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미친 것 같아도 어때?
제니 로슨 지음, 이주혜 옮김 / 김영사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살짝 미친 것 같아도 어때?> 작가는 정신질환을 앓으면서 살기 위해 블로그에 글을 썼고 자신과 비슷한 독자들의 응원과 자신의 글을 알아봐 준 출판사 덕에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 저자는 자신이 아프다고 밝히지만 글의 분위기는 너무 밝다. 창의력이 넘쳐나는 작가 같기도 하다. 찰스 도킨스(스쿠루지 저자)가 연상되는 그녀의 행동과 말투! 이 책은 그녀의 밝디 밝고 긍정적인 부분이 대부분이고 우울증으로 인해 고통스러운 부분은 양념처럼 살짝 간만 되어있다. 블랙코미디라는 장르가 그렇듯 그녀의 삶은 지나치게 밝아서 슬퍼 보이고 저자의 페이스에 따라 마구 웃다가 정신이 들어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면 아픔이 가득하다.

저자는 우울하고 무기력한 삶을 살아내기 위해 격하게 행복하기로 한다. 때로는 버거워 보이고 때로는 안타까워 보이지만 그녀에게는 반짝이는 모습도 있다. 좌절하고 고통스러워하며 쉽게 삶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어서 내게 도전이 되었다. 그녀만의 독특한 사고에 푹 빠져버린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고.

<곁에 없어도 함께할거야>(유방암에 걸린 작가 헤더 맥매너미가 죽기 전 딸에게 남긴 편지들) 책의 분위기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슬픈 현실이지만 받아들이고 유쾌하고 즐겁게 병과 투쟁한다. 당찬 그녀의 말투에는 우울증 환자의 모습 따윈 보이지 않는다. 그녀 곁에는 그녀가 아프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녀의 돌발행동에도 그녀를 도와줄 남편, 친구, 부모님, 딸 그리고 그녀와 비슷한 아픔을 가진 온라인상의 수많은 팬들이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언제 낫게 될지 모르지만 자신을 무기력과 깊은 늪으로 몰고 가는 나쁜 생각들과 끊임없이 싸운다. 그렇게 그녀가 전투하며 삶을 사는 모습을 보면 나도 포기하지 않는 하루를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때론 실수하고 때론 어이없는 생각을 해도 어떤가, 우린 살아있으니 죽은 갈릴레오 보다 낫지 않은가!


"내 삶을 즐기게 될지도 모른다.
또 언젠가는 솔직한 진실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저 숨 한 번 쉬고 계속 나아가는 것 말고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진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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