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쾌함의 기술> 유쾌함에도 기술이 있다는 것인가? 우리가 어릴 때는 정말 많이 웃는다. 그런데 어른이 되면서 점점 웃음을 잃어간다는 것이다. 어른이 되면 뭔가를 잃어버렸다는 느낌이 든다. 아마도 과도한 스트레스가 원인이 아닌가 싶다. 나는 항상 웃고 싶다. 어린아이 때를 생각하면서 언제나 해맑은 미소를 보내고 싶다. 이 책을 고른 이유다.
이 책의 저자는 앤서니 T. 디베네뎃(내과의사. 의학박사)이다. 행동과학과 뇌과학의 열혈 지지자로 <뉴욕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대중과 소통한다. 지금은 미시간 주 앤아버에 거주하면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친구와 농구하는 것을 즐긴다고 한다. 저자의 소개란에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친구와 농구를 즐긴다."라는 표현이 색다르면서도 멋지게 다가온다.
그는 놀이(play)와 유희성(playfulness)을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놀이는 뒷마당에서 편자 던지기를 하는 행동인 반면에, 유희성은 그 놀이를 할 때 즐거운 표정을 짓거나 큰 소리로 웃는 성향을 의미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유희성을 강조한다.
앤서니는 유쾌함의 기술로 상상력, 사교성, 유머, 즉흥성, 경이감이라는 다섯 가지 특징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람들은 이미 이런 특징을 잘 가지고 있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이미 갖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의식적으로 그 특징을 사용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이 다섯 가지를 잘 활용하기만 하면 행복과 건강은 저절로 찾아올 텐데.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어릴 때를 가끔 회상하곤 한다. 어릴 때는 만화 영화를 보면서 지금 생각해 보면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하면서 지내곤 했었는데 어느샌가 내 머릿속에는 상상보다는 현실 문제를 쫓아가야만 하는 나이가 되어 버렸다. 신경과학의 기초 이론인 헵의 법칙(Hebb's law of neuroscience)이라는 것이 있다. 두 개의 뉴런이 활성화되면 신경 세포를 연결하는 시냅스의 강도가 높아진다는 이론이다. 우리는 어른이 되면서 문제 해결을 할 때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는 방법을 쓰거나 습관적인 틀로 상황을 판단한다. 이것은 뇌가 굳어지는 현상을 초래한다. 상상에 의한 재구성은 이러한 연결고리를 분리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한다.
저자는 공감 능력을 높이는 상상력 훈련의 또 다른 방법으로 소설 읽기를 추천한다. 연구에 따르면 소설을 읽는 사람이 소설을 읽지 않는 사람보다 더 높은 공감 능력을 가진다고 한다. 소설에 묘사된 사회적 경험을 시뮬레이션 함으로써 실제로 대인관계가 줄어든 데서 오는 영향을 완화하기 때문이다. 논픽션만 읽는 공부벌레는 사회적인 경험을 시뮬레이션하지 않기 때문에 현실 세계에서 요구되는 사회적인 기술을 얻을 수 없다고 한다. 나의 경우에도 소설 읽기를 꺼려 했기 때문에 사회성이 떨어짐을 가끔씩 느낀다. 이제부터라도 소설을 통한 상상력을 발휘하여 사회적 경험을 넓혀야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느낀 점은 유쾌함은 기술이고 지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유쾌 지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앵커링 효과(고정관념 효과)를 없애야 한다. 어른이 될수록 우리는 고정관념에 빠져 미리 판단해 버리고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살게 된다. 유쾌 지능이 높은 사람일수록 자신이 만나는 사람들에 대해 선입견을 갖지 않으며 겸손하고 힘을 뺀 태도로 대인관계를 형성한다.
<유쾌함의 기술> 이 책은 유쾌해지기 위한 방법을 예제를 들어가면서 설명하고 있다. 유쾌함의 기술을 배운다면 갇혀있는 나만의 세상을 탈출하여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게 해 준다. 또한 이 책은 훌륭한 배우자, 부모, 친구가 되기 위한 방법을 알려주는 지침서 같은 역할을 한다. 나도 갇혀버린 마음의 울타리를 걷어차고 다시 어린아이로 돌아가서 마음껏 웃고 즐기고 상상하면서 즐거움이 가득한 하루하루가 되기를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