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랑콜리 해피엔딩
강화길 외 지음 / 작가정신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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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완서 선생 8주기를 맞아 박완서 작가의 문학 정신을 기리자는 취지에서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29인의 대표 작가들의 콩트를 모은 소설책이 출간되었다. 인생사, 인간사의 오묘하고 복잡한 부분에서 따뜻함을 뽑아낸 박완서 작가를 따라 다양한 삶의 모습이 담겨 있는 이 책은 여러 시각으로 삶을 들여다볼 수 있을 뿐 아니라 한 번쯤 들어본 작가들의 작품을 한꺼번에 읽을 수 있어 더욱 값지다.

이 책은 박완서 작가를 직접 언급하며 그에 대한 애정이 드러난 작품부터 차마 다 이해하지 못하고 끝나는 소설, 내 속마음을 들킨 것 같은 이야기가 담긴 소설까지 개성 넘치는 작가들의 톡톡 튀는 작품들로 가득한 책이다.

제일 찡했던 소설은 권지예 작가의 <안아줘>이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살아생전에 치매에 걸려 안아달라고 조를 때 피곤에 지쳐 마음껏 안아주지 못했던 미안함으로 프리허그를 하는 주인공이 짠했다. 홀로 어머니를 모시며 나이만 먹은 그녀에게도 사랑이 찾아왔는데 자신의 처지, 남자의 상황을 고민하다 떠나보냈기에 더 안타까웠다. 주인공은 프리허그를 하면서 어머니를 떠나보내고, 떠났다가 다시 온 남자를 받아들이게 되는데 마음을 돌이키는 장면이 인간적이었다. 혼자보다 힘들지라도 둘이 부대끼며 잘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가 보였기에.

같은 여성으로서 강한 공감을 일으켰던 소설은 윤이형의 <여성의 신비>이다. 비슷한 시기에 결혼한 두 친구는 한 명은 워킹맘으로 한 명은 전업주부로 살아간다. 둘은 대학 때 마음을 통하는 가장 친한 사이였지만 이제는 서로의 현재를 비교하며 열등감을 자극하는 존재가 되었을 뿐이다. 결국 그들은 거리를 두기로 한다. 그녀들은 살기 위해 최선의 선택을 했지만 자신의 결핍을 가진 상대를 보면 부러움을 넘어 상처로 다가오는 연약한 존재일 뿐이었다. 물론 그 연약한 존재가 바로 우리가 아닐까 생각하게 되는 소설이었다.

이외에도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소설들이 많았다. 이 짧은 분량에 재치와 유머와 개성을 쏙쏙 담아내다니 역시 한국 대표 작가들이었다.

내 삶에 지쳐 이기적인 마음이 들 때 이웃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멜랑꼴리"해도 "해피엔딩"하게 끝날 수 있다고 말하는 책,

인생 다반사라고 인생을 바라보는 스펙트럼을 넓혀주는 책,

그래서 허허 웃고 또 읽게 만드는 책이다.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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