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클럽

the 클럽 - 개정판
천계영 지음 / 예담 / 2011년 11월

학창시절 나를 열광하게 했던 만화가 있다. 두권으로 된 언플러그드보이이라는 만화책이다.
그 당시 만화책은 대여해서만 봤었는데 처음으로 소장하게 된 만화책이다. 그뒤로 천계영만화가의 팬이 되었다.
나이가 들면서 만화책을 잘 보지는 않게 되었지만 만화가의 이름은 잊지 않고 있었다.
그러던 중 발견한 책이 The 클럽이다.
천계영만화가의 소설.
2002년 출간되었다 절판되고 다시 재판된 소설책이다.
학창시절의 풋풋함이 떠오르는 소설이다.

자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나미와 나미의 단짝인 반디, 그리고 특별해보이는 이토와 이토를 좋아하는 형아의 이야기이다.
어린시절에는 나도 특별하다고 생각했었는데 하는 생각이 나게한 나미이다.
평범하다면 무척이나 평범한 소녀이지만 스스로는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나미의 곁에 단짝 반디는 나미를 좋아한다.
나미는 자신이 생각하기에 너무나 평범한 반디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왜나면 친구도 잃고 평범한 반디를 좋아하면 자신도 평범해진다고 생각하는 나미기에 오히려 친구관계를 깨버린 반디에게 화를 낸다.

나미는 특별한 매력을 지닌 이토를 좋아한다.
커밍아웃한 게이 형아도 이토를 좋아한다.
형아와 짝꿍이 된 나미는 이토와 친해지기 위해 노력하던 중 The 클럽이라는 특별한 클럽을 알게되고 가입을 하기 위해 노력 그 과정이 밝고 유쾌하게 그려진다.
특별한 사람만 가입할 수 있는 클럽.
특별한 사람은 외롭고 그 외로운 사람들을 위한 클럽에 가입하려는 다른 아이들의 모습도 그려진다.

누구든 자신이 특별한 사람이기를 원한다.
자신이 특별하지 않더라도 누군가에게만은 특별하기를 원한다.
어쩌면 그래서 사랑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사랑을 하면 사랑하는 사람은 특별한 사람이 되니까...
어린시절 특별함을 꿈꾸고 바랬던 시절이 있었는데 나이가 들면 들수록 드는 생각은 평범한거 만큼 힘든일도 없다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사연이 있고 아픔이 있다. 그저 우리가 생각하는 범주의 평범함은 의외로 어려운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평범함이 특별함이다라는 결론이라고 할까?
읽는 동안은 학창시절의 특별함이 생각나게 했다.

매력적인 탐정 설홍주를 만나다.

피의 굴레 - 경성탐정록 두 번째 이야기 ㅣ 경성탐정록 2
한동진 지음 / 북홀릭(bookholic) / 2011년 10월

피의 굴레는 우리 민족의 가장 암울한 시기인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한 추리소설이다.
피의 굴레는 외과의, 안개 낀 거리, 피의 굴레, 날개 없는 추락 총 4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단편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피의 굴레는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오히려 단편이라 더 잘 읽혔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 중 첫번째 이야기인 외과의는 자신을 사랑한 기생을 죽인 일본 의대생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는 범인인 의대생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자신이 똑똑하는 거에 엄청난 자부심을 갖고 있는 이와테는 자신을 사랑한 기생 향월이를 죽인다.
그리고 시체를 유기하고 자신은 절대 잡히지 않을거라고 자부한다.
그러던 중 실종된 향월이를 찾기 위해 조사에 나선 설홍주와 만나게 된다.
자신의 범죄가 완전범죄라고 자신만만해 하면서 설홍주를 비웃고, 자신의 범죄를 일기로 적어놓았다.
하지만 결국엔 설홍주의 덫에 빠져 잡히게 된다.
사람을 죽여놓고 죄책감조차 가지지 않는 인간의 모습을 다시 보게된 편이다.

"감히 내 옷차림을 혼마치의 건달들과 비교하다니...., 그띠위 소릴 한놈은 죽어도 싸!"

두번째 안개 낀 거리는 희대의 투기꾼 신의택이 머리에 둔기를 맞고 살해된 채 발견된다.
증거조차 비에 의해 사라져 레이시치 경부는 설홍주에게 사건을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그래서 나서게 된 설홍주.
살해된 신의택은 주변에 친구보다는 적이 더 많은 사람이였다.
진작 죽지 않은게 신기할정도라는 말이 나올정도였으니...
결국엔 설홍주는 범인을 밝혀낸다.
신의택에 의해 누이와 조카, 부모까지 죽은 한 남자의 복수였다.
범인의 사연을 다 듣고 알게된 설홍주는 범인을 고발하지 않았다.
그저 진실을 듣고 뒤돌아 나온다.
솔직히 범인의 사연을 이해했지만 그냥 돌아서 나온 설홍주의 모습은 의외였다.
보통 범인을 알게된 주인공들은 아무리 안타까워도 고발하는 모습이 대부분이였기때문에 의외이면서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책 재목과 동일한 제목의 세번째 이야기는 피의 굴레이다.
인간이 미친다면 무슨짓이든 저지를 수 있는것일까? 대체 어디까지 갈 수 있는것일까?라는 의문을 갖게하는 이야기이다.
하긴 생각해면 어느 세상이든 미친사람들은 있었고 무서운 일들은 일어났고 일어나고 있으니 말이다.
이 이야기는 허정남이라는 조선인의 죽음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이야기는 20년이 지난 경성 최고의 극장 사장인 김명수의 죽음으로 이어진다.
경찰에서는 자살이라 여기지만 설홍주는 타살의 흔적을 발견한다.
그리고 죽기 전 김명수가 어려운 경제사정 속에서도 내려했던 광고가 기묘한 전위시라는걸 알고 설홍주는 그 비밀을 풀려한다.
드디어 풀린 비밀.
간질에 걸려 마약에 중독된 남자는 자신의 아내를 외도한다 의심하고 자신의 아들을 데리고 도망갈꺼라 불안에 떤다.
그러다 결국 아들에게 해서는 안될 짓을 하고 그 사실에 충격을 받은 아내는 자신의 아들을 지키기 위해 살인을 저지른다.
그리고 그런 그녀를 사랑으로 받아들여 그녀의 아들까지도 자신의 아들로 키운 일본인.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밝히겠다고 협박하는 김명수를 죽일 수 밖에 없었던 남자와 그 남자를 사랑한 여자.
결국 비극으로 끝나버린 이야기이다.

 

마지막 이야기인 날개 없는 추락은 백청만이라는 사람이 추락해 시체로 발견되면서 시작한다.
하지만 그 추락이 사고가 아닌 타살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첫번째 목격자인 현준건이 범인으로 지목된다.
손다익박사는 자신이 사고가 아닌 타살이라고 하므로 해서 현준건이 범인으로 몰리게 된것을 안타까워한다.
손다익박사는 현준건이 범인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설홍주에게 사건을 의뢰한다.
사건의 이야기를 듣던 설홍주 역시 현준건이 범인이 아니라는 판단이 서 사건을 받아들인다.
이사건에서 손다익박사의 큰아버지와 설홍주의 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레이시치 경부는 사건을 맡은 설홍주가 다칠까봐 사건을 포기하라고 하지만 설홍주는 포기하지 않는다.
그리고 결국 현준건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진범을 잡는다.
그저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범인이 될 뻔한 현준건은 결국 조선을 떠나기로 한다.
이 이야기를 읽다보니 조선땅인데 조선인이 살기 너무너 힘들었던 그 시절의 아픔이 진하게 다가왔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설홍주라는 캐릭터이다. 일제시대 조선인 탐정이라는 설정도 그렇고, 그의 성격이나 그의 상황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안개 낀 거리에서는 범인을 밝히고 그 진실을 듣고 뒤돌아서 가는가 하면 피의 굴레에서는 범인을 밝히고 끝까지 용서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또한 자신의 위험을 알면서도 끝까지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도 하고, 자신의 옷차림을 보고 비웃었던 범인에게 분노하기도 한다.
자유로운듯하지만 시대적 아픔을 지닌 그의 모습은 매력적이다.
경성탐정록 이후 두번째로 설홍주를 만났듯 세번째 그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마야의 달력

마야의 달력 - 마야 문명 최대의 수수께끼에 얽힌 진실
베른트 잉그마르 구트베를레트 지음, 박병화 옮김 / 열음사 / 2011년 5월

1999년 2000년이 다가오면 무슨일이 벌어지는 줄 알았다.
Y2K로 인해 컴퓨터의 오류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해서 은행에 있던 돈을 다 찾기도 했고, 비상식량을 사재기 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때 종말론이 한창 유행이었다. 아무래도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다 보니 어수선했었다.
그때 처음 종말론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아무래도 내가 기억하는 한 종말론이 사회적으로 가장 큰 이슈가 되었던 해였다.
그리고 얼마전 마야의 달력이 인터넷 검색순위 상위권에 들었던 적이 있다.
TV에서 마야달력과 종말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직후였다. 마야의 달력에 2012년 12월 21일 지구가 종말한다는 예언이 있다는 것이다. 종말이란 호기심을 자극하면서도 불안감을 조성하는 말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더 궁금해 하는것이다. 뭐 나도 포함해서...
안그래도 마야문명에 관심이 있었던 차인데 마야달력에 지구가 종말하는 날을 예언했다고 하니 더 관심이 생기건 당연한 일이다.

마야하면 생각나는건 고대문명이다.
훌륭한 고대문명이었고, 눈부신 문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한순간 사라진..
비운의 문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들은 여러 개의 달력을 사용하였으며, 그 중 가장 잘 알려진 달력이 쫄킨 달력이다.
가장 잘 알려진 이 달력에 2012년 이후의 내용이 언급되지 않았고, 거기에서 부터 종말론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이 책은 종말론을 중심으로 한 책이 아니다.
인류학적 관점으로 접근해 마야문명이 있던 그 시대의 역사적 배경, 환경, 종교 등을 알려주며 그들의 모습을 설명한다.
마야달력하면 떠오르는 종말론이나 종말론과 연관된 상상의 내용이 아니라 사실적, 과학적 시각으로 보면서 마야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어 마야문명의 진실에 좀 더 다가간 느낌이 든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사진이 없다는 것이다. 역사적 사실을 설명하는 책에 사진첨부는 그내용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데 사진이 없어서 많이 아쉬웠다. 하지만 마야의 달력에 대해 좀 더 알게 된 좋은 계기인 것만은 분명하다.

고양이와 선인장

고양이와 선인장 - 사랑에 빠졌을 때 1초는 10년보다 길다
원태연.아메바피쉬.이철원 지음 / 시루 / 2011년 6월

고양이와 선인장이라는 제목에 작가는 원태연.
고양이도 좋고 선인장도 좋고 작가 원태연도 좋다.
왠지 공감가고 읽으면 마음이 짠해질것 같기도 하고 위로될것 같기도 한 느낌을 주는 책이다.
거기다 부제는 사랑에 빠졌을때 1초는 10년보다 길다.
그리고 학창시절에 읽었던 원태연작가의 시집이 생각이 났다.
학창시절에는 시집도 많이 좋아하고, 그랬었는데 어느 순간 보니 시집과는 거리가 멀어진 내 모습을 발견했다.
무언가 아름답고 위로받는 글보다는 자극적인 내용을 좋아하게 되었다고나 할까??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내내 위로받기도 하기, 내 상처가 생각나기도 하는 복잡 미묘한 책인듯 하다.

어떤 남자의 책상 위 컴퓨터 전자파를 흡수하는 일을 맡고 있는 선인장 땡큐.
남자가 주는 건 가끔 기억날때 주는 물이나 술이다.
땡큐는 사랑이 그립고 관심이 그리웠던것 같다. 그리고 자유가 그리웠던것 같다.
그런 땡큐와 우연히 마주친 도둑고양이.
이름없던 도둑고양이는 이름이 부러웠고 누군가가 그리웠다.
그래서 땡큐에게 이름을 지어달라고 한다.
땡규는 그런 고양이에게 외로워라고 물어보고 그 물음을 이름으로 착각한 고양이는 자신의 이름이 외로워라고 생각한다.
외로워...
부를수록 슬픈 이름인듯하다.
움직이지 못하는 땡큐와 어딘가 맘도 몸도 붙일곳 없는 도둑고양이 외로워..
그리고 그들 옆에 있는 비누 쓸쓸이.
비누 쓸쓸이는 남자의 손을 씻어주며 하얀거품을 내며 향기를 남기는 자신이 좋았는데..
점점 작아지는 자신을 보며 이상해 한다.
그리고 쓸쓸해한다.

땡큐와 외로워가 서로 알아가면서 설레여 하기도 하고, 오해하고 오해받고 상처받기도 하지만,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되어주는 모습이 애틋하고 잔잔했다.

예쁜그림과 예쁜 글인데 왠지 아프고 슬픈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 이야기에 위로받고 같이 울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각박해지고 무서워져가는 세상에 예쁘고 나를 위로해주는 글을 오랜만에 발견한것 같다.

선인장과 고양이.
고양이를 안아주고 싶지만 자신의 가시때문에 그리고 움직일 수 없는 자신의 처지때문에 고양이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외롭고 힘들고 쓸쓸하지만 차마 그렇게 표현하지 못하고 강한척 하는 고양이.
왠지 내 이야기 같아 책 읽는 동안 위로받는 느낌이였다.

죽음본능

죽음본능
제드 러벤펠드 지음, 박현주 옮김 / 현대문학 / 2011년 6월

아무래도 책을 볼때 가장 먼저 보는건 표지이다. 물론 당연한 거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책을 고를때 표지를 안 볼 수가 없는것 같다.
이 책의 표지는 인상깊다.
빨간 글씨로 쓰여진 죽음본능과 검은 배경속 파란눈동자, 그리고 등에 뚫린듯 죽어있는듯한 남자의 모습.
죽음본능이라는 제목과 잘 어울리는 표지에 손이 갔다.

지미 리틀모어는 스트래섬 영거와 콜레트를 월 가에서 만난다. 그 이유는 콜레트에게 온 이상한 쪽지 때문이다.
그 쪽지를 보낸 여자를 모르는데다 그 쪽지와 함께 온것이 어금니이기 때문이다. 그 쪽지로 그들이 만나는 그때 월 가에서
상당한 양의 폭탄을 실을 마차로 인해 큰 테러가 일어나고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치게 된다.
그날 저녁 영거는 부상자들을 치료하고 그런 영거를 돕던 콜레트가 실어증에 걸린 남동생과 함께 납치된다.
우여곡절 끝에 콜레트 남매는 겨우 구출되지만 콜레트를 향한 죽음의 그림자는 쉽게 가시지 않는다.
테러와 계속되는 콜레트의 죽음의 위험을 해결하기 위해 지미 리틀모어와 스트래섬 영거는 사건해결에 나선다.

이야기는 테러사건과 콜레트의 납치사건과 그녀의 살해위협에 관해 교차적으로 진행된다.
실제로는 밝혀지지 않은 범인을 소설속에서는 어떻게 찾아낼지,
그리고 콜레트는 왜 그렇게 살해위협을 받는건지, 그녀의 남동생은 왜 실어증에 걸리게 되었는지..
테러와 전혀 관계없는 듯 보이지만 얽히고 설힌 이야기는 재미를 더한다.


이 책이 재미있는건 사실과 허구가 교모하게 얽혀 있다는 것이다.
실존인물들과 주인공들이 엮인 이야기들이 재미를 더한다.
콜레트는 퀴리부인의 제자이고, 콜레트의 남동생 실어증 때문에 프로이드 등장한다.
그들의 이야기는 소설에 사실을 더 하고 있다.
교묘히 섞인 사실과 허구를 구분할 수 없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읽다보면 과연 끝은 어떻게 날 것인지가 궁금해져간다.
실제 있있었던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한데다 실존인물들의 등장으로 인해 그 끝이 궁금해졌다.
실제 그 테러의 범인은 잡히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소설속에서는 범인이 밝혀진다.
밝혀지므로 속시원하기도 하지만 조금 허무하기도 한건 사실이다.
하지만 더워진 요새 잠시 더위를 잊게하기에는 충분하다.
전작인 살인의 해석도 재미있었지만 난 이책을 더 재미있게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