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싫어서 오늘의 젊은 작가 7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래간만에 국내 소설을 읽었다. 해외작품들과 비교하면 국내소설은 대단히 지엽적인 감정의 한 가닥만을 긴긴 이야기로 풀어가는 느낌이다. 반면 해외작품들은 좀 더 거시적이고 시대, 삶 같은 어떤 전체적인 것을 작은 일화들을 통해 해명하는 느낌이다. 지엽적으로 감정을 풀어나가는 소설들의 장점은 읽는 내내 공감을 하며 한문장 한문장이 마음속 깊이 파고든다는 점. 그러나 다 읽고나면 남는것이 별로 없다는 것이 단점이다. 


 한국이 싫어서는 읽는 내내 구구절절 공감해가며 재미있고 빠르게 읽을 수 있었으나 책장을 덮고난 후에도 좀 오래 따라다녔다. 생각해볼 여러 가닥들을 많이 남겨주는 소설이었다. 아무래도 내 또래의 주인공이 내가 겪었던 일들과 비슷한 고충을 겪었던 일화들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 상황을 탈피하기 위해 어떤 선택을 했는지는 다르지만 말이다. 


 요즘 시대가 변해가고 있다는 생각이 가장 크게 드는 순간은 언젠가 하면, 개인이 겪는 고통에 대해서 사회 전반적으로 반성을 하는 모습을 발견했을 때다. 고백하자면 나는 늘 내가 느끼는 미래가 없다는 암담한 기분이나 사회에서 쓸모가 없어 버려졌다는 참담한 기분들을 내 잘못으로 돌렸었다. 내가 좀더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기 때문에, 혹은 시키는 대로 너무 열심히 공부만 했기 때문이라고. 그런데 이 소설을 읽고 얼마 뒤 '나태한 내가 살아가기에 이 나라가 너무 빡센 나라는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다른 어떤곳에 내가 살기에 탁월한 어떤 곳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이 모든 불행들이 내가 잘못된 인간이어서 생긴 게 아니라, 내가 밟고있는 이 땅이 잘못된 것일 수도 있다고 이 소설은 말하고 있다. 한국이 싫어서가 던져주는 위로는 이 지점에 있다. 같이 질질 짜주는 것도 아니고 힘내라고 손목을 끌고 문 밖으로 무작정 밀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심드렁하게 '그게 왜 네잘못인데?'하고 툭 말해주는 느낌. 그러면서 또 심드렁하게 '너로하여금 그런 기분이 들게한 이 나라가 잘못됐어'라고 말해준다. 이 지점은 또 사회의 '그런' 면모를 더 악화시키기 않기 위해 성인으로써 어떻게 살아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