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타운 베어타운 3부작 1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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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0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책, 프레드릭 배크만 작품이라고 해도 쉽게 시작하기 힘든 장편소설이다. 

게다가 소설의 중심이 되는 "사건"이 일어나기까지 250페이지나 걸리니 처음 프레드릭 배크만의 작품을 읽은 나같은 사람은 중간하차를 여러번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의 소설은 대부분은 30%를 읽으면 이야기의 배경이 눈에 들어오고 50%를 읽으면 재미를 발견하고 90% 읽으면 눈물이 난다는 말을 듣고 계속 읽었다. 그리고 긴 이야기만큼 긴 여운이 내게 남았다. 


 베어타운 사람들은 남녀노소 하키를 좋아한다. 남자라면 뛰기 시작할 때부터 하키를 배우고 여자라면 하키를 하는 남자를 좋아한다. 하키는 그들의 삶이고 그들의 문화며 그들 자신이다. 

 그래서 베어타운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고 그로 인해 불이익이 발생하자 하키를 탓하는 사람도 나온다.

그들은 몰랐던 것이다. "하키"라는 이름으로 그들을 하나로 묶은 스포츠가 자신들을 옭아매는 공동체의 폭력이 되어 돌아온 것이, 자신들이 만든 "문화"였다는 것을.

"하키"라는 이름표를 내세워 비겁하고 떳떳하지 못한 행동을 묵인하고 이익을 추구하고 솔직하지 못하며 묵묵히 참아내고 앞을 향해 나아간다. 공동체에 속해 있을 때 나의 사회성이 발현되어 안주하고 싶은 마음, 대의를 위해 소수는 희생해야하는 현실, 내 일이 아닐때 자녀의 미래를 위해 거짓말하는 부모의 모습이 모두 표현된다. 그들의 이중적인 마음을 읽어가며 나라면 어땠을까라고 계속 물어보게 된다. 그것은, 그들의 "하키문화"를 내 주변에서도 발견하곤 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베어타운에는 희망이 있다. 꼭 지금 사회에도 희망이 있다고 말하는 것처럼. 공동체를 와해시킨 사건을 통해 서로의 삶을 되돌아보고 잘못된 부분을 발견하고 좌절하지 않고 상처에 파묻히지 않고 하루를 살아간다. 그렇게 그들은 성장하고 있었다. 


"너는 그런 인간이 되면 안돼. 내가 용납하지 않는다... 

사랑한다, 정말 사랑한다...

너는 아빠보다 나은 인간이 되어야지..."


고구마 같은 세상에 한 모금 사이다를 던지는 소설, 

오래도록 이야기하고픈 소설,

뒷부분에 살짝 나온 대목으로 후속작이 벌써 기대되는 소설,

복잡한 현실을 그대로 담은 소설,

자신이 겪을 불이익을 감당하며 "NO"를 외칠 줄 아는 소설,

정직과 이해와 용서를 보여주는 소설,

그래서 누구나 꼭 읽었으면 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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