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말하는 둘리

둘리, 행복은 숨바꼭질을 좋아해 ㅣ 둘리 에세이 (톡)
아기공룡 둘리 원작 / 톡 / 2018년 12월

한 해 한 해 나이를 먹을수록 어렸을 때 봤던 만화, 책, 영화, 드라마가 생각난다. 파페포포가 그랬던 것처럼 둘리도 내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다가왔다. 배불뚝이 아기공룡 둘리, 내 어린 시절의 즐거움을 담당했던 캐릭터가 이젠 "행복"을 알려준다.

<둘리, 행복은 숨바꼭질을 좋아해> 책에는 둘리 삽화와 글로 이루어져 있다. 둘리 원작을 읽을 수 있을 거라며 기대했던 부분에 있어서는 살짝 아쉽지만 아쉬움을 달래줄 만큼 다양한 표정의 둘리와 캐릭터 그림이 가득하다. 중간중간 원작 만화도 볼 수 있고.

원작에서와 같이 이 책에서도 둘리는 많은 말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짧은 글에서 긴 여운이 남는다.

이 책은 마치 오랫동안 알아온 친구가 나의 사소한 심경 변화를 알아채고 살짝 흘리듯 "괜찮아?"라고 물어보는 듯한 책이다. 내가 찾고 있는 행복, 내가 달려가는 목표, 나의 욕심 등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받았던 것들이 둘리 앞에서 모두 드러나버린다. 물론 둘리는 따뜻하지만 덤덤하게 격려를 보낸다. 엄마와 떨어져 슬프고 힘들고 고된 시간을 이미 보낸 둘리이기에 나의 마음을 안아줄 수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읽고 보니 어렸을 때 봤던 둘리 만화가 보고싶다.

원작 만화는 아니지만 둘리가 보고플 때 가끔 펼쳐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