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호라이즌스, 새로운 지평을 향한 여정 - 명왕성을 처음으로 탐사한 사람들의 이야기
앨런 스턴.데이비드 그린스푼 지음, 김승욱 옮김, 황정아 해제 / 푸른숲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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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학교 다닐 때 "수금지화목토천해명"이라고 태양계 행성의 순서를 열심히 외운 적이 있다. 하지만 이제 명왕성이 제외되었다. 명왕성이 행성이 아닌 태양계 외부의 왜소행성(Dwarf Planet)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국제천문연맹의 2006년 결정이다. 태양계의 막내 행성이라 힘이 없었나. 아쉬움이 컸던 기억이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앨런 스턴""데이비드 그린스푼"이다. NASA에서 명왕성과 카론(명왕성의 위성)의 카이퍼대 탐사 프로젝트를 이끈 뉴호라이즌스 호 탐사 미션의 수석 조사관이다. 행성 과학자이며 2016년 미국 우주학회 칼 세이건 기념상 등 수많은 상을 수상했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을 선정하는 '타임 100'에 두 번이나 이름을 올렸단다. 난 지금까지 행성 과학자는 <창백한 푸른 점>으로 유명한 '칼 세이건'만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하여 또 다른 영웅 앨런 스턴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었다.

2006년 1월 19일 명왕성을 탐사하기 위하여 "뉴호라이즌스호"가 우주로 발사된다. 10년이라는 긴 비행 후 2015년에 최초로 명왕성의 근접 사진이 지구로 전송되었다. 놀랍게도 명왕성에 표면에 커다란 하트 모양이 찍힌 것이다. '나를 잊지 말아 주세요, 사랑해요.' 라는 뜻이 아닐까? 이때는 벌써 명왕성이 태양계에서 강등되고 사람들의 관심이 멀어지던 때였다. 만약 조금만 더 일찍 명왕성의 하트 모양이 발견되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면서 혼자 상상해 본다.

이 책을 통하여 하나의 행성을 탐사하는데 재정적인 문제를 포함하여 얼마나 많은 어려움이 있는지를 알게 되었다. 뉴호라이즌스는 명왕성을 탐사하기 위해 거의 30년의 세월이 걸렸다. 1989년에 시작한 명왕성 탐사 임무 제안서는 2001년이 되어야 최종 승인되었다.

2002년에 뉴호라이즌스를 만들기 시작해서 2005년에 완성되고, 2006년에 마침내 우주로 발사된다. 앨런 스턴 박사는 30년이라는 세월 속에서 행성탐사가 얼마나 힘들게 진행되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1986년에는 우주왕복선 챌린저 호가 발사된 지 73초 만에 폭발해 그 안에 타고 있던 우주비행사 일곱 명이 모두 목숨을 잃은 사건도 발생하였다.

<뉴호라이즌스, 새로운 지평을 향한 여정>은 마치 한편의 소설 같다. 긴장감과 소름이 오른다. 2015년 7월 4일, 미국의 독립기념일로 휴식을 취하는 날. 지구와 뉴호라이즌스는 통신이 끊어지는 비상상황이 벌어진다. 통신이 두절되었다는 것은 탐사선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고, 심할 경우 폭발로 없어졌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통신 두절은 불과 1시간 16분이었지만, 신호가 오기를 고대하며 기다리는 시간은 얼마나 길고 무서웠을까? 이 책에서는 "공포의 순간이 점점이 찍혀 있는 지루한 몇 달."(제1차 세계대전 때 전투를 묘사한 말)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은 후 자주 하늘을 쳐다보는 버릇이 생겼다. 400년 전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최초로 망원경으로 우주의 별을 관측하였다. 밤하늘은 인류에게 늘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명왕성 탐사선인 뉴호라이즌스호는 2015년 명왕성 플라이바이(행성에 착륙하지 못하고 행성에서 가장 가까운 곳을 비행하면서 사진을 찍는 것)에 성공하였다. 2021년 4월에 명왕성 궤도의 끝에 도착한 뒤, 지구에서 보낸 명령을 받아 전원이 꺼진다고 한다. 왠지 씁쓸하다. 명왕성에 대한 기억이 우리에게서 점점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이 책을 다 읽고서 서론 부분을 다시 한번 읽어 보았다.

역사상 가장 먼 곳을 향한 탐사계획

2006년 1월, 무게 약 453킬로그램의 자그마한 우주선이 길이 약 68미터의 강력한 로켓에 실려 플로리다 주 케이프커내버럴에서 발사되었다. 인류 역사상 가장 먼 곳을 향한 가장 긴 탐사여행의 시작이었다.(22쪽)

다시 읽어보니 완전 소름 돋는 구절이다. 앨런스턴 박사의 명왕성에 대한 열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하였을 것이다. 그는 1957년 11월 루지애나 주에서 태어났다. 1957년은 스푸트니크라는 최초의 우주선이 발사된 해이다. 앨런 스턴이 엄마 배 속에 있을 때, 아버지는 뱃속 아이에게 스푸트니크 이야기를 해 주었다. 아이는 뱃속에서 이야기를 알아듣기라도 했는지 미친 듯이 발차기를 했단다. 앨런 스턴은 어릴 때 과학, 우주 탐사, 천문학에 관심을 보이며 관련 서적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뉴호라이즌스, 새로운 지평을 향한 여정>은 한 사람의 우주에 대한 열정이 우리를 감동시킨 스토리다. 또한 이 책이 좋은 점은 명왕성 이야기뿐만 아니라 행성을 찾기 위한 NASA의 노력과 그 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소설처럼 펼쳐져 있다. 또한 행성에 대해 문외한이었던 나에게 많은 지식과 호기심을 가져다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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