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매, 밥 됩니까> 마치 지금 내가 식당에 앉아있는 기분이다. 그만큼 제목에서 주는 친밀감이 내가 이 책을 읽게 만들었다. 식욕은 인간이 가진 4대 욕구 중에 제일 으뜸이다. 음식 이야기는 항상 우리들의 귀를 쫑긋 세우게 만든다. 백종원의 음식 관련 프로그램이 TV에서 인기가 있는 이유다.
이 책의 작가님은 노중훈 작가님이다. 난 노 작가님을 잘 모른다. 책 처음에 하정민 MBC 라디오 PD 님께서 노 작가님을 평해 놓은 글이 인상적이다. 목소리가 훌륭하다_힘 있고 전달력 있는 말솜씨. 머리도 정말 좋다_마치 사진을 찍어 놓은 듯 놓쳤던 포인트와 디테일을 살려준다. 마지막 장점은 잘 먹는다 _ 술자리가 몇 차나 이어져도, 마치 1 차인 것처럼 시키고 그릇을 싹싹 비운다. 아마도 이 세 번째의 장점이 이 책을 탄생 시켰나 보다.
노 작가님은 전국의 할머니들이 하는 식당을 찾아다니면서 음식을 주문하고 그 맛에 맞에 맞는 말과 이야기를 붙여 누구나 공감할 수 있게 많은 사람들에게 나누어 준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입에 침이 고인다. 거기에 더해지는 할머니들의 입담. 이 책이 주는 매력이다. 정말 이 책에 소개된 음식점을 하나하나 모두 다녀보고 싶어진다.
난 대구에 살고 있다. 이 책에는 대구 대명동 비산국수집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제목은 "아이고 국수 좀 그만 주세요"이다. 할머니가 단돈 2,500원 밖에 안 하는 국수를 파시면서 1인분을 시키면 2인분의 량을 주시기 때문이다. 이 집은 신문에도 몇 번 나온 적 있다. 가게는 4인용 테이블 4개가 전부이지만 돈을 벌어서 칠곡에 집도 마련하셨단다.
"아니 왜 이렇게 손이 크세요?"
"많이 줘도 아깝지 않고 행복해. 나중에 편안하게 갈 것 같아."(7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