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이후로 나는 서울에서 혼자 살기 시작했고, 어쩔 수없이 외로워졌다. 그러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쯤 어떤 사람이 됐을까? 아마도 "너를 안다. 정말 잘 안다. 네가 무슨 속셈으로 그러는지 다 알고 있다. 네가 틀렸다는 것을 안다. 그걸 알기 때문에 나는 옳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됐을지도 모른다. 외로운 밤들을 여러 번 보낸 뒤에야 나는 어떤 사람의 속마음을 안다는 건 무척이나 어렵다는 걸 알게 됐다. 하물며 누군가의 인생이 정의로운지 비겁한지, 성공인지 실패인지 말하는 것은 완전히 불가능했다.

- 그저 말할 수만 있다면, 귀를 기울일 수만 있다면 - P45

딴생각에 빠진 아들 앞에서 평생 말해야만 하는 몫의 이야기를 말하기 위해서 말하는 것처럼 말할 때, 부모님은 외롭게 말하고 있는 중이라고.

- 그저 말할 수만 있다면, 귀를 기울일 수만 있다면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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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오면서 나도 이 인생에서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에 여러 번 상처를 받았다. 기쁨이든 슬픔이든 우리는 삶의 순간순간을 한 번만 경험한다. 추억으로 그 순간을 여러 번 되새길 수 있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강렬함은 점점 줄어든다. 아무리 사진을 찍고 일기를 쓰고 비디오로 촬영해도 한 번 지나간 뒤의 일들은 더 이상 내 감각의 대상이 아니다. 그래서 이 삶에서 나는 지금 이 순간을 지금 이순간에 경험하는 일을 배워야만 한다. 내 인생이 저마다 다른 나날들로 이뤄진 까닭은 바로 그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날마다 익혀야만 한다. 그럴 때, 내게 학교가 되는 건 숲이다. 숲에서 영원한 것은 하나도 없으니까.

- 하늘을 힐끔 쳐다보는 것만으로 - P40

순간 달라지는 세계에서는 우리 역시 변할 때 가장 건강하다. 단단할 때가 아니라 여릴 때, 나는 아침에 일어나 하늘을 볼 때마다 내가 여린 사람이라는 걸 인정한다. 여리다는 건 과거나 미래의 날씨 속에서 살지 않겠다는 말이다. 나는 매순간 변하는 날씨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살고 싶다. 그래서 날마다 그날의 날씨를 최대한 즐기는, 일관성이 없는 사람이되고 싶다.

- 하늘을 힐끔 쳐다보는 것만으로 -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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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그 여름의 절정이 지나갔다면, 그날 낮에, 우리가 낮잠을 잘 때, 우리도 모르게 지나간 게 틀림없었다. 그렇다면, 내 청춘의 절정이 지나갔다면, 그것 역시, 아마도.
결국 <길 위에서>는 출판되지 못했다. 7번 국도를 다녀온 뒤에도 내 삶은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어쨌든 여름은 지나갔다. 되돌아볼 때 청춘이 아름다운 건 무엇도 바꿔 놓지 않고, 그렇게 우리도 모르게 지나가기 때문인 것 같다.

- 막 청춘의 절정이 지나갔다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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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내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건 지지 않는다는 말이 반드시 이긴다는 걸 뜻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깨달음이었다.
지지 않는다는 건 결승점까지 가면 내게 환호를 보낼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안다는 뜻이다. 아무도 이기지 않았건만, 나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았다. 그 깨달음이 내 인생을 바꿨다.

- 작가의 말
왜 지지 않는다는 말인가?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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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속‘이라는 부모는 늘 돌아서면 마를 눈물이나 낳을 뿐이니까. 하지만 오 년 뒤에 터진ㅈ삼촌의 그 눈물은 도대체 어느 호적에 올라 있었던 것일까?
"그래 그 여자 내 가슴에서 떠나보낸 기라. 그제야 알았지. 우리가 진짜 우리로 사는 인생이 을매나 되겠어여. 다 그림자로 살아가는 인생 아이라여? 그란데 그 여자하고 살았던 시절은 그래도 내가 나로 살았던 시절이구나, 그걸 깨달은 거라.

- 리기다소나무 숲에 갔다가 - P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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