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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로 씻어 낸 가슴에는 새로운 꽃이 피어나리 -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폴리카르포 신부님 묵상, 무심의 다스림
김종필 지음, 김혜남 그림 / 포르체 / 2022년 11월
평점 :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폴리카르포 신부님의
말씀묵상 인문에세이, 무심의 다스림
불교에 가까운 무교인지라...
개인적으로 종교적인 성향의 글들은
아이들 책도 그리고 성인이 읽는 책도
철저하게 읽지 않는 저예요 ㅠㅠ
어릴적 트라우마가 있는터라...
성경이라든지 종교적인 성향을 띄는 글들은
눈과 몸이 거부하게 되더라구요.
수도원 신부님의 말씀묵상이라고 적혀있음에도 불구하고
책에 시선이 머무른 이유는....
도서의 제목이 주는 울림도 있었지만..
책 뒷편에 나온 한문장 때문이였답니다.
"내 마음에 슬픔이 밀물처럼 밀려들 때
돌아서서 무심히 흘려보내는 마음을 깨닫다"
마치 불교에서의 무념무상.. 득도의 단계에
내뱉는 말처럼 그런 울림이 오더라구요.
내가 알아차리지 못한 아둔함을 찾아서...
신부님이 일상에서 깨달은 무심의 다스림
그 길로 저도 한발짝 한발짝 다가 설 수 있었어요.
종교적인 색채가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지만..
하나님이 아닌.. 하느님이라고 적혀 있어서
거리낌없이 읽을 수 있었네요^^

불안하고 힘든 시기에
내 주변에 주어진 것들에 대한 감사함으로
마음의 욕심을 하나하나 내려놓게 해주는 신부님의 묵상말씀...
계절이 바뀌어 울긋불긋하던 이파리든이..
하나둘 떨어져서 장관을 이루는 요즈음..
추운 겨울을 대비하는 나무들이
자신이 필요로하는 최소한의 수분만을 남긴채
모두 내어놓고 앙상한 가지만 드러내는것처럼
인간 역시 자연의 한 부분이기에..
자연의 이치에 맞추라는 말씀....
한밤중의 추위속에 내리는 굳은 비
벌써 떨어져버린 단풍잎의 아쉬움을 녹여주기 충분하지요?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닌..
귀로 듣는 것이 편하다는 눈먼 벌치기의 말...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고마움은 잊은채...
눈에 보이는 것들로만 판단하는 편협한 생각들..
오히려 몸의 장애로 앞을 못보는 갑갑함은 있겠지만
(이것도 본인의 이야기가 아닌.. 상대의 입장...)
세상을 캄캄하게 하지는 않는다는 이야기...
계단걷기를 하거나 30분위 쉼없는 뜀박질후
나타나는 꼭대기층과 탁트인곳에서의 공기...
인간을 한없이 작게 만드는 자연
일상에 녹아든 친근한 글들로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감정과 생각들도 신부님의 생각과
다르지 않음에 고개 끄덕이게 해주는 그런 마음챙김의 글들...

신부님의 글에는 중간중간 나오는 예쁜도 나오는데요
신경정신과 김혜남 선생님의 그림인데..
화려하지는 않지만 아기자기한 잔잔함이
신부님의 글과 딱 어울리게 자리잡고 있어서
책 읽다가보면... 그림 보는 맛도 은근 있어서 좋았어요.
요즘 다른 누구보다도
나 자신에게서 시작하는 것들을 하나하나 실천중인데
서서히 '나'가 아닌 것들로 시선을 돌려야되나
고민하는 시점에 자연앞에서 한없이 작은 존재에 불과한 것을
다시금 깨닫고... 나든 남이든 그게 무엇이 중하냐며~~
순간순간을 잊지 않고 물흐르듯.. 무심하게..
그렇게 어제처럼.. 오늘도 보내려구요..
감기 옴팡지게 걸려서
밤마실 걷기와 홈트마저 패스해야되서
우울감이 살짝 오려고 했는데...
아기자기 그림과 글귀들로..
다시금 초심을 잡아봅니다..
연말에 마음을 다스리며 한해를 준비할 수 있는
말씀묵상.. 굳이 종교인이 아니여도
거부감없이 읽을 수 있어서 좋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