 현실은 원룸. 그 현실을 츄카피 작가는 신랄하게 보여준다. 어쩌면 현실보다 더 자극적으로.

요즘 TV 예능 프로그램 중 <나 혼자 산다>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1인 가구가 늘어났다는 반증이기도 하고 자취를 하고 싶은 사람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나 혼자 산다>는 유명인 혹은 연예인의 자취 생활을 보여주기에 어떤 면에서는 럭셔리한 독립생활을 보여준다. 자취에 대한 장점만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자취는 생활이고 삶이다. 자취 생활에서 필요한 노력, 견뎌야 하는 외로움이 있다. 자취에 대한 단점을 알려주고 현실 자각을 돕는 책이 바로 <자취로운 생활>이다.

자취를 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서 <자취로운 생활>을 읽으며 옛 기억을 돌아보고 추억에 잠기는 시간이 되었다. 조금 힘들고 불편하기도 했던 시간이었지만 독립하도록 도와준 시간이었다는 걸 느낀다. 자취를 하고 있는 사람이 본다면 자신의 환경을 긍정적으로 웃고 넘기며 서바이벌 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자취를 꿈꾸는 분들에겐 꿈과 현실의 괴리를 보여줄 것이고.

애잔하고 짠한 츄카피 작가의 자취 일상을 읽으며 팍팍한 하루에서 웃음을 얻어 가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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