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별이 사라지던 밤
서미애 지음 / 엘릭시르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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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4. 16.

그날 전에는 나도 아이를 잃는 슬픔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렇게 갑자기 많은 별들이 한꺼번에 사라질 수도 있다는 걸 실감하고선
언젠가 낳을 나의 아이의 죽음에 대해서도 상상해보곤한다.

작가도 그날의 그 사건으로 인해 이 소설을 쓰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자녀를 잃은 슬픔, 가슴에 박혀버린 상처, 형언할 수 없는 아픔을 전하고 싶었다고 한다. 소설을 집필하던 중 피붙이 오빠의 죽음을 경험하고 글을 쓰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고 한다. 아들을 먼저 보낸 엄마의 아픔을 곁에서 바라보는 고통을 글로 표현하는 것은 가슴이 무너지는 일이었다. 

작가가 마음으로 쓴 글에는 가족을 잃은, 자녀를 잃은 상실감이 고스란히 나타나 있다. 
세세한 표현, 심리 상태, 주인공의 행동. 
딸 수정을 잃은 아내 혜인의 자살, 장례식 후 상복에 들어있던 쪽지로 인해 딸의 죽음에 대한 진상을 밝혀나가는 남편.

딸과 아내를 잃은 슬픔에서 벗어나고자 진범을 찾는데 애쓰는 주인공이 안쓰럽다. 희망도 기쁨도 다 사라지고 목표만 남은 그의 삶이 너무 기구하다. 그러나 그에게 닥친 고난 보다 내 마음을 아리게 만든 것은 바로 딸 수정이와의 추억을 떠올리는 부분이다. 그렇게 아빠를 따르고, 별을 사랑하고 함께 천문대를 탐방하며 둘만의 시간을 보냈는데 갑작스런 사고로 죽자 단절하고 지내왔다. 살기 위해서 기억 저편에 파묻어 놓은 기억들이 되살아나 빈자리를 더욱 실감나게 한다. 

바닷 속에 가라앉은 진실이 그물을 통해 건져 올라오듯 수정이의 죽음은 여러 사람에 의해 밝혀진다. 사건을 되집어 가며 진범을 찾아도 법으로 이길 수 없음을 알게 되고 딸을 죽인 이유만이라도 알고자 하는데, 그 결과는 생각보다 답답하고 헛헛하다. 자신의 명예를 유지하고 자녀를 보호하려 했던 그는 이런 결론을 양상하게 될 줄 알았을까? 문제아는 없고 문제 부모만 있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게 아닐까 싶다. 

어이 없는 진실을 파묻은 현실을 잘 반영하고, 
아이를 잃은 부모의 마음을 대변하여 조금이라도 그 분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재밌다고 추천받아서 빌려온 책.
한 손에 들고 읽기 좋은 크기의 가벼운 책.
하지만 책 속에 담긴 내용은 전혀 가볍지 않은 책,

한번쯤 읽어보시길 나도 추천하게 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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