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집밥이 먹고플 때 - 매일이 아니어도 요리에 서툴러도 괜찮은 한 끼
젠엔콩 이계정 지음 / 더난출판사 / 2018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타향살이 벌써 8년이 넘었다. 그 정도 자취경력이면 집밥은 뚝딱뚝딱 만들어야 하는데 혼자 살면서 1인분의 밥을 해먹기란 쉽지 않았다. 미치도록 집밥이 먹고 싶어서, 잘 차려진 뜨끈뜨끈한 밥이 그리워서 뭔가 요리하려고 마음먹고 장을 보지만 두 어번 해먹고 말았다. 남겨진 재료는 고스란히 쓰레기통으로 직진. 그리고 나는 요리를 잘 하지 않았다. 

내가 요리를 즐겨 하지 않았던 이유에는 재료 이외에 환경적인 요인(집)도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나 혼자 먹자고 피곤한 몸을 일으켜 몇 시간 동안 요리하기는 황금 같은 주말이 아까웠고 평일 저녁엔 굶주린 배를 채우느라 대충 먹었기 때문이다. 결혼을 하고 하루 중 같이 있는 시간이 저녁 시간임을 깨닫게 되자 제대로 된 집밥이 먹고 싶었다.



<그래도 집밥이 먹고플 때>는 회사생활에 지친 "제니"라는 주인공이 미치도록 집밥이 먹고 싶어서 요리를 하기로 마음먹으면서 시작되는 요리 이야기 + 레시피 책이다. 작가의 경험담이 듬뿍 들어있는 듯한 에세이는 읽을수록 집밥이 먹고 싶어지고 요리가 하고 싶어진다. 이어지는 레시피는 요리는 하고 싶지만 뭐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나에게 "어렵지 않아, 나만 따라 하면 돼"라며 건네는 도움의 손길 같다. 



자세한 레시피는 아니지만 최소한의 재료로 근사하게 완성된 요리 사진은 내가 요리를 하도록 더 부추겼고, 간단해 보이는 레시피는 읽기만 했을 땐 당황했지만 직접 해보니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렇게 책 속의 레시피를 따라 만든 "샥슈카"는 인증 사진도 못 남기고 뱃속으로 사라져갔지만 신랑이 맛있다고 해서 매우 뿌듯했다. 다음엔 꼭 명란 감바스를 만들어 보려고 한다!



책에는 chapter 사이사이에 요리를 하는데 알아두면 좋을 팁이 들어 있다. 레시피 용어, 계량, 재료 보관 등 요리가 어렵고 번거롭게 느껴져 하기 싫어지지 않도록 알려주는 작가의 노하우이다.

간단하고 쉬운 집밥 레시피를 얻을 요량으로 펼쳤는데, 집밥을 직접 해먹으며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제니 이야기"가 재밌어서 순식간에 다 읽었다. 손쉽게 할 수 있는 요리도 몇 개 적어두고 이미 따라 해보기도 했으니, 이 책은 소정의 목표를 이루었다고 본다. 

하루가 너무 지쳐 "집밥"이 그리울 때,
집밥을 먹고 싶은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를 때
이 책이 가이드가 되어주고 대리만족도 느끼게 해 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