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할 거예요, 어디서든
멍작가(강지명) 지음 / 북스토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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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환경에 한 걸음 내딛는 나에게 응원과 힘을 팍팍 불어넣어주는 에세이를 읽었다. 작가님의 소소한 일상에서, 세심하게 적어놓은 글들에서, 덧붙인 그림들에서 걱정말라는 메시지를 읽었다. 실수 없이 잘 해서가 아니라 포기하지 않고 해 나가는 작가님의 모습이 나의 불안을 사그라들게 한다. 


"모든 이해들이 아무런 갈등 없이 '그렇게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라는 동화 속 결말 같은 걸 기대해서는 안 된다. 사실 하루 중 가족, 친구, 애인보다도 더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야 하는 직장에서 늘 동료와의 관계가 맑음일 수는 없는 법. 어지간한 멘탈이 아니고서야 흔들리지 않고 버티는 건 힘든 일일 수 있다."

역시 그렇구나, 나만 힘든게 아니었구나. 다들 우아한 백조처럼 물 속에서는 발길질을 엄청나게 해대고 있구나. 이제 너무 많은 것을 바라지 말고 안 되는 건 인정하고 내려놓아야지. 좀더 유연해져야지. 그리고 편안해져야지.


"모든 결정과 선택에는 어느 정도의 미련과 후회는 남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그 선택으로 얻은 소소한 행복 하나하도 잃지 말고 마음 한편에 간직하고 있어야 한다. 또다시 후회의 감정이 스멀스멀 올라올 때 단박에 꺼내어 볼 수 있게. 그리고 내가 포기한 것들에 미련은 생기더라도 그것만 되씹으며 지금 이 순간을 망쳐버리는 실수는 더 이상 하지 않도록..."

언제나 "후회와 미련"은  나를 붙잡는다. 회사를 그만두고 쉬고 있는 지금도 집이 더우니까 차라리 몇 일 더 사무실을 나갈껄 그랬나, 휴가로 대체하고 퇴사일을 연기할 껄 그랬나 후회가 밀려온다. 하지만 퇴사라는 결정으로 인해 더 이상 받지 않는 회사 스트레스와 눈치는 돈에 비교할 수 없다. 그러니 쉬는 즐거움을 후회로 낭비하지 말아야지!


"딱히 특별한 목적도 없이 그냥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꼭 뭔가를 해야 되는 게 아니라 낯선 어딘가에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그냥 좋은, 어쩌면 일상의 연속 같은 여행. 그리고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생각이나 마음을 금세 알아채는 마음이 편안한 사람과 함께라면 더욱 좋은."

요즘 신랑과 나들이를 가면 꼭 유명한 곳을 가지 않아도 좋다. 맛있는 것을 먹고 좋은 것을 보고 같이 사진을 찍고 차 마시고 수다 떨고. 소소한 행복이란 이런거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일상으로 돌아오면 늘 떠나고 싶다. 그건 여행지에 대한 그리움 보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했던 시간에 대한 향수 때문일 것이다.




책 속에 끼워져 있던 투명 책갈피는 볼수록 마음에 든다. 집을 나서기 전 "화이팅"하고 나갈 수 있도록 문에 붙여 놓았다. 내 삶에선 내가 정상 속도로 살고 있는 것이니 비교하지 말고 비교 당하지 말자. 

짧았던 독일에서의 시간이 기억나게 해주고
나의 버킷리스트인 독일살이를 보여주고
관계에 대한 미묘한 감정을 글로 풀어주고
후회하고 과거로 되돌아 가도 반복될 뿐이라며 괜찮다 말해주는
언니의 일상 같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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