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미술 공부
최연욱 지음 / 메이트북스 / 2020년 1월
평점 :
품절



나는 미술관에 가본 기억이 거의 없다. 혹 가더라도 빠른 속도로 미술 작품을 훑어보고는 나온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았다. 별다른 이유를 찾지 못한다. 그러는 가운데 최연욱님이 쓴 <나의 첫 미술 공부>를 읽게 되었다.


그의 첫 지은이의 말은 "먹고살기도 힘든데 미술은 무슨!"이라는 구절로 시작한다. 절대적으로 공감 가는 말이다. 적어도 내 경우엔. 우리는 경제적 풍요와 사회적 지위가 인간의 행복을 대변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보다 나은 지위를 차지하기 위하여 지나친 경쟁을 유발하고 하루하루 스트레스가 난무하고 있다. 오늘 하루를 이겨내고 보다 나은 내일을 기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돈과 지위를 초월하는 뭔가가 아닐까? 그것이 바로 최연욱 작가님은 미술이라고 감히 말하고 있다.


"미술작품은 감상으로 완성됩니다. 감상이 없는 작품은 작가에게나 걸작일 뿐, 아무도 봐주지 않으면 작품이 될 수 없습니다. "라고 그는 말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미술 작품을 볼 때마다 왠지 모를 거부감부터 오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아마도 내가 그 미술에 대한 무지가 가장 큰 원인인 것 같다. 미술은 때론 역사를 얘기하고 복잡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기도 하여 함축하고 있는 내용 역시 심오하다. 일반인이 내가 이해하기에는 쉽지 않다. 이런 고정관념이 미술감상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나의 마음을 움직이는 미술 작품을 나는 아직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슬프네. 이 책에서 <오페라의 유령> <캣츠>를 작곡한 천재 음악가인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길을 걷다가 어느 갤러리의 쇼윈도에 걸려있던 프레데릭 레이턴 경의 <플레이밍 준 Flaming June>을 보고는 한눈에 반했다고 한다. 그 작품은 훗날 100억 원을 줘도 못 사는 걸작이 되었다고 한다. 천재는 서로의 천재성을 알아보는 것이 '타고난 예술가의 본능'인가?

또한 유명한 할리우드 배우인 빌 머레이는 젊어서 계속되는 오디션 탈락에 자신의 한계를 봤고, 어느 날 삶을 포기하려고 미시건 호수로 향했다. 호수 앞 시카고 미술관에 잠깐 들러 그림 한 점을 보았다. 낫을 들고 서서 하늘을 보며 감탄하는 맨발의 농부 여인 그림 앞에서 한참을 서 있었단다. 그리고는 '나보다 못한 상황에서도 저렇게 새로운 하루를 맞으며 감사하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했고, 돌아와 다시 오디션에 도전해서 유명한 할리우드 배우가 되었단다.


이처럼 미술 작품이 누군가의 삶과 행복을 바꾸는 계기가 된다. 불행히도 나는 아직도 그런 경험을 해 보지 못했다. 하지만 <나의 첫 미술 공부>를 읽은 후 미술에 대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였다. 미술감상의 3가지 원리는 관심, 행동, 지식이라고 한다. 이 책을 통하여 일단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으니, 이제는 미술관으로 감상을 하러 가면 된다. 다행히도 대부분의 미술 전시는 공짜 전시가 주변에 많이 있다. 인근의 도서관, 문화회관 등에서 자주 미술 전시회가 열린다. 혼자가 기 힘들면 카페 동호회를 이용해서 여러 명이 같이 가기를 권장하기도 한다. 이 책에는 미술 동호회 카페에 대한 소개도 들어 있다.

그러고 보니 최연욱님의 말씀처럼 세상은 미술로 가득 차 있다. 돌아보면 내 주변이 미술작품이다. 작가는 여행지에서 간단한 미술작품이 그려져 있는 생활용품을 수집하여 책상 위에 올려놓는단다. 키스 해링의 작품이 그려진 티슈 박스,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가 그려진 손부채, 도자기 좌석 세트, 뭉크의 <절규>가 그려진 밴드에이드 케이스 등등. 나도 이제는 기념품 가게에 들른다면 그런 미술작품이 그려진 소도구들을 수집할 것 같다. 그것을 볼 때마다 일상으로 찌든 나를 위로하는 도구로 삼을란다.

<나의 첫 미술 공부> 이 책은 말 그대로 미술에 문외한인 사람들에 대한 길잡이다. 미술에 대한 간단한 지식은 물론이고, 전국의 미술관 리스트, 동호회 활동 등을 체크할 수도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내 인생의 위로가 되고 나를 바꾸어 놓을 수 있는 미술 작품을 맞닥뜨릴 수 있다는 희망도 생기게 된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메이트북스)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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