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속‘이라는 부모는 늘 돌아서면 마를 눈물이나 낳을 뿐이니까. 하지만 오 년 뒤에 터진ㅈ삼촌의 그 눈물은 도대체 어느 호적에 올라 있었던 것일까?
"그래 그 여자 내 가슴에서 떠나보낸 기라. 그제야 알았지. 우리가 진짜 우리로 사는 인생이 을매나 되겠어여. 다 그림자로 살아가는 인생 아이라여? 그란데 그 여자하고 살았던 시절은 그래도 내가 나로 살았던 시절이구나, 그걸 깨달은 거라.

- 리기다소나무 숲에 갔다가 - P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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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고독사 현장에서 뚜렷이 보이는 것이 ‘거절‘과 ‘포기‘다. 타인에 의한 거절 또는 타인을 위한 거절. 타인에 의한 포기 또는 타인을 위한 포기 자신에 의한, 자신을 위한 선택은 아니었다. 그렇게 거절과 포기가 반복되면 육체보다 마음과 정신이 조금씩 시들어간다. 그리고 손 내밀지도, 내민 손을 잡지도 못한 채 외롭게 생의 마지막을 맞이한다.

- 사실은 너를 보고 싶었지만 - P247

마음의 여유가 없어지면 우선하여 버리게 되는 게 양심과 동정이라고 했다. 누군들 안 그렇겠는가. 나 하나 건사하며 살기도 어려운데, 당장 오늘 살아갈 일이 걱정인데 양심과 동정은 사치로 느껴지지 않겠는가. 하지만 고인은 그렇지 않았나 보다. 고인의 형편은 바늘구멍 하나만큼의 여유도 없었는데, 마음의 그릇은 누구보다도 컸다.

- 아낌없이 주는 나무 - P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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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가서 중요한 것은 돈도 명예도 아닌, 관계라는 말이 있다. 서로의 안부를 궁금해하고 도움이 필요할 때 서로 돌볼 수 있는 ‘사회관계자본‘이 결국에는 돈보다 더 필요하고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수많은 사람의 외로운 마지막을 지켜보며 이 사실을 뼈저리게 실감할 수 있었다. 우리의 마지막을 채워주는 건 돈이 아닌 사람이다.

- 고독사의 또 다른 이름 - P227

모두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

이성복 시인의 <그날>의 한 구절이다. 우리 사회의 많은 부분, 그중에서도 청년들의 가슴에 병이 생겼다는 걸 알면서도 애써 모른 척 덮어온 시간이 길다.

- 스스로를 가두는 일 - P239

나그네가 스스로 옷을 벗도록 만든 건 강한 바람이 아니었다. 따스한 햇살이었다. 그들이 더 움츠러들고 더 꽁꽁 자기를 싸매고 숨어버리기 전에 조금만 더 따뜻한 시선과 도움을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가 가는 현장에 더 이상 청년이 없었으면 좋겠다.

- 스스로를 가두는 일 - P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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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란 무엇일까. 그것만큼 추상적인 단어도 없지만, 어쩌면 그렇기에 더욱 구체적으로 그려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의 웃음소리, 맞잡은 손, 아침을 깨우는 따뜻한 커피 한 잔, 고양이의 가르릉거리는 소리…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할까. 행복은 크기가 아니라 빈도다. 사소하더라도 자주 행복감을 느끼는 삶이 더 낫다는 말이다. 뜬구름 같은 행복만을 추구하다가는 삶을 돌아볼 때 단 한 번도 마음 편안하게 웃지 못했다는 사실에 뼈저리게 후회할지도 모른다.

- 잡히지 않는 행복을 좇으며 - P201

틀에 넣고 찍어내는 듯이 어른이 되는 게 아니라 저마다의 무늬를 갖고 각자 다른 모습의 어른으로 성장한다.

지금 추운 겨울을 지나는 중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추운 겨울에만 만들어낼 수 있는 것도 있다. 나무는 겨울에는 높이 성장하는 대신, 휴지기를 가지며 나이테를 만들어낸다. 그렇게 두께를 불려나간다. 지금은 나만의 나이테를 만드는 시간이다. 이 겨울이 지나고 나면 더 단단해진 몸과 마음으로 별것 아니었네, 할 날이 온다.
그냥 시간이 다 해결해준다는 하나 마나 한 말을 하려는 게 아니다. 그저 안달복달하다가 혹여 추위에 병을 얻을까 봐 안쓰러운 마음에 하는 말이다. 너무 힘들 땐 차라리 속 편하게 게을러지는 날도 보내길 바란다. 한때 게으르게 살았다고 남은 인생이 망가지는 건 아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하루를 보냈다고 해서 세상이 망하는 건 아니다. 그렇게 쉬고, 뛰고, 또 어쩔 땐 실컷 누워도 있으면서 어른이 되는 거다. 죽지 말자는 다짐을 전하고 싶다.

- 그런 어른은 없다 - P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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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어른들은 원래 그래. 예쁜 행동을 하면 화났던 걸 잊어버리고, 화나는 행동을 하면 예뻤던 걸 잊어버려.‘

- 잊고 살아가는 것, 잊지 말아야 할 것 - P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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