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8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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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은 죽인 사람은 우리 반에 있습니다."


이 한 문장은 내가 이 책을 펼치게 만드는데 충분한 동기가 되었다. 
그 이전에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갖은 상을 휩쓸며 350만 독자의 마음을 뒤흔든 책이기도 하고 '미나토 가나에' 작가의 책 중 제일 재밌는 책이라는 추천 때문이었다. 추천은 받았지만 고해성사가 나열될 것 같은 제목에 한동안 책장에 꽂혀있었는데, 걷지를 걷어낸 책의 표지에 적힌 문장은 나의 궁금증을 자극했다.

이 소설은 1장 성직자, 2장 순교자, 3장 자애자, 4장 구도자, 5장 신봉자, 6장 전도자로 나누어져 있는데 각각 다른 화자가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1장은 얼마 전 딸을 잃은 싱글맘 모리구치 선생님의 고백으로 시작된다. 우유급식이 끝났다는 이야기에서 학교를 그만두게 되었다는 발표를 이어 자신이 싱글맘이 된 연유 그리고 딸의 죽음을 말한다. 여기서 학급의 어느 학생이 딸을 죽였다고 털어놓는다. 담임선생님의 직함을 내려놓고 한 아이의 엄마로서 그들을 향한 분노가 차갑게 식은 목소리에 담겨 범인들을 압박한다. 경찰에 알리지는 않았지만 같은 반 학생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을 범인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복수를 한 뒤 떠난다.

여성 교사의 고백이 끝나고 같은 학급의 학생의 입장에서 바라본 피해자와 가해자의 모습, 범인의 어머니 입장에서 바라본 아들의 변화, 가해자 1의 입장과 그가 어머니를 죽이게 된 이유, 가해자 2의 범행 동기 그리고 마지막에 이 모든 이야기들의 결론이 나온다. 

사건의 단편적인 부분만 보면 가해자는 절대 악이고 피해자는 불쌍한 존재이다. 그러나 범죄자가 된 이유를 읽다 보면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다. '어머니의 넘치는 사랑과 기대 혹은 부족한 엄마의 사랑이 아이를 잘못된 길로 이끌었구나'라고. 다행히도 소설은 가해자에 대한 이해로 끝나지 않으니, 가해자들의 이기적인 생각은 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잘못된 결과에 이르게 한다. 

소년법의 허점을 읽을 때는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 <인천 여중생 사망사건>이 떠올라 제도의 개선이 필요함을 확인하게 되었고, 마녀사냥을 하는 학급 아이들의 집단행동을 보며 <어린이집 교사 자살>이 연상되며 모두가 이 책을 읽었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다양한 사람의 입장에서 가해자의 생명 존엄성, 소년법의 개선, 서로 다른 이해관계, 마녀사냥 등 생각할 거리를 많이 남기는 소설이다.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입장만 생각하는 지금 사회에 남을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라며 모든 분께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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