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일러스트는 덤, 동물들 이야기

피터 래빗 전집
베아트릭스 포터 지음, 황소연 옮김 / 민음사 / 2018년 5월

어렸을 적 내가 좋아하던 공책의 표지에는 고급스러운 토끼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그 토끼가 피터래빗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숨겨진 이야기가 이렇게나 많은지는 몰랐다. 100년이 지난 지금도 인기 고전인 이 책을 이제서야 읽고선 어린 시절로 돌아간 마냥 설레였다. 피터 래빗 일러스트는 여전히 사랑스러웠고 처음 만난 이야기들은 동물들이 옆에서 속닥이는 듯 했다.

피터 래빗 전집에는 피터 래빗 뿐만 아니라 다양한 동물들이 나온다. 토끼, 다람쥐, 생쥐, 여우, 돼지 등의 동물들 이야기를 읽어가며 동물의 특성을 어떻게 이리 잘 포착했는지 감탄하게 된다. 

이야기의 시작은 물론 피터래빗인데, 아빠가 무심코 들어갔다가 파이가 되었다는 경고를 무시하고 맥그리거 씨 텃밭에 들어갔다가 맥그리거에게 들켜 옷과 신발을 떨어뜨리고 겨우 도망쳤다. 빨간 수건만 두른 피터래빗이 불쌍했던지 사촌 벤저민은 피터를 데리고 텃밭에 가서 옷과 신발을 챙겨 입히고 양파를 수건에 담았다. 돌아오는 길은 쉽지 않았는데 피터는 종종 양파를 흘렸고, 고양이에게 잡힐뻔도 했다. '혼쭐을 당하고도 조심하지 않는 피터래빗, 아아,, 귀엽게만 봤던 넌 개구장이였구나!'  

피터래빗 소개가 끝나자 이어지는 작은 에피소드들 중 가장 재밌었던 건 [토드 씨 이야기]이다. 고약한 오소리 '토미 블록'과 여우 '토드씨'가 그 주인공인데 방랑벽이 심한 토드씨의 빈 집에 토미 블록은 종종 허락 없이 들어가 낮잠을 잤다. 토드씨가 갑자기 돌아와 그의 집에서 토미 블록을 발견한 날도 코를 골며 자고 있었다. 그 집의 오븐에는 토미 블록이 토끼인 바운서 영감 집에 들렀다가 훔쳐온 아기 토끼들이 들어 있었고, 아기들을 구하기 위해 피터 래빗과 아빠 벤저민이 숨어 있었지만 토드씨는 알길이 없었다. 토드 씨는 무단 침입자 토미 블록을 혼내주려 했지만 실패하고 둘은 언덕까지 굴러가며 싸웠다. 그덕에 피터 래빗과 벤자민은 아기 토끼들을 구해 집으로 올 수 있었다. '바운서 영감, 아무리 친구라도 아무나 집에 들이면 안되는거에요!'

이 외에도 인형들의 주방도구와 가구를 훔쳐간 못된 생쥐들 이야기, 

큰 쥐에게 잡혀 푸딩이 될 뻔한 고양이 이야기,

우연히 바구니에 들어갔다가 도시를 구경하고 돌아온 시골 생쥐 이야기, 

심부름하러 시장갔다가 배에 타게 되어 섬까지 가게 된 돼지 이야기 등

때로는 웃기고 때로는 용기를 얻고 때로는 응원하게 되는 이야기가 가득한 피터 래빗 전집이었다.

아주 예쁘고 섬세한 동화같은 이야기와 함께 동심으로 돌아가고 싶으시면

이 책을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