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마스터
카린 지에벨 지음, 이승재 옮김 / 밝은세상 / 2019년 7월
평점 :
품절


≪유의미한 살인≫으로 처음 만났던 프랑스 심리 스릴러 작가 카린 지에벨의 단편 소설집 ≪게임 마스터≫가 나왔다. ≪유의미한 살인≫을 통해 저자의 필력을 확인했기에 이번 책도 기대하며 펼쳤다. 단편은 분량이 짧기에 급하게 끝나거나 반전이 적진 않을까 했던 우려가 무색하게 빠른 전개와 놀라운 반전으로 단편의 묘미를 맛보는 시간이었다.

≪게임 마스터≫에는 <죽음 뒤에>와 <사랑스러운 공포> 두 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먼저 당신 마음속에 죄책감이 들기 시작할 거야. 슬그머니.

그리고 그 감정이 당신 속을 갉아먹기 시작할 거야. 서서히.

그러다 벌을 받는 순간이 찾아올 거야.

내가 내리는 벌....."

게임마스터 p.11 <죽음 후에> 도입부"

<죽음 뒤에> 소설은 여배우 모르간이 생면부지 남자의 유산을 상속받으며 시작된다. 모르간의 열혈 팬이었다는 그의 죽음 이후에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그가 여배우 모르간에게 유산을 남긴 이유는 무엇이고 유산으로 남겨진 시골 전원주택에서 발견한 진짜 선물은 어떤 것일까? 남자는 죽었지만 소설 도입부에 언급한 '죄책감'이 소설을 읽는 내내 따라다닌다. 대체 '벌'은 누가 받게 되는 것이고 누가 내리는 것일까? 증폭되는 의문을 가지고 읽다 보면 소설의 막바지에 도달한다. 결론에 도달해서야 모든 의문이 풀리고 작가가 만든 반전에 감탄하게 된다.


"왜 이렇게 못 되게 구는 거예요?

아저씨, 아픈 거죠? 그런 거죠?"

게임 마스터 p.216 <사랑스러운 공포> 중에서

<사랑스러운 공포>는 연쇄 살인범이 정신 병원을 탈출했다는 속보와 함께 시작된다. 연쇄 살인범은 아이들을 태운 관광버스 기사로 변장하여 손쉽게 도시를 벗어나고 캠프 장소에서 그의 계획이 실행된다. 이리인 줄 모르고 문을 열어준 양처럼 천진난만하게 웃는 아이들과 인솔교사 소니아는 버스 기사가 연쇄 살인범이라는 걸 알게 될까? 누가 연쇄 살인범을 도발하게 되는가, 누가 연쇄 살인범에게 손을 내미는가?

소설 속 상황에 몰입할 수 있도록 등장인물의 심리상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차린지에 벨의 능력이 제대로 발휘된 작품이었다. <사랑스러운 공포> 보다 <죽음 뒤에>의 반전이 더 컸지만 두 작품 모두 쉽게 결론을 예측할 수 없었다. 소설에서 생생하게 살아있는 캐릭터들에게 감정이입되어 결론을 생각할 틈이 없었던 건지도 모르겠지만. 무서운 장면 없이 간담 서늘하게 만드는 ≪게임 마스터≫, 공포 스릴러를 싫어하는 사람에게도 건넬 수 있는 올여름휴가 도서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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