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주어진 조건과 크게 상관없이 관심을 두고 깊게 보면 내 것이 된다. 
원하는 동네의 부동산을 살 돈은 없지만 거기까지 가는 차비는 충분히 댈 수 있으니 애정이 담긴 동네로 매주 놀러간다. 나는명예 주민이 되고 싶다. 

좋아하는 걸 누리는 방식은 꼭 하나가 아니다. 사랑하는동네가 있다면 그곳에 살지 않아도 애정을 표현하는 방법은 있다.
언제나 소유하지 않아도 소유하는 방식으로 산다.

- 남의 동네 명예 주민 - P220

오늘 하나를 배우면 내일 하나를 사용해볼 수 있고, 내일하나를 배우면 그다음 날에는 두 가지를 시도해볼 수 있다. 배우기만 하고 사용하지 않으면 완벽하게 내 것으로 만들기 어렵지만배울 노력조차 안 하면 아무 일도 할 수 없으니 무엇이든 배운다.
창의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면 더욱더 많이 보고 배우고 흡수해야하고. 그건 지겨운 의무의 일종이라기보다 고도의 지적 생명체인인간으로 살아가는 재미다. 

- 무작정 배우는 요리 - P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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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비슷한 일상에서도 새로움을 발견할 줄 아는 방법은 아무 기대 없이 새로운 시도를 할 때였다. 여행지에서는 수시로 그런 기회가 찾아온다. 무계획으로 들른 장소 중에 성공은 희소했고 그저 그랬거나 혹은 실패하는 일도 부지기수였는데 어쩌다 흡족한 장소와 기억 하나가 선물처럼 남는다. 실패해도 자신을 너그럽게 용서할 때는 내가 잘 모르는 환경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완벽한 계획은 존재하지 않고, 일정표대로 반드시 움직여야 한다는 규율에서 벗어나게 될 때 더 큰 즐거움이 찾아왔던순간들. 그러나 익숙한 일상은 실패를 쉽게 용납지 않는다. 

- 우연히 들른 식당 - P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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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면 기록이 아닌 기억에는 특별한 일보다, 잘 생각도 나지 않을 만큼의 작고 사소한 일들이 더 많이 담겨 있는듯합니다. 어쩌면 이 작고 사소한 일들이 모여 특별한 일을 만드는 것일 테고요.
우리가 어떤 상대를 좋아하게 되는 것에는 특별한 동기나 연유를 찾을 수 없는 것이 보통입니다. 안타깝게도 상대와 멀어지는 계기도 비슷할 것이고요. 명백한 잘못이 사람의 관계를 갈라놓기도 하지만, 더많은 경우에서 아주 사소한 이유들로 관계가 멀어지는 것을 경험합니다.
하루의 해가 그러하듯이 그리고 우리의 생이 그러하듯이삶을 살면서 맺는 관계들도 모두 이렇게 시작과 끝이 있습니다. 시작은 거창했는데 끝이 흐지부지 맺어지는 관계도 있고 ~
- 시월 산문 - P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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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오면서 상처가 되는 말들을 종종 들었습니다. 내 마음안쪽으로 돌처럼 마구 굴러오던 말들, 저는 이 돌에 자주 발이 걸렸습니다. 넘어지는 날도 많았습니다. 한번은 이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상대가 나를 걱정하고 생각해주는 사람인지, 그래서 해온 조언인지 아니면 나를 조금도 좋아하지않는 사람이 면박을 주기 위해 하는 말인지. 앞의 경우라면상대의 말을 한번쯤 생각해보고 또 과한 표현이 있다면 솔직하게 서운함을 이야기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뒤의 경우라면 그 말은 너무 귀담아듣지 않기로 했습니다.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자격은 나를 조금이라도 생각하고 걱정하고 사랑하는 사람만 가질 수 있으니까요. 빛과 비와 바람만이 풀잎이나 꽃잎을 마르게 하거나 상처를 낼 수있지요. 빛과 비와 바람만이 한 그루의 나무를 자라게 하는것이니까.
- 조언의 결 - P133

그 선배와 제가 자주 찾던 한 노포가 기억납니다. 도가니찜을 주로 파는 곳이었습니다. 두꺼운 무쇠 냄비에 도가니와국물이 자작하게 담겨 나오던. 그리고 냄비 아래에는 숯불이 있었습니다. 직화구이나 훈제도 아닌데 열원으로 숯을 쓴다는 것, 언뜻 생각하면 무용한 일처럼 여겨집니다. 저도 처음 그 광경을 보며 같은 생각을 했고요. 하지만 냄비 바닥을저어 마지막 한 숟가락의 국물을 넘기며, 어쩌면 지금 당장은 무용해 보일 수 있어도 끝까지 무용한 것은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당시의 제가 그랬던 것처럼, 혹은 마지막으로떠먹은 한 숟가락의 국물이 여전히 따뜻했던 것처럼. 뜨겁지않은 세상의 모든 말처럼.
- 조언의 결 - P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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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가는 계절 있고 술 있고 글 있겠지만, 사실 없는 것이 더 많을 것입니다.
- 팔월 산문 -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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