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오면서 상처가 되는 말들을 종종 들었습니다. 내 마음안쪽으로 돌처럼 마구 굴러오던 말들, 저는 이 돌에 자주 발이 걸렸습니다. 넘어지는 날도 많았습니다. 한번은 이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상대가 나를 걱정하고 생각해주는 사람인지, 그래서 해온 조언인지 아니면 나를 조금도 좋아하지않는 사람이 면박을 주기 위해 하는 말인지. 앞의 경우라면상대의 말을 한번쯤 생각해보고 또 과한 표현이 있다면 솔직하게 서운함을 이야기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뒤의 경우라면 그 말은 너무 귀담아듣지 않기로 했습니다.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자격은 나를 조금이라도 생각하고 걱정하고 사랑하는 사람만 가질 수 있으니까요. 빛과 비와 바람만이 풀잎이나 꽃잎을 마르게 하거나 상처를 낼 수있지요. 빛과 비와 바람만이 한 그루의 나무를 자라게 하는것이니까.
- 조언의 결 - P133
그 선배와 제가 자주 찾던 한 노포가 기억납니다. 도가니찜을 주로 파는 곳이었습니다. 두꺼운 무쇠 냄비에 도가니와국물이 자작하게 담겨 나오던. 그리고 냄비 아래에는 숯불이 있었습니다. 직화구이나 훈제도 아닌데 열원으로 숯을 쓴다는 것, 언뜻 생각하면 무용한 일처럼 여겨집니다. 저도 처음 그 광경을 보며 같은 생각을 했고요. 하지만 냄비 바닥을저어 마지막 한 숟가락의 국물을 넘기며, 어쩌면 지금 당장은 무용해 보일 수 있어도 끝까지 무용한 것은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당시의 제가 그랬던 것처럼, 혹은 마지막으로떠먹은 한 숟가락의 국물이 여전히 따뜻했던 것처럼. 뜨겁지않은 세상의 모든 말처럼.
- 조언의 결 - P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